가요계엔 품앗이가 대세다. 소속사는 서로 다르지만, 피처링과 뮤직비디오 출연 등의 협력으로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랩곡엔 유명 가수의 보컬 피처링이 필수요건이 됐고, 신인가수들은 스타들과 듀엣곡을 부르기 위해 줄을 선다. 특히 유명 가수들의 피처링과 뮤직비디오 출연은 신인가수들의 홍보엔 빼놓을 수 없는 마케팅 요소가 됐다. 

최근 활동 중인 가수들 중에서 래퍼 낯선은 '놀러와'에 카라 한승연의 목소리 도움을 받았고, 남자 신인 케이윌은 신곡 '소녀, 사랑을 만나다'에서 티파니와 듀엣곡을 불렀다. 

신인가수 AJ의 '2009'엔 원더걸스 전 멤버 현아가 랩피처링 했다. 마이티마우스는 윤은혜·원더걸스 선예·손담비 등 인기 여자 연예인들의 피처링으로 단박에 음원 시장 강자로 부각된 케이스다. 

노래로 도움을 주는 피처링을 넘어서 그룹 에이트의 '심장이 없어'뮤직비디오에는 원더걸스의 소희가 뱀파이어란 독특한 캐릭터로 출연했고, 태군의 뮤직비디오 '콜미'에는 동방신기의 영웅재중의 얼굴이 등장하며 가요계의 품앗이 흐름에 동참했다. 

이렇게 피처링에 참여하는 스타들은 모두다 인지도가 높은 톱스타급 가수들. 이들의 엄청난 몸값을 감안하면 피처링 사례금은 만만치 않을 법하지만 실제로 가요계에선 거의 돈이 오가지 않고 공짜로 진행된다. 가수의 매니저간 친분이나, 가수들끼리의 우정으로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케이윌의 소속사인 스타십엔터테인먼트 서현주 이사는 "소속사간 친분으로 티파니를 섭외할 수 있었다. 가창료를 따로 지불하지는 않았다"면서 "소녀시대급의 인기가수를 섭외하는 것은 친분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단순히 가창료를 많이 준다고 해서 도움을 받을 수는 없다. 대개 사례를 지불하지는 않고, 노래가 인기를 얻으면 나중에 해당 가수에게 성의껏 선물을 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또 그룹 에이트의 뮤직비디오에 소희가 출연한 것도 모두 소속사 프로듀서들 사이의 친분 때문이었다. 에이트의 프로듀서 방시혁은 JYP엔터테인먼트 초창기 멤버로, 박진영이 물심양면으로 후원을 자청했다. 

태군의 뮤직비디오엔 어린시절 친구인 영웅재중이 우정 출연했다. 충남 공주 출신은 두 사람은 어린시절 함께 어울려 춤을 추던 친구 사이로, 영웅재중이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 양해를 구해 친구 태군 띄우기에 함께했다. 

이렇게 공짜 피처링이 대세가 되다보니, 금전적인 거래를 대신해 서로 노래와 랩으로 되갚기도 한다. 린은 지난 MC몽의 1집 수록곡 '너에게 쓰는 편지'에 노래를 불러 히트에 기여했다. MC몽은 린의 노래 '매력쟁이'에 랩피처링을 해 빚을 갚았다.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