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자신감과 K-POP의 힘

 

놀라움과 충격. 국내 한 기획사 관계자는 소녀시대의 미국 진출을 두 단어로 표현했다. 난공불락처럼 여겨지던 미국 지상파 3사를 1박2일 동안 순회하듯 출연한 소녀시대. 국내 팬들에게는 놀라움을 던진 만큼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충격을 줬다. 비 세븐 보아 원더걸스까지 이렇게 화려한 입성은 없었기 때문이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흥분을 가라앉히고 소녀시대 미국 입성의 이면을 들여다 봤다.

#노 매터! 할 일을 했다

 

소녀시대의 미국 프로모션 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유니버셜의 최대 레이블인 인터스코프와 손잡고 ‘더 보이즈’의 월드와이드 릴리즈 계획이 세상에 알려졌다. 인터스코프의 지미 아이오빈 회장이 진두지휘를 맡았으며 레이디 가가의 앨범 기획을 맡았던 A&R 책임자 닐 제이콥슨을 소녀시대에 배치했다. 국내를 비롯한 해외의 반응은 의외였다.

유니버셜의 생각은 달랐다. 오히려 자신감이 넘쳤다. 유니버셜 재팬을 통해 일본 시장에 소녀시대의 ‘더 보이즈’가 100만 장의 판매 기록을 세운 것을 경험했던 터라 성공을 확신했다. 지난달 열린 미뎀2012에는 유니버셜 뮤직 그룹 전체가 소녀시대에 올인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유니버셜뮤직인터내셔널의 총 책임자인 맥스 홀이 각 지역의 책임자를 모아놓고 소녀시대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직접 진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였다.

미뎀 현지에서 만난 유니버셜뮤직의 한 관계자는 “많은 이들이 남성 그룹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우리가 찾던 그룹은 전 세대에 친근하게 어필할 수 있는 소녀시대다. 우리 입장에서는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고 말했다.

#뉴 모델! 이제는 아시아다

날이 갈수록 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도 작용했다. 더 이상 음악 시장의 변방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톱스타라면 세계 시장에서도 이제 명함을 내밀게 됐다.

아시아 출신이 세계 전역에 퍼져 있고 일본과 중국을 축으로 아시아가 막강한 경제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콘텐츠에 대한 편견도 사라지는 추세다. 유튜브를 통한 인터넷의 발달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실시간으로 음악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된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미국 팝 시장의 약화도 한 이유로 꼽힌다. 마이클 잭슨 이후 전 세계를 아우르는 슈퍼스타가 미국 팝시장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상황에서 아시아 음악 이 중에 K-POP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막강한 음반 판매력을 검증 받은 국내 가수가 영어 버전의 노래를 세계 시장에 내놓는 것이 새로운 사업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는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획사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는 입소문이 세계 각국에 퍼지면서 가능한 일이 됐다.

국내 한 기획사의 A&R 담당자는 “한국의 음악이 트렌디하다는 소문이 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면서 “한국에서 만들어서 아시아에서 띄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http://sports.hankooki.com/lpage/music/201202/sp201202070800419551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