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욘사마(배용준)`로 대표됐던 한류(韓流)가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한류 시즌Ⅱ`라고 명명해도 될 만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징조는 내용과 형식, 소비시장 등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한류는 아시아 국가들만의 현상이 아니다.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터키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권에서 동구권과 중남미까지 그 파장을 확대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활약으로 40ㆍ50대 여성 중심이던 한류 소비층이 다른 연령층, 특히 10ㆍ20대까지 넓어지고 있고, 장르도 드라마 일색에서 뮤지컬 가요 등 공연예술 쪽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예능분야뿐만 아니라 음식, 한글, 스포츠, 역사 등 전반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때 일시적인 거품이라고 치부되기도 했던 `한류`는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

◆ 드라마 일색 뛰어넘은 아이돌의 약진

= 그동안 한류를 이끌었던 쌍두마차는 몇 편의 인기드라마와 배용준으로 대표되는 출연 배우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영역이 타 장르로 넓어지고 있다. 아이돌 그룹을 필두로 가요가 한류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빅뱅ㆍ소녀시대ㆍ2PMㆍ카라 등의 인기는 여러 나라에서 자국 가수들의 인기를 넘어서고 있다.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꽃남`으로 대변되던 남성 일색에서 여성들로, 드라마 연기자에서 아이돌 가수들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걸그룹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다. 소녀시대 외에도 카라, 포미닛 등의 인기가 올라가는 가운데 "소녀시대의 방일(訪日)을 기점으로 한국 걸그룹이 일본 가요계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 음악을 소개하는 엠넷재팬 민병호 본부장은 "요즘 AKB48 외에는 일본 걸그룹의 활동이 눈에 띄지 않는다"며 "한국 걸그룹이 일본 시장에 무혈입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일본에 데뷔한 그룹 빅뱅은 최근 `최고 팝 비디오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이 밖에 2PMㆍ2AMㆍ샤이니ㆍ엠블랙 등도 10ㆍ20대 일본 팬들의 지지로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ㆍ동남아 등지에서 한국 가수들이 `최고의 별`이 된 지는 꽤 오래됐다. 슈퍼주니어의 노래 `쏘리쏘리`가 2009년 4월부터 11월까지 대만 한ㆍ일 차트에서 30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을 정도. 아이돌 그룹의 활약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한류 소비층을 대중문화의 핵심 소비층인 10ㆍ20대까지로 넓혔다는 점이다.

◆ 아시아 넘어 전 세계로 가는 한류

= 지난달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는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루마니아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 아이돌 가수와 드라마 팬클럽 회원들이 모여 팬미팅과 한국 문화 알리기 캠페인 `러빙 코리아`를 펼친 것.

아프리카에서도 한국 드라마와 가요의 인기가 거세다. 이집트 대학가에서는 `꽃보다 남자` `커피프린스 1호점` 등 웬만한 한국 드라마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는 대학생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덩달아 현지 한국대사관에서 여는 한국어강좌에도 신청자가 쇄도한다. 올해에는 무려 1000명이 넘는 이집트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신청했다.

중동의 이란에서도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드라마 `대장금`의 평균 시청률이 90%를 넘었고 이어 방송된 `해신` `주몽` 등의 인기도 거셌다. 카자흐스탄에서는 한국 드라마, 음악 등의 인기에 힘입어 김밥, 잡채, 김치 등 한국 음식까지 `인기짱`이다. 이처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거세지자 올 3월에는 한국문화원이 문을 열었다. 한국문화원이 중앙아시아에 개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구 반대편 중남미에서는 한국 가요 경연대회도 열린다. 아르헨티나에 위치한 중남미 한국문화원에서 다음달 10일 여는 `중남미 10개국 K-Pop 경연대회`에 앞서 열린 지역예선엔 무려 281명이 참가 신청을 해왔다. 문화원 측은 "아르헨티나 국민 97%는 백인으로 구성돼 한국 대중 문화가 뿌리내리기 어려운 한류 사각지대로 분류돼 왔으나 현재 1000여 명의 회원들이 한국사랑 모임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 뮤지컬 연극 등 공연까지 지평 확대

= 한류의 영향은 공연계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이 관광상품의 일환으로 극장을 찾는 것을 넘어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아 서울 명소들을 관광하는 `주객전도`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특히 `난타`나 `점프`가 이끌던 논버벌퍼포먼스 공연이 뮤지컬ㆍ연극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라 관심을 끈다. 물론 여기에도 한국 아이돌의 힘은 느껴진다.

9월 8일부터 10월 24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궁`은 티켓 판매분의 절반가량이 일본 관람객에게 팔렸다. 티켓이 매진되자 작품을 보기 위해 웃돈을 주는 일본인들까지 있었다는 후문이다.

올해 초 동방신기 시아준수와 박건형, 임태경 등이 출연한 뮤지컬 `모차르트!`는 뮤지컬 관광투어 프로그램으로 연결되면서 공연이 문화관광상품으로 거듭나는 사례가 되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와 산케이신문 등이 공동으로 뮤지컬 관람과 서울 관광을 함께하는 대규모 관광객 투어를 진행했던 것.

뮤지컬 한류를 타고 국내 창작 뮤지컬이 일본 무대에 도전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체코 원작의 뮤지컬 `햄릿`은 한국 버전 무대가 2012년 일본 시어터크리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도 스위스 원작이 아닌 한국 버전으로 일본 무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EMK뮤지컬컴퍼니 김현희 팀장은 "일본 관계자들이 원작을 각색해 선보인 한국 무대의 이야기와 극의 흐름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현재 한국 버전의 일본 공연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 드라마 숨고르기 마치고 다시 기지개

= 최근 한류 드라마의 인기는 주춤한 상태였다. `겨울연가` `대장금` 이후 대형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킨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 대표주자는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현재 일본 아시아드라마틱TV소넷을 통해 방송되고 있는 `지붕 뚫고 하이킥`은 한국 시트콤 사상 일본 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 `미남이시네요`는 지상파인 후지TV에서 방송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견본시에서 한국 영상물은 2640만달러(약 300억원)의 수출 성과를 올렸다. 이는 2056만달러였던 지난해 대비 28% 이상 증가한 수치.

특히 `도망자` `성균관스캔들` `장난스런 키스` `글로리아`와 아직 방영이 시작되지 않은 `아테나` `대물` `버디 버디` 등이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아시아 전역에 대거 판매됐다. MBC에서 방영 중인 `장난스런 키스`도 12개국에 사전판매만으로 40억원의 매출을 올린 상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 윤진식 박사는 "해외에서 한국 문화상품을 `재미있는 콘텐츠` `고급 콘텐츠`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콘텐츠 자체의 기획력, 경쟁력을 높인다면 자연스럽게 한류의 수요층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허연 차장(팀장) / 유주연 기자 / 손동우 기자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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