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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전과] Special. 아이돌가수 편

글. 장경진


“이리저리 머리 굴려도 결국엔 공연 대박 내줄 사람 연예인이죠.” 지난 2010년 공연된 <스팸어랏>의 ‘You Won't Succeed On Broadway’은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성공하려면 유대인을 캐스팅하라는 내용의 곡이었다. 하지만 <스팸어랏>이 한국 초연되면서 유대인은 연예인이 되었고, 이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내용의 가사는 곧 씁쓸한 시장의 자화상이기도 했다. 그동안 다수의 소속 연예인을 뮤지컬에 출연시킨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캐치 미 이프 유 캔>(이하 <캐치 미>)에 아예 ‘기획’으로 참여했고, 올 7월에는 2AM의 창민이 <라카지>에, 비스트의 장현승이 <모차르트!>에 출연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서로를 잘 알아야 더 좋은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법. 그래서 최근 공연을 마쳤거나, 현재 공연 중인 아이돌 가수를 통해 상생의 조건을 알아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1단계, 시작의 기술을 알아봅시다

새로운 곳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정확히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제시카, 태연, 티파니에 이어 4번째로 뮤지컬을 하게 된 소녀시대의 써니는 그 명제를 <캐치 미>의 브랜다로 증명해낸다. 그의 작은 체구는 키가 크고 당당한 간호사를 부러워하는 브랜다의 마음을 고스란히 대변하고, 비음이 섞인 목소리는 과장된 백치미를 표현하기에 탁월하다. 애교부터 도도함까지 다양한 표정을 담아왔던 큰 이목구비는 대극장에서도 자신의 캐릭터를 관객에게 쉽게 전달 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무리하게 극 전체를 이끄는 캐릭터 대신 자신의 실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선택했다는 점에 있다. 그동안 그룹 안에서도 특별히 보컬을 내세우지 않았던 써니는 브랜다의 ‘Fly, Fly Away’로 자신만의 깨끗하면서도 단단한 목소리의 힘을 보여주며 관객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토록 했다. 정직한 바이브레이션과 고음처리 등을 꾸준히 연마한다면 열여섯 홍연이의 성장을 그린 <내 마음의 풍금>에 도전해볼만 하다. 특히 홍연이의 순수함과 귀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나 오늘 커피 마셨다’는 그의 발랄함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곡이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