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룩 RHYTHM EMOTION 효연 인터뷰 전문

 

“저는 여자보다 남자 아티스트를 더 많이 보고, 따라 하는 아이였어요! 하지만 이효리 언니처럼 여성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비욘세나 리한나의 무대 매너도 배우고 싶고요.”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소녀시대 중에서도 효연은 춤을 잘 추고 명랑한 멤버라는 이미지가 확실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소녀보다 고혹적이고 기품 있는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선 그녀는 새로운 설명을 더하게 하는 여인이었다. 게다가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자신감이 자라날 때를 기다렸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소녀에게 들려줘도 좋을 것 같은 고백이었다. 여전히 칭찬을 들으면 어색하게 웃어버리고, 소녀시대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시시콜콜하게 하는 일은 낯설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가 안 하면 누가 제 얘기를 전해주겠어요”라며 좀 더 당당해질 것을 결심한 효연은 때를 맞춰 핀 꽃처럼 소녀시대의 지금을 정확히 알려준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도, 소녀들은 멈추지 않고 자라고 있었다.

오늘 의상이 평소 본인의 스타일과는 많이 달랐을 것 같아요.
완전히 다른 옷들이죠. 개인적으로 심플하지만 화려한 느낌이 나는 옷들을 좋아하는데, 클래식하면서도 화려한 옷들이라서 재미있었어요.

스타일링이 전반적으로 소녀시대보다는 성숙한 것 같았어요.
소녀시대 활동을 하면서는 이렇게 모던한 옷을 입을 일이 없었죠. 그런데 최근에 홍콩에서 화보를 찍으며 오늘과 비슷한 스타일링을 시도했거든요. 영국 출신 포토그래퍼랑 스타일리스트분들이 소녀시대와 전혀 다른 느낌으로 찍어주셨는데, 여성미를 물씬 풍기는 청순한 콘셉트라 ‘이분들이 나를 잘 모르시는구나’라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사진을 보면 지금도 제가 아닌 것 같고, 아직도 어색해요.

오늘은 여성적인 포즈를 잘 취하던걸요.
춤추는 것처럼 하라고 하시니까, 나름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댄싱 위드 더 스타>에 출연한 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확실히 그렇죠. 댄스 스포츠를 하면서 여성스러운 라인이나 포즈를 많이 배웠거든요. 개인적으로 룸바를 가장 좋아하는데, 정말 섹시하고 애절한 춤이에요. 손끝 하나하나를 표현하고 느껴야 하는 춤인데, 그런 부분이 그동안 제게 많이 부족했어요. 댄스 스포츠를 하면서 에스 라인이 뭔지, 어떻게 해야 예뻐 보이는지 알게 된 거죠. 그래서 어제도, 그제도 룸바를 검색해서 영상을 봤어요. 계속 그 느낌을 배우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려고요.

‘I Got A Boy’ 무대에서 파워풀한 모습만큼이나 여성적인 느낌도 묻어난 게 그런 비결 덕분이었군요?
그렇게 보였다면 정말 다행이에요. 신기한 게, 활동을 하면서 계속 배우는 것 같거든요. 이번 음반은 그전보다 섹시함을 더 배웠다고 생각하는데, 손끝이나 표정 같은 부분에서 달라진 점이 많아요. 예전에는 섹시한 무대를 봐도, 그게 제 일로 와 닿지 않았거든요. 섹시해 보인다는 게 어색하기도 했고, 열심히 추는 것 말고 더 꾸미려고 하는 것도 없었고요. 그런데 <댄싱 위드 더 스타>에 출연하고 나서는 화면에 어떻게 비춰지는 걸 대중이 좋아하는지 조금 더 알게 되고, 제가 가진 고민의 많은 부분에서 실마리가 풀린 것 같았어요. 자신감이 생긴 거죠.

그렇다면 데뷔 시절과 지금의 롤모델에도 변화가 생겼겠네요. 10대에는 미시 엘리엇의 무대 장악력을 닮고 싶어 했잖아요.
심지어 저는 여자보다 남자 아티스트를 더 많이 보고, 따라 하는 아이였어요! 물론, 지금도 남성적인 춤을 좋아하고, 더 배우고 싶지만요. 하지만 이효리 언니처럼 여성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비욘세나 리한나의 무대 매너도 배우고 싶고요.

열심히 하는 것 이상의 노하우를 알게 된 셈이네요.
남들은 힘줘서 춤추는 게 어렵다는데, 저는 반대로 힘을 빼는 게 어렵거든요. 그래서 한동안 소녀시대라는 팀과 제 색깔을 맞추는 게 제 숙제였어요. 열심히 하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제 생각과 너무 달라 힘든 적도 있고요. 뭔가 장르가 달랐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제 생각과 소녀시대의 느낌, 대중의 눈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것 같아요.

소녀시대와 별개로 개인적인 노력이 더 필요한 시간이 있었겠네요.
그런데 제가 순간에 노력을 많이 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대신 꾸준히 하는 스타일이죠. 자연스럽게 해결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무대에서만 달라진 건 아닌 것 같아요. 한동안 말실수를 하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토크쇼에 출연했을 때 오히려 민감한 주제를 정리하거나 굵직한 이야기를 전하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이 타이밍에 내가 나서야지’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상황에 따라 제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한 것뿐이었는데, 아마 멤버가 같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대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인들은 그동안 제가 한마디라도 더 하는 걸 보고 싶었을 텐데, 요즘은 좀 만족을 하시더라고요.(웃음) 솔직히 방송에서 좀 편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편이죠.

7월에는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 Mnet <댄싱 9>이 시작하는데, 예능과 또 다른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동안 저는 평가의 대상이었지, 제가 심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쉽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전문가들이 계신데, 완벽하지 않은 제가 감히 뭐라고 하기가 조심스럽고요. 제 생각에는… 2, 3회까지는 회당 방송 분량이 3분 정도 나올까 싶어요.(웃음) 사실 보아 언니가 심사위원을 하는 걸 보고, 나도 언젠가는 저런 자리에 앉고 싶다고 생각하기는 했어요. 그 기회가 너무 빨리 온 게 문제인데,(웃음) 그래서 최근에 다시보기를 통해서 보아 언니의 카리스마를 복습하기도 했죠.

새로운 역할에 적응해야 하는데, 팀 멤버인 유리 씨가 같이 출연하니까 아무래도 더 어색해지는 건 아닐까요.
맞아요, 맞아요! 유리가 장난기가 많아서, 제가 휩쓸리면 정신을 못 차릴 때가 있어요.(웃음) 그런데 유리는 할 말은 야무지게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좋은 점도 있는 게, 막상 말하려고 하면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유리가 옆에서 잘 정리하도록 도와줘요. 제 아이디어나 말하는 스타일을 잘 아니까요.

정확한 심사를 하려다 보면, 상처를 줄까 봐 걱정되기도 하겠어요.
큰 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분들에게는 자존심 상할까 봐 말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하지만 저도 오랫동안 춤을 췄고, 많이 봐왔기 때문에 한 가지 딱 고치면 좋겠다 싶은 부분이 보여요. 그게 그분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준다면 그건 상처가 아니라 도움이라고 믿어요.

전문 댄서는 아니지만, 가수로서는 전문가니까요.
그걸 계속 생각해요. 나는 가수고, 관점이 다를 수 있다고.

그런 전문 분야를 무대에서 볼 기회는 당분간 없나요? 이번 소녀시대의 월드 투어에는 솔로 무대가 없다고 들었어요.
지난 콘서트에서 멤버의 개인기 무대가 반응이 좋기는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솔로 무대를 빼고, 9명이 함께하는 무대 위주로 구성하자고 주장한 멤버가 저였거든요. 왜냐하면 저는 지금 소녀시대 9명이 보여드릴 수 있는 퍼포먼스가 멋있고 자신 있거든요. 일본 아레나 투어에서 한 무대나 음반 수록곡을 다 보여드리기에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그룹 색깔에 어울리기 어려웠던 멤버가 이제는 그룹의 힘을 가장 믿는 멤버가 된 셈이네요.
심지어 이렇게 인터뷰할 때나 방송에 출연할 때도 소녀시대와 분리해서 제 이야기를 하는 게 불가능해졌어요. 그냥 모든 일이 다 소녀시대의 일이고, 항상 멤버와 붙어 있거든요.

SNS를 통해서 보이는 모습은 오히려 발이 넓은 멤버처럼 보이기도 해요. 외국인 친구도 많은 것 같고.
외국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잘 친해지는 것 같기는 해요. 무대에서 보여주는 강한 모습과 달리 제 성격이 밝다고 많이 좋아해주더라고요. 친구끼리도 진심이 통하는 느낌이 있잖아요. 영어를 잘 못하지만 친해지고 싶은 느낌으로 금세 가까워지는 거죠.

사진 속 모습이 자연스러워서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말씀을 하는 분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굉장히 곤란한데, 사실은 짧은 단어로 소통하고 있습니다.(웃음)

사실 소통은 말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거니까요.
데뷔 초반에는 사람들을 경계하기도 했어요. 제 생각과 사회가 다른 것 같아 방어막을 친 거였죠. 그런데 제 성격은 그렇지 않으니까 제가 좀 슬프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부터 다시 마음을 열기 시작했어요. 가식으로 대하면 다들 느끼잖아요. 그래서 전 모두 진심으로 행동하려고 해요.

인기가 많아지고 책임이 커지면 걱정도 늘어날 텐데, 신기할 정도로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 같아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하죠. 그리고 정말 멤버에게서 받는 에너지가 많아요. 남들이 이해 못하는 코드인데, 저희끼리는 늘 장난치고 웃거든요. 그리고 최근에는 개인적으로도 활력을 주려고 운동을 열심히 해요. 저는 어딘가에 갇혀서 헬스 트레이닝하는 걸 못 견디거든요. 그래서 골프도 배우고, 승마도 배우고, 자전거도 타요. 얼마 전에는 신나게 자전거를 타다 보니 25km나 달린 거 있죠! 거의 인천까지 갈 뻔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조금 후회했지만 재미있었어요. 저한테는 승부를 가르는 운동이 잘 맞나 봐요.

승부욕이 있는 편인가요?
운동은 취미니까 그래요. 원래는 승부가 나는 걸 정말 싫어했어요. 댄스 배틀 같은 거, 너무 긴장되잖아요. 최고가 되고 싶다는 욕심은 있는데, 지면 너무 힘들고. 춤만큼은 진짜 완벽하게 하고 싶거든요.

그렇게 사랑하는 춤을 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속상하기도 하겠어요.
그런 적이 있죠. 개인적으로 계획한 춤 레슨을 포기해야 할 때는 내가 발전의 시간을 갖겠다는데 왜 도와주지 않나 원망한 때가 있어요. 하지만 소녀시대로서 성장한 부분도 있고,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발전도 했으니까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거죠. 그리고 아직 제가 배울 수 있는 춤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행복해요. 더 많이, 더 오래 춤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글 윤희성

 

 

 

소녀시대의 멤버 중 춤에 가장 능하고 명랑함을 갖춘 효연에게는 아름답다는 수식어가 추가될 것이다. 소녀이기보다 고혹적이고 기품 있는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선 그녀는 특유의 리듬감을 현대적 아름다움으로 발하며 모두를 매혹시켰다

 

화이트 톱과 팬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구조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반지는 디디에두보.

 

 

블랙 앤 화이트 톱은 드민, 주얼리 장식 블랙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톱과 스커트는 모두 문영희, 블랙 워커는 유더블유 by 보이플러스.

 

 

블랙 시스루 톱과 스커트는 모두 고엔제이 by 보이플러스, 실버 팔찌는 디디에두보.

 

 

어깨 장식 원피스는 하우앤왓, 블랙 레더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톱은 오 바이 코펜하겐 퍼, 팬츠는 질 바이 질스튜어트, 오픈토 슈즈는 아이힐

 

 

에디터 이상민
포토그래퍼 유영규
문의 드민 02-3445-6969, 디디에두보 080-350-0368, 질 바이 질 스튜어트 02-542-5402

 

 

출처 : http://www.firstlook.co.kr/?star=rhythm-e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