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는 더이상 소녀가 아니다. 윤아와 서현을 제외한 1989년생 멤버들은 벌써 스물 둘의 숙녀가 됐다. 멤버들의 나이가 이름의 울타리를 벗어난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당연한 일. 이들은 지난 23~2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1 걸스 제너레이션 투어'에서 소녀시대라는 그룹명이 나이와 무관한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소녀시대의 이번 공연은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연 국내 단독 콘서트였다. 24일 공연을 앞두고 티파니는 "이제 고등학생이 아닌 만큼 자연스레 성숙해진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고 리더 태연은 "첫 공연 때는 너무 긴장해 서로 어색한 모습이 보였지만 이제는 공연을 즐길 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소회와 딱 들어맞게, 소녀시대는 양일간 다양한 퍼포먼스로 공연장을 누비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노련함도, 실력도 첫 공연 때보다 한 뼘은 자란 모습이었다.
소녀시대는 대부분의 무대에서 화려한 군무를 소화한 만큼 모든 곡을 라이브로 부르진 못했다. 그러나 일부 곡들을 통해 뛰어난 노래 실력을 선보여 아이돌 가수들의 한계로 지적되곤 하는 가창력 논란에 반기를 들었다. '런 데빌 런(Run Devil Run)'의 인트로에서 록커를 연상시키는 폭발적 가창력을 자랑한 태연, 솔로 무대에서 타미아의 올모스트(Almost)를 부른 제시카의 목소리는 유독 돋보였다. 멤버들은 정규 1집 수록곡인 '컴플리트(Complete)' 공연 중 눈물을 보이면서도 라이브를 이어가 안정적인 실력을 드러냈다.
멤버들의 개인 무대는 소녀시대의 색다른 행보를 제시한 공연이었다. 멤버들은 리한나, 마돈나, 자넷 잭슨,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해외 톱 여성 뮤지션들의 무대를 선보여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드러냈다. 몸매를 훤히 드러낸 의상, 남성 댄서들과 펼친 과감한 안무는 소녀의 틀을 벗어나 더욱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선전 포고와도 같았다.
이들이 재현한 가수들은 한결같이 도발적이면서도 강렬한 무대, 섹시하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로 사랑받은 스타들이다. 여리고 귀여운 콘셉트로 가요계에 데뷔한 소녀시대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임이 분명했다.
소녀시대는 데뷔 초 여리고 청순한 이미지의 소녀 콘셉트로 남성팬들을 사로잡았다. '다시 만난 세계'와 '키싱 유(Kissing You)' '지(Gee)'로 이어진 히트곡 퍼포먼스는 모두 상큼 발랄한 10대 소녀를 연상시켰다.
소녀의 맑고 순수한 이미지를 타이틀로 내건 이들의 그룹명은 마치 상품의 유통기한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런만큼 소녀를 거쳐 20대 여성이 된 소녀시대의 행보는 대중에게 종종 논란과 호기심의 대상이 돼 왔다.
그러나 이들은 스스로 소녀시대라는 이름 안에 갇히길 거부했다. 이름이 지닌 숙명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성숙해진" 소녀시대는 연약한 보호대상에서 무대를 휘어잡는 여가수로 자라났다. 지난해 한 토크쇼에서 멤버들은 "국내 장수그룹 신화나 일본의 스맙(SMAP)처럼 오랫동안 함께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번 콘서트에서 이들은 그 롱런의 가능성을 직접 보여줬다.
어느덧 데뷔 4년차 걸그룹이 된 소녀시대. 멤버들은 더 이상 '소녀'가 아니지만 지금은 확실히 그들의 '시대'다.



무대위에서 만큼은 멋진 카리스마로 전혀 '소녀'라는 단어와 매치가 잘안되죠 ㅎㅎ;
마지막 '지금은 확실히 그들의 "시대"다' 라고 한게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