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제조기 소녀시대 골든디스크를 향해 달린다

[탁발의 티비 읽기] 정규2집도 돌풍 일으키는 소녀시대

소녀시대가 움직이면 기록이 따라 움직인다. 작년 미니앨범 'Gee'로 뮤직뱅크 9주 연속 1위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린 소녀시대는 미니앨범 2집 '소원을 말해 봐'에서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 차기 앨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행했었는데, 지난 30일 mbc 쇼! 음악중심을 통해 컴백한 소녀시대 정규 2집 타이틀 Oh!가 1주일 만에 kbs 뮤직뱅크에 당당히 1위로 우뚝 섬으로써 건재함을 과시했다.

1주일만의 1위 등극이라는 것도 그렇거니와 역대 뮤직뱅크 1위 중 최고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소녀시대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지난 주말 컴백으로 인해 방송횟수도 부족하고, kbs에서 자체 조사하는 시청자 선호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에서도 소녀시대가 1위를 할 수 있었던 원인은 압도적인 음반판매 점수였다.
 

   
 

2,3위 역시 총점에서 1만점을 넘겨서 누가 1위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점수였지만 결과적으로 소녀시대의 파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바람에  2AM은 높은 점수에도 불구하고 지난주에 1위를 했던 CNBLUE를 꺽은 것에 아쉽지만 만족해야 했다.

다음 주 부터는 보다 많은 방송횟수와 함께 시청자 선호 명단에도 오르고, 금주에 적용된 음반판매량과 비슷한 점수가 계속 적용될 것이기에 뮤직뱅크 2주 연속 1위는 확정적이라 볼 수 있다. 그만큼 이번 소녀시대 Oh! 음반은 전에 없이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여 역대 아이돌그룹 초동 판매량(발매 후 1주일 간 판매량) 6만 3천여장을 넘겨 2위에 올랐다. 부동의 1위는 11만장의 동방신기로 이 기록은 좀처럼 깨지지 않는 신화로 남을 것이다.

이 같은 소녀시대 정규앨범 2집은 평론가 단위의 박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호조를 띄며 3년 연속 10만장을 돌파하는 최초의 걸그룹으로 기록을 올리게 될 전망이다.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Gee의 기록을 깨냐 마냐에 쏠리게 됐는데, 그만큼은 어렵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시와 달라진 k차트 산정방식도 그렇거니와 작년 Gee가 발표됐을 때와는 걸그룹 포진이 다른 탓이다.

소녀시대의 성공으로 물꼬가 터진 걸그룹 전성시대로 인해 소녀시대의 장기집권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만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2NE1, 카라 등과 이효리의 컴백은 무엇보다 Oh!의 독주를 강력하게 막아설 것이다. 그런 외적인 이유 외에도 소녀시대의 대표곡으로는 부족감을 주는 Oh! 자체의 음악적 한계도 Gee의 신드롬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게 한다.


   
 

그렇지만 멜론어워드 6관왕과 골든디스크 2관왕에 이어 지난 3일 열린 서울가요대상에서 대상을 비롯한 3관왕에 올라 명실 공히 국민그룹이란 호칭이 자연스러워진 소녀시대가 정규2집을 크게 성공시킴으로써 롱런의 안정세를 확보했다.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우선 마케팅전략의 적중에 있다. 그리고 작년 한 해 부쩍 커지고 단단해진 팬덤과 대중의 보편적인 인기가 그 뒤를 받쳐준 결과이다. 음원이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 국내 최대 음원 싸이트인 엠넷, 멜론 등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소원을 말해 봐, 초콜릿러브 등을 통해 소녀시대가 다른 걸그룹들과 같은 섹시 콘셉트로 가지 않겠냐는 거의 확정적 전망을 뒤집고 다시 한 번 큐트 콘셉트로 등장해 소녀시대의 주 소비층인 오빠, 삼촌팬들을 안심(?)시킨 의외의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고 볼 수 있다. 단지 멤버들 대부분의 나이가 22살이 된 것을 감안해 Gee의 수줍고, 소극적인 소녀의 모습이 아니라 적극적인 태도로 바뀐 정도이다.

게다가 티저영상, 음원, 뮤직비디오를 적절한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공개하면서 대중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증폭시킨 마케팅은 현재까지 가장 두드러진 전략이다. 물론 그럴 만한 콘텐츠를 담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음반판매 역시 목요일에 내놓음으로써 뮤직뱅크에 적어도 2주 연속 영향을 주게끔 안배한 것도 그대로 적중했다. 게다가 컴백 시기를 서울가요대상과 가깝게 배치함으로써 대상의 시너지를 충분히 받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한편 Oh! 뮤직비디오 끝 무렵에 대중들 사이에 흑소시로 불리는 검은 복장의 소녀시대가 1인 2역으로 등장해서 많은 추측을 낳고 있는데, 후속곡의 콘셉트가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때문에 관심은 현재 수록곡 중 하나로 후속 활동을 할 것인지 아니면 별도의 추가곡을 리패키지 음반에 담을 것이냐에 쏠려있다. 대체로 후자로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모두 다 이뤘다고 해도 좋은 작년 소녀시대의 활동에서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골든디스크 본상을 받지 못한 것이다. 몇 장이 팔렸건 미니앨범은 골든디스크 본상 후보에 오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리패키지까지 동일 음반으로 산정하는 골든디스크 특성상 1차 정규2집에다가 추가곡을 얹은 리패키지 활동을 통해 음반판매 기록을 노릴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일주일 만에 7만장 정도 판매된 소녀시대 2집의 판매추이로 보아 충분히 노려볼 만한 승부수라고 보인다. 타이틀 곡 Oh! 외에도 현재 음원 사이트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별별별, Show Show Show 등에 흑소시의 정체를 밝혀줄 추가곡까지 무사히 안착하게 된다면 2집의 기록은 좀 더 상향될 것이다. 게다가 초반에 쏠렸던 음반구매로 인해 단명하게 된 '소원을 말해 봐'의 경험을 토대로 진작부터 분산 구매를 작정하고 있는 팬덤의 뒷심이 작용하게 될 지도 궁금하다.

소녀시대는 2009년에 이미 가수로서 할 수 있는 많은 기록을 달성했다. 걸그룹의 한계를 뛰어넘어 당당히 남성 그룹과 경쟁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다. 지금의 소녀시대는 움직이면 이슈가 생기고, 달리면 기록이 바뀌고 있다. 10대들의 전유물로 여겨왔던 아이돌 그룹의 소비층을 3,40대로 확장시킨 그녀들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흥미를 갖고 지켜보게 된다.


출처 :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