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의 신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가 공개되자마자 차트 1위에 오르며 그들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소녀시대의 '아이 갓 어 보이'는 인트로 격으로 등장하는 것은 강한 힙합 비트. 하지만 본격적인 노래는 레트로 스타일의 펑키한 건반 연주와 함께 시작한다.
곡의 중반부에 전형적인 일렉트로닉 비트에 소녀시대 특유의 떼창으로 본격적인 후렴구를 만드는가 싶더니
곧바로 전반부의 건반연주를 다시 불러 솔로 파트를 등장시키고 마지막엔 첫 테마와 두 번째 테마를 하나로 만드는 꽤 복잡한 구성을 가진다.
이 노래는 크게 '오 오오 예 오오 예 오'를 주요 테마로 하는 첫 곡과 '아이 갓 어 보이 멋진, 아이 갓 어 보이 착한'을 주요 테마로 하는
두 번째 곡이 매시업(Mash up, 두 곡 이상을 섞는 방식)된 노래다. 매시업은 일렉트로닉 신에서는 자연스러운 곡 작업 방식이지만
대중 음악신에서는 아직 낯선 형태임은 분병하다. 첫 반응이 '어렵다'가 될 수 밖에 없는 것도 충분히 납득할 만 하고 '여러 곡을
이리저리 잘라 붙인 것 같다'는 반응은 이 곡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다.
기실 곡이 어렵다는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크리에이티브와 독창적인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이 곡 세일즈의 주요 무기가 되는 뮤지션들과 달리
소녀시대의 경우 지극히 대중적인 코드의 접근이 우선순위기 때문. 대중들은 소녀시대의 노래를 단순히 따라 부르고 싶을 뿐 분석하고 연구하며
듣고 싶어 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소녀시대가 이 같은 시도를 하는 것은 그들의 활동영역이 비단 국내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소녀시대는 일본에 이어 미국 진출이라는
스텝을 밟고 있는 까닭에 미국 시장에서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곡을 내놔야 한다는 당위를 가지는 까닭에 다소 의욕이 과잉된 듯 한 노래들이 나오게 되는 것.
'더 보이즈'(The boys) 역시 이 같은 부담에서 탄생한 곡이다. 이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K-팝에 대한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이들 지역에서 K-팝은 세련된 일렉트로닉 장르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남미 등에서
어필하는 K-팝의 장점은 독특하거나 신비롭다 못해 다소 비현실적인 분위기의 의상과 무대, 뮤직비디오 연출 등 이다.
소녀시대는 이 같은 이미지의 전형에 해외 팬들에게 조차도 낯선 방식의 음악을 덧입혀 자신들만의 세계를 완성한 것.
소녀시대의 이 같은 지향점이 국내 팬들에게는 편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보편적인 정서는 분명 아니고
비슷한 류의 음악들을 만들 만큼의 장르적 설득력도 높지 않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 대중적으로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팝 스타가 새로운 장르나
스타일을 가장 먼저 시도하고 유행의 방향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비단 크리에이티브 뿐 아니라 자본력까지 갖춰야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고 국내에서는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가수가 이 역할을 맡게 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소녀시대가 가진 최대 딜레마는 대중들이 소녀시대가 제시한 새로운 대안을 능동적으로 따르겠느냐는 것이다. 귀엽고 사랑스럽던 소녀들이
대중들을 이끌겠다는 태도로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겠다'고 선언하는 것을 어찌 받아들일 것이냐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