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수목미니시리즈 '제3병원'(극본 성진미ㆍ연출 김영준)이 1%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김승우 오지호 김민정 수영 등 호화 캐스팅에 케이블 드라마(이하 케드) 최고 수준의 제작비를 자랑한다. 그에 따른 기대감에는 다소 못 미친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제3병원'은 기존 케드와는 다른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제3병원'이 다른 케드와 다른 3가지를 살펴 봤다.
64억 제작비 들여 의학드라마 도전
■ 지상파와 정면대결
기존 케드는 지상파 드라마와 다른 소재, 다른 전개로 철저한 시청층 타켓팅을 통해 차별화를 두고자 했다. '응답하라 1997'이 19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었고 '로맨스가 필요해'가 2030여성, '노란복수초'가 주부였다.
'제3병원'은 이를 탈피, 지상파 드라마와 정면대결을 자처했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많이 방송됐던 의학드라마를 양한방 협진이라는 소재로 재가공하면서 케드의 제작수준을 지상파 이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려는 노력을 가했다. 64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투입했다.
한류드라마 '아이리스'를 만든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와 김영준 감독이 의기투합했으며 '아이리스' 제작진은 물론 영화 '범죄의 재구성' 무술팀도 합류해 웰메이드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시청자는 이미 유혈이 낭자하고 장기가 살아 숨쉬는 의학드라마의 리얼리티에 익숙해져 있다.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상파 이상의 반응을 일으킬 수 없을 터. '제3병원' 제작진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양한방 협진 드라마를 위해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대한한의사협회 등 전문가를 동원했다.
날선 대립 양한방 공존방안 모색
■ 사회적 이슈 제공
'제3병원'은 방송에 앞서 양한방 협진이라는 소재로 눈길을 끌었다. 의학드라마에서 첫 시도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한방과 양방의 대결과 화합은 국내 의학계가 풀어야 할 오랜 숙제였기 때문이다. '제3병원'은 방송과 함께 사회적 이슈를 몰고 왔다. 첫 방송과 함께 각종 소셜 네트워크와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는 양한방 협진에 대한 의견이 속속들이 올라왔다. 이는 인터넷 상에서 공론화되며 대중적인 관심을 이끌었다. 드라마 속에서는 환자를 두고 양방 의사와 한방의사들의 날 선 대립이 매회 다른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실제 양한방 협진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니만큼 '제3병원'은 실질적인 문제점을 보여주며 협진을 위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제3병원'은 드라마를 통한 문제 제시에 그치지 않고 현실 속으로 뛰어 들었다. 제작진은 드라마 촬영지이자 자문병원인 가톨릭인천성모병원과 해피빈 CJ나눔재단과 함께 양학과 한방이 공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8월 29일 발대식을 가졌으며 이달 말까지 온라인 모금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태원 대표는 "이번 양한방 협진 드라마를 통해 전통과 현대 의학이 함께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하며 '제3병원'의 비전을 설명했다.
홍콩·마카오서 유료 서비스 동시 방영
■ 한류드라마의 가능성
'제3병원'은 한류드라마를 연이어 히트시킨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또 '아이리스' '환상의 커플'로 한류스타 대열에 합류한 김승우 오지호는 물론 소녀기대의 수영 등 해외 팬들에게 익숙한 스타가 주연을 맡은 만큼 해외 진출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이를 증명하듯 '제3병원'은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로 중국과 홍콩 마카오에서 동시 생방송 되고 있다. 소니 차이나와 소니 홍콩 등과 계약해 유료서비스로 방송하는 방식이다. 이는 사전제작이 한 몫 했다. 사실상 기존 드라마는 아시아권에 판권을 수출 하기도 전에 불법 다운로드로 퍼지는 경우가 파다했다. 하지만 사전제작은 해당 국가의 자막을 삽입해 시장 가능성을 미리 평가 받고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해외판권 판매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제3병원'이 한 풀 꺾인 한류에 불을 다시금 지피고 케드한류의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딜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http://sports.hankooki.com/lpage/entv/201210/sp201210050702409435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