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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이 (27) 사진

 

이봄이 (27) | cast 최수영

해길병원 임상영양사. 아빠가 병원장이고 엄마가 이사장이니 대충대충, 쉬엄쉬엄 일해도 될 텐데, 환자들에게 좀 더 맛있고, 좀 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게 하고 싶다는 투철한 직업 정신에, 새벽시장에서 싸고 좋은 물건 들어왔나 돌아보는 걸로 하루를 시작한다.

지독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하는 그녀의 이면에는, 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다.
확장성 심근증으로 죽을 날을 받았다가 심장 이식수술을 받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봄이.
누군가의 삶을 대신해 살고 있으니, 아니, 누군가가 나 대신에 세상을 떠났으니, 그 사람 몫까지, 두 배, 세 배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강박이 늘 그녀를 지배한다.
남들 연애할 땐 병을 앓았고, 병이 나은 뒤에는 일에만 매달려 살아서, 연애의 기술에 있어서는 백지상태에 가깝다.
담당의사인 동욱에게 격려와 지지를 받으며 회복하는 동안 그에게 많이 의지했고, 그게 사랑이라 믿었다. 자연스럽게 결혼을 약속했지만, 사랑보다는 일이 늘 우선이다.

수술 후 5년이 되던 날, 자신에게 온 심장이 우도에서 왔다는 것만 알고 있던 봄이는 감사 인사를 하러 생애 처음으로 제주를 방문했다가 동하의 가족을 만나 그들에게 끌리게 되고, 그 이유가 동욱의 가족이라서, 라고 생각하지만, 봄이의 심장은 그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게 바로 사랑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