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T ATTACK, MOMENT

>> MY most PERFECT PARTNER

오월 햇살이 엷게 내린 성수동 주택가의 한 스튜디오, 무료하게까지 느껴지던 고요를 깬 건 소녀의 청량한 웃음소리였다. 핑크색 슬리퍼의 소녀는 거침없이 계단을 뛰어 올라와 적요한 공기를 뒤흔들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 멤버, 스타의 등장을 대비하고 있던 묵직한 긴장이 일순간 허물어졌다. 그녀가 스태프 한 명 한 명에게 먼저 다가가 특유의 사랑스러운 눈웃음을 듬뿍 담은 인사를 건네고, 다시 야무진 표정으로 자신을 위해 준비된 의상을 살피는 동안 교교히 자리를 지키던 소년이 슬쩍 몸을 일으켰다. 189cm의 커다란 소년은 결코 보채는 법이 없었다. 예정에 없던 기다림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차갑다 못해 딱딱해져버린 도시락을 들이밀었을 때도, 짓궂게 건네는 농담에도, 입꼬리를 쓱 올리며 멋쩍게 웃기만 했다. 딱 한 번, 두 사람 모두 타투처럼 보이는 레터링을 그려 넣자는 에디터의 제안에 ‘짠!’ 하는 효과음과 함께 ‘LCW’라고 새긴 어깨를 드러낸 파트너를 봤을 때, 황당함을 못 이긴 듯한 커다란 반응을 보였을 뿐.

촬영이 진행되는 내내 밝고 쾌활한 소녀는 젊은 에너지로 스튜디오의 온도를 높였고, 차분하고 진중한 소년은 세심한 배려를 곳곳에 심어두었다. 그렇게 티파니와 이철우는 <퍼스트룩> 프레임 안에서 조화를 이뤘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몸을 기대고 함께 시선을 맞추는 순간, 같은 무게 추를 올린 천칭처럼, 세계의 모든 것이 정확하게 균형을 찾았다. 함께하는 모두가 편안해졌다. ‘완벽하다’란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