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5일. 무더웠던 여름 날.

그 날의 날씨가 어땠는지, 그 날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그 날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무것도 기억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여전히 조금의 잊혀 짐도 없이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일이 있습니다. 그 것은 바로, 9명의 소녀들로 이루어진 소녀시대라는 그룹. 그 그룹이 제 앞에, 그리고 세상 앞에 눈부시게 나타났던 바로 그 일입니다. 처음에는 또 하나의 여자 아이돌 그룹이 나왔구나, 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외모와 어린 나이를 가진 9명의 여자아이들이 소녀시대라는 이름을 가지고 가수의 길을 시작했구나, 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을까요. 우연찮게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소녀시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저는 소녀시대라는 그룹을 한 없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꽤나 힘들어 보이는 안무를 모두 소화해내면서도 흔들림 없이 라이브를 해내는 9명의 모습을 보게 되었던 순간, 그 순간의 기분을 지금도 표현해내기 힘들만큼 그녀들의 모습은 너무나 멋있어 보였습니다. 예쁘장한 외모만 믿고서 나왔다고 생각했던 그 아이돌 그룹이, 얼마나 실력으로 똘똘 뭉쳐진 그룹이었는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세상 앞에 나선 것이었는지 그제야 깨달았던 것입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 9명을 떠올리니 스스로가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그녀들을 알고 있지만 알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녀들의 모습은 브라운관에 비추어지는 모습이나, 공연장에서 비추어지는 모습이 전부입니다. 그녀들이 어느 때에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느 때에 웃고 있는지, 어느 때에 울고 있는지 잘 알고 있지 못합니다. 그 것은 그녀들 역시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그녀들도 우리를 알고 있지만 알고 있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나라는 이름 안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알지 못하여도 하나라는 이름 안에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힘. 사랑이라는 커다란 힘이 그녀들과 우리 사이에 너무나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 같은 외모이지만 누구보다 든든한 모습으로 소녀시대를 이끌어나가는 꼬꼬마리더 태연. 환한 웃음으로 지친 우리들의 일상에 휴식이라는 선물을 주는 보석보다 빛나는 티파니. 겉으로는 한 없이 차가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얼음공주 제시카.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멤버들에게 또 우리들에게 큰 웃음을 전해주는 흑진주 유리. 커다란 키만큼이나 많은 끼를 가지고 있는 명랑공주 수영. 소녀시대의 활력소라는 이름답게 귀여운 애교로 우리에게 활력을 주는 활력소 써니.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운 진정한 춤꾼 효연. 사슴이라는 별명답게 맑은 눈과 고운 심성을 가지고 있는 꽃사슴 윤아. 가장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스러운 생각으로 쉬지 않고 노력하는 귀여운 막내 서현. 바로 이 아홉 명의 소녀들이, 사랑이라는 힘으로 우리들과 하나라는 이름 안에 살아가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그녀들은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 쉬어갈 수 있는 안식처를 마련해주었고,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며 함께 웃을 수 있는 행복을 주었습니다. 공부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하고 있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우리는 그녀들을 보며 희망을 얻었고 그 희망으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힘인 사랑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어떻게 돌려주어야 할 지 알 수 없을 만큼, 그녀들은 너무나 소중한 것들을 우리에게 선물해주었습니다.

우리는 그녀들을 믿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씩 성장해나가 가장 높은 곳에서 반짝이고 있을 그녀들을 우리는 믿습니다. 아마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겠지요. 수많은 고통과 아픔이 따를 것이고 그만큼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녀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 어떤 험난한 장애들이 그녀들의 앞을 가로막는다 하여도, 처음 부푼 마음으로 소중히 간직했던 그 꿈들과, 그 어느 곳에서라도 자신들을 응원하고 있을 우리의 사랑을 잊지 않고 조금씩 가장 높은 곳을 향해 걸어 나갈 것이라 조금의 의심도 없이 믿고 또 믿을 것입니다. 그 날까지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그 장애들을 함께 막아내어 주는 것이라는 것 역시 잊지 않고 있을 것입니다.

그 누구보다 소중하고 소중한 아홉 명의 소녀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가장 높은 곳에서 반짝거리지 못한다 하여도 그 시간동안 흘렸던 땀과 눈물,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반짝거릴 수 있기에 우리는 괜찮습니다. 우리가 진실로 바라는 것은, 아홉 명 모두 아프지 않고 슬퍼하지 않고 행복하게 웃으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행복한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 역시 행복할 수 있도록, 한 순간도 빠짐없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오직 한가지입니다.

이제 1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녀들이 가야할 길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그녀들에게 받았던 소중한 선물들에 대한 보답으로 그 길을 함께 걸어 가주려 합니다. 그녀들이 우리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힘들고 지칠 때, 포기하고 싶고 울고 싶을 때, 언제든지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주려 합니다. 그녀들이 주었던 넘치는 사랑들, 그 사랑을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그녀들과 함께 웃음 지으려 합니다.

그 날까지, 처음 시작했을 때 가졌던 그 마음 그대로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소녀시대가 되어주세요. 항상 겸손한 마음과 노력하는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웃고 있을 그 곳까지 포기하지 말고 걸어 가주세요. 그 길엔, 언제나 우리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역시 잊지 말아주세요.

꿈을 향한 날갯짓을 시작한 지 1년이 된 오늘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우리들과 하나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수 있게 된 오늘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1년 전 눈부시게 우리 곁으로 다가왔던 그 순간부터, 단 한 순간도 9명 모두가 소중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습니다. 사랑합니다. 우리 삶의 가장 큰 선물, 소녀시대.

2008년 8월 2일.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소녀시대에게 태니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