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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을 좋아하는 이유 [이승록의 나침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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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태연은 모르겠지만, 태연의 존재로 '우리'의 밤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바다에 빠졌던 날이었습니다. 태연의 'BLUE'란 노래처럼, 밤은 차갑고 마음은 바다에 잠겨 깊은 어두움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우울함이기도 하고, 슬픔이라고도 불리며, 참담함으로도 읽히는 감정이었습니다.

다만 그날 우연히 본 태연의 어떤 노래의 라이브 영상이 그 냉혹한 밤에 기대하지 못한 따듯한 위로를 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미 익숙히 알고 있는 노래였지만, 그날 밤은 몹시 특별하게 들렸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태연의 눈빛이 왠지 다정하면서 용감했고, 목소리는 가녀리지만 씩씩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바다에 잠긴 마음에 "괜찮아"라고 속삭이는 위로 같았으며, 어쩌면 "괜찮아"라면서 함께 우는 소리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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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노래와 가수는 무엇일까요.

멜로디가 아름다운 노래일 수 있고,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개인의 세계로 좁힌다면 '가장 좋은' 노래와 가수는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와 가수일지 모릅니다. 누군가에게는 각별한 추억이 담긴 노래일 수 있고,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즐겨 듣던 가수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처럼 마음이 바다에 빠졌던 날, 슬며시 바닷속까지 다가와 곁에 있어준 노래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노래가 좋아지고, 그 가수에게 고마워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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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일기장에나 써라'는 댓글들을 자주 봅니다.

그럼에도 굳이 이런 일기 같은 글을 쓰는 건, 저 역시 지금 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가닿길 바라는 탓입니다.

분명히 저뿐 아니라 이 세상 어딘가, 태연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어떤 곳에서, 태연이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어떤 사람이, 태연의 목소리에 위로를 받고, 태연의 눈빛에 다정함을 느끼며, 태연의 존재에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곰돌이 푸우'의 명언 중 "매일 행복할 순 없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란 말을 좋아합니다. 영화 '어바웃 타임'의 주제와도 일맥상통하지요. 아마도 행복은 도달하기 어려운 높다란 경지가 아니라 일상에 늘 존재하는 소소한 감정이라는 말일 겁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행복하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 행복하며, 김용택 시인의 시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처럼 누군가 달을 보고 안부를 물어만 주어도 그 밤이 신나고 근사한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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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이 내려고 했던 신곡이 '해피(Happy)'였다고 합니다.

'행복'이 일상에 숨어있듯 정반대 감정인 'BLUE'란 이름의 '우울'도 일상 곳곳에 숨어있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저는 마음이 '블루'로 번지면 좋아하는 태연의 노래를 재생하려 합니다. 그럼 어떤 목소리가 곁에 있다는 안도감에 적어도 고독하지는 않을 것이니까요. 그러니 좋아하는 노래가 있어 참 다행입니다.

혹시나 태연도 떠올릴 수 있을까요. 태연으로 인해 어두운 밤이 바뀐 '우리'가 이 세상 곳곳에 '행복'처럼 숨어서 태연을 좋아하고 있다고요. 그리고 그들은 분명히, 태연이 어떤 노래를 부르든, 혹은 태연이 아무 노래를 부르지 않더라도, 태연이 '행복' 하면 우리도 무척이나 '해피' 할 것이란 걸 말이죠.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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