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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화보를 촬영하면서, 수영의 지금이 젊고 빛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영이 생각하기에 본인은 ‘Young’ 한가요? 타투에 관심이 많았을 때 ‘Forever Young’으로 하려고 했어요. 티파니의 이름이 미영이라 같이 우정 타투를 해볼까 했죠. 요즘 활동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20대 초반의 그 모습이 예쁘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그때의 수영 씨도 예뻤기에 소녀시대로 큰 사랑을 받았죠. 아니에요. 전 항상 자신이 없었어요.


소녀시대 무대를 보면서 수영은 자기가 예쁜 걸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전혀요. 자기가 예쁜 걸 아는 친구들은 무대가 달라요.


어떻게요? 예쁘죠! 하하하. 하지만 사람은 많이 보고 경험하면서 일에 대한 전문성이 높아지나 봐요. 서른이 되니까, 전시회, 싱글 앨범을 기획할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그림이 그려져요. 그래서 지금 이 나이가 좋아요. 겪은 것들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많잖아요.


서른이 되면서 이십 대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열었죠. 오래전부터 사진전을 하고 싶었고, 제 이십 대를 기념하는 사진전을 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을 보고 한참 부족하다고 느꼈고,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사진전은 마흔 살이 넘어야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제 주변의 소소한 것들, 소녀시대 멤버들의 사랑스러운 민낯, 연습실에서의 생생한 모습, 엄마의 얼굴, 아빠의 손 같은 사진들은 SNS에도 안 올리고 꽁꽁 숨겨두고 있어요. 언젠가는 린다처럼 공개할 날이 오겠죠.


아까 촬영할 때 보니까 좋은 카메라를 많이 가지고 있던데. 라이카는 선물 받았고, 촬영한 건 8년 전에 팬들이 준 카메라예요.


사진전의 제목 <이’별이 빛나다>는 어떤 뜻인가요? 중의적 표현이에요. ‘이 별이 빛나다’라는 건 말 그대로 제가 연예인으로서 빛나던 날들을, ‘이별이 빛나다’는 건 이십 대와 이별한다는 걸 의미하죠. ‘서른 즈음에’에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가사가 있잖아요. 이별에 의연해지는 나이가 서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십 대가 끝난다는 게 싫지 않기도 했고요.


2002년 ‘Route O’로 데뷔했으니 벌써 18년 차네요.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수영의 주변도 변했나요? 과거엔 하나의 프로젝트를 하려면 그 분야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과 하고 싶었죠. 그만큼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었는지도 몰라요. 전엔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는 자리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이제야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어릴 때부터 함께한 사람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두고 왜 멀리서 찾았는지 모르겠어요.


수영은 변한 게 있어요? 잘 모르겠어요. 제가 무딘 편이기도 하고, 혼자 광고를 열 개씩 찍으면서 전성기를 누린 대스타는 아니었으니까. 주변에서 “너 이러고 나가도 돼?”라고 할 정도로 편하게 다녀요. 연예인 특권의식 같은 것도 가져본 적도 없고. 아직 실력으로 인정받을 기회가 많다는 느낌이라 좋아요.


작품은 많이 들어오나요? 메시지 있는 작품을 하고 싶은데, 그런 건 아이돌 출신에게 잘 안 맡기려 해요. 그래서 <나의 아저씨>를 한 아이유가 대단하다고 느껴요. 연기는 많은 경험이 쌓여야 하는 건데, 그 친구는 내가 얼마 전에 겪은 감정에 대해서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제작진은 아이유가 연기하면 뭔가 다를 거라는 걸 알았던 거예요. 저는 멀었어요. ‘수영이 하면 어떤 색으로 표현될까?’ 아직 모르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뭐라도 하는 거죠. 전시회, 작사, 작곡, 욕하는 역할도 가리지 않고요. “나 수영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싶어서.


그래서 요즘 그렇게 바쁘게 지냈던 거군요. 저 약간 변태 같아요. 얼마 전에 그랬어요. “전시회 끝나고 바로 이 작품 들어가면 정말 춥겠지? 쉴 시간도 없겠지? 와, 진짜 짜릿하다.” 매니저가 스케줄 빡빡하다고 말해줄 때 정말 짜릿해요.


그럼 언제 쉬어요? 촬영이 갑자기 취소될 때. 쉬는 날을 미리 알게 되면 일을 만들어요. 미팅을 잡는다든가, 운동이나 피부과를 간다든가, 어떻게든 하루를 채워요. 의도치 않게 쉬어야 죄책감이 덜해요.


예능을 보면 예전보다 많이 내려놓은 것 같기도 해요. 그동안 서른에 대한 지나친 낭만을 씌워놨나 봐요. ‘내가 서른이 되면 이 정도 위치는 되겠지?’ 하면서. 서른도 하나의 과정인데, 종착지라고 생각했나 봐요. 그래서 마음을 다시 잡았죠. 서른부터가 시작이다. 작품도 역할 가리지 않고 하고, 예능도 즐기자는 마음으로 출연해요. 예전엔 길 가다가 사진 찍자고 하면 “죄송해요” 그랬는데, 지금은 다 찍어요. 심지어 그 사람보다 내 얼굴이 더 크게 나왔어요. “수영 얼굴 크다” 이런 댓글이 달려요. 뭐 어떡할 거예요. 그게 난데. 하하하.


제가 알고 있는 90년생 중에서 가장 성숙하네요. 저도 애늙은이 되는 게 싫은데, 경우 없는 건 눈에 또 너무 잘 보이고 그러더라고요.


누군가 경우 없는 행동을 하면 지적하는 편이에요? 아니요. 정말 친한 사이라면 말하겠지만, 내 사람도 아닌데 굳이 그러지 않아요. 전 절 만난 사람들 모두가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가면 좋겠어요. 목사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요. 가면을 쓰는 게 왜 나쁘죠?” 이 말이 힘이 되더라고요. 오늘 모인 스태프들도 그래요. 각자 준비한 게 빛을 발하면 모두가 좋잖아요.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가 풀려야 해요. 설령 제가 기분이 안 좋더라도, 미소 지을 때 여기 모인 사람들이 행복하다면 난 그 가면을 쓸 거예요.


큰 회사에 있다가 밖으로 나와 보니 어떤가요? 환경을 바꾸고 싶었어요. 저는 한없이 수동적인 사람이거든요. 그게 큰 회사여서 더 심했어요. 가만히 있어도 스케줄은 생겼으니까요. 그런데 밖에 나와 보니 내가 무언가를 찾지 않으면 당장 다음 달부터 아무 스케줄도 없겠더라고요.


야생 한가운데 홀로 남은 거군요. 소녀시대 연차가 SM 내에서도 높아서 우리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여긴 날 혼내는 사람이 없구나, 그래서 나온 것도 있어요. 열악한 환경에서 내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나. 지금도 전 매 순간 선택해야 해요. 내가 직접 팀을 꾸려서 움직이니까 책임감도 커지더라고요.


홀로서기를 했어도 계속 소녀시대의 수영이면 좋겠어요. 탈퇴, 해체, 이제 그런 말들도 어지러워요. ‘쟤는 이제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는 건가?’ 이런 말도 지쳤어요. 항상 “소녀시대 수영입니다”라며 소개했는데 갑자기 “안녕하세요. 최수영입니다”라고 하면 느끼하지 않을까요? 저 그런 거 질색인데.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는 게 보기 좋아요. ‘난 지금부터 아티스트로서 음악을 할 거야’처럼 거창한 건 아니었어요. 팬들과 소통하고 조금이나마 연말을 따뜻하게 보내자는 말을 하고 싶은데, 그게 음악이었던 거죠. 사실 제 돈 들여서 만든 음악이거든요. 심지어 뮤직비디오도 제 돈으로 찍었어요.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요. 순위권은 생각도 안 했고 ‘다음을 기약할 만큼의 성적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딱 그만큼 잘됐어요.


유튜브를 해보는 건 어때요? 글쎄요.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수영이라면, 사람들이 굳이 제가 출연한 영화를 보러 오고 음악을 들을까요? 제가 먹방을 한다면, 어느 작품에서 잘 먹는 연기를 해도 새롭지 않잖아요. 이미지가 많이 소비돼서 좋을 게 없으니까.


수영의 연관 검색어에 남자친구의 이름이 따라다니는 게 득일까요, 독일까요? 음, 어쨌든 그것도 제가 선택한 거죠. 제가 연기를 잘하면 남자친구 대신 작품에 관한 내용이 언급될 테니.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애 관련해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저는 스물네 살에 첫 연애를 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이렇게 매여 살아요. 하하하. 후회하진 않아요. 그럴 만한 사람을 만났으니까요. 공개연애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SNS를 ‘럽스타그램’으로 도배하는 건 좀 절제해야겠지만. 한창 좋은 나이에 연애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단, 내 일을 열심히 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야 해요. 그건 분명해요.


‘탈아이돌’한 것 같네요. 하하. 저 ‘탈아이돌’이라는 단어 별로예요. ‘아이돌은 이럴 거야’라는 편견 때문이잖아요. 그렇지 않고, 아이돌이 제일 성숙해요.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사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한 번쯤은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아이돌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요. 단체 생활을 견디고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완벽함까지 추구하는 직업이잖아요. 그 친구들은 그만한 실력을 갖추고 노력을 했기 때문에 거기까지 올라간 거예요.


2019년, 수영에겐 어떤 한 해가 될까요? 준비하고 있는 영화가 개봉하면 또 다음 작품이 있을 만큼 반응이 있다면 좋겠어요. 고칠 게 있으면 혼내도 좋으니까 계속 일이 들어오길 바라고요.


마흔에 사진전 하면 오늘 찍은 사진을 전시할까요? 그럼요. 서른에 처음 찍은 화보니까요.


http://www.gqkorea.co.kr/2019/01/24/%EC%88%98%EC%98%81%EC%9D%98-%ED%99%80%EB%A1%9C%EC%84%9C%EA%B8%B0/

인터뷰는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