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송윤세 기자]
방송직후 해당게시판에는 "이런 드라마는 빨리 종영해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내용의 전개다" "가족들이 함께 시청하기에 민망한 드라마다"라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더욱 시청률은 높아지는 아이러니한 드라마가 있다.

해당드라마는 바로 KBS 1TV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 이미 '너는 내 운명'은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한데 이어 내년 1월 2차연장까지 논의 중이다. 이는 후속 일일극 준비가 다소 늦어진데다 최근 '너는 내 운명'이 30% 중반을 훌쩍 뛰어 넘어 40%대를 향해 시청률이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대열에 합류한 '너는 내 운명'이 보지 않고 견딜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은 도대체 뭘까?

◆빈부격차 결혼 출생의 비밀 등 "뻔한 소재따윈 상관없어"

드라마 '너는 내 운명'의 중심 내용전개는 고아처녀 새벽(윤아 분)과 부자집 도련님 호세(박재정 분)의 집안의 반대를 무릅쓴 결혼하기 프로젝트였다. 둘은 짜증날 정도로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더니 결국은 결혼에 골인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둘의 만남과 헤어짐을 마치 자신의 일인양 공감했고 새벽-호세 커플을 이어달라고 시청소감란에 청원까지 했다.

그러나 연장방송이 결정된 후 이야기거리를 더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었을까. 방송초반부터 새벽의 친모가 양엄마 영숙(정애리 분)이라는 복선을 살짝 내비췄다. 그러나 난데없이 화가 미옥(유혜리 분)이 나타나 새벽의 생모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현재 미옥은 불치병에 걸린 상태로 죽기 전 딸 새벽을 찾기 위해 찾았고, 새벽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하기 전까지는 미옥을 생모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

◆욕하면서 또 보게 되는 흡인력은 바로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의 힘.

드라마에서 악의 축은 바로 호세엄마 민정(양금석 분). 민정은 아들호세와 새벽의 결혼 전부터 집요하게 반대했고, 결혼을 한 이후로도 새벽을 자신의 며느리가 될 자격을 갖출 때까지 인정하지 않겠다며 아들호세와 새벽의 혼인신고도 미루며 단단히 벼르고 있는 상태.

민정은 새벽에게 며느리 교육을 시키겠다며 새벽의 모든 스케줄을 마음대로 조정하는가 하면 헤어스타일에서부터 옷입는 것까지 간섭했다. 급기야 지난 방송에서 민정은 새벽이 아들 호세를 뒤에서 조종해 자신을 감쪽같이 속였다는 오해를 해 눈내리는 한밤중에 며느리 새벽을 대문 밖으로 쫓아내 버렸다. 결국 소박맞은 새벽은 하는 수 없이 친정집으로 짐을 싸고 돌아와 친정엄마 영숙과 함께 눈물을 펑펑 쏟았다.

◆비상식적인 상황전개를 보며 느끼는 짜릿한 황당함.

아무리 며느리가 밉다고 하더라도 혼자서 배추 150포기를 혼자 다듬으라고 할 수 있을까. 모진 시어머니 민정에게는 가능한 일이다. 민정은 살림에만 전념하라는 자신의 명령을 거역하고 직장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새벽이 괘심해 손님맞이 음식준비 집안청소 엄동설한 이불빨래 등을 시켰다.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설정이지만 드라마 속에서 펼쳐진 진풍경에 시청자들은 어이없어 하며 해당시청자의견란에 쓴소리를 했지만 시청률은 꾸준히 상승세다.

게다가 민정은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말은 들리지 않는 희귀한 능력의 소유자다. 새벽이 회사에 계속 다니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아침 새벽의 출근길에 영어 개인과외교사를 불러 새벽에게 "회사에 가지 말고 이제부터 영어부터 시작해 요리 운동 꽃꽂이 등 로하스의 며느리로서 배워야 할 것을 차분히 익혀라"고 명령했다. 고집불통 민정의 만행에 시청자들은 "저 정도면 정신병이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 : 뉴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