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프로그램 무대의 한 켠이 남학생들의 응원 열기로 떠들석 하다. 다음 차례는 소녀시대다. 목이 터져라 외쳐댄다. “누나 사랑해요~” 진정 오빠부대가 아닌 누나부대의 출현이다.

예전 같았으면 여학생들이 빼곡이 앉아 있을법한 관객석의 자리는 얼마 전부터 남학생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 배경에는 최근 들어 열풍을 몰고 있는 여자가수들의 컴백이 한 몫을 한다. 주얼리를 비롯, 거미, 화요비, 장나라, 렉시, 마야 등이 동시에 음악 무대로 컴백한 것이다. 여기다 앞으로 컴백할 옥주현과 이효리까지 가세하면 그 수만 해도 남자 그룹 가수 못지 않다. 여기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는 당연히 빼놓을 수 없는 양념이다.

Mnet ‘엠카운트다운’을 연출을 맡고 있는 고익조 PD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확실히 옛날에 비해서는 남학생 관람객이 늘어났다”고 설명한다.

옛날 같으면 팬클럽 아니면 그냥 놀러오는 여학생들이 관람객의 전부였던 것에서 벗어나 슈퍼주니어 여성팬들이 피켓을 들고 오빠부대를 형성하는 것처럼 아예 남학생들도 피켓을 들고 열정적으로 응원한다는 것.

남학생들은 소녀시대의 멤버들에게 ‘활달한 유리’ ‘관절나간 효연’ ‘내안의 태연’ ‘에이스 윤아’ 등의 피켓을 흔들며 열광적으로 응원한다. 비단 소녀그룹에게 뿐만이 아니다. SS501 같은 남성 그룹에게도 ‘꽃사슴의 그놈’ 등의 피켓을 들며 자신이 남성 그룹의 팬임을 적극적으로 알린다. 여성팬들이 대부분인 사이에서도 조금의 주저함 없이 자신을 내보인다.

이에 대해 SBS ‘인기가요’의 연출을 맡고 있는 박상혁 PD는 “최근 여자 스타들의 활동이 화려해지면서 SES나 핑클 때 생긴 ’누나부대‘가 다시 생기는 것 같다“며 “남자 가수에 비해 여자가수들의 컴백이 많아진 것도 원인”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엠카운트다운’의 고익조 PD는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의 데뷔 때부터 이런 현상이 시작된 것 같다”며 “남학생과 여학생의 관람객 비율은 따져보면 약 3:2 정도 된다. 아마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한 무대에 나란히 선다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을 듯”이라고 말했다.

고 PD는“SS501이나 MC몽 등의 남성 가수들이 출연이 많을 때는 역시나 여학생들이 관객석을 많이 차지한다”며 “이는 출연가수들에 따라 달라진다. 여가수들의 출연이 많은 날에는 관객석에서 남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성 가수들의 러쉬가 계속되는 이상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앞을 내다봤다.

앞으로 여학생들이 ‘오빠’를 외쳐대는 것 마냥 남학생들이 ‘누나’를 외쳐되는 것쯤이야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 일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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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net '엠카운트다운'의 관객석. 남학생 관람객들을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다. /Mne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