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소녀시대 윤아(18, 본명 임윤아)가 KBS 1TV 일일극에 투입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고개를 갸우뚱 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윤아는 국내 최대 아이들 소녀 그룹의 리더로 알려졌지, 특별한 연기경력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윤아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너는 내운명’은 평균 4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들었다. 시어머니 민정(양금석 분)의 갑작스런 백혈병 투병에 남편 호세(박재정 분)와 억지 춘향 격으로 헤어져야 하는 새벽의 기구한 팔자는 어르신들의 공감대와 연민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이는 윤아의 출중한 연기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 윤아의 애절한 표정과 간절한 말투는 함께 출연한 박재정의 미흡한 연기력을 감싸며 극의 설득력을 더했다.

2008년이 낳은 스타, 소녀시대 윤아를 성탄전야인 12월 24일 만났다. 매일매일 쫓기는 촬영 스케줄 때문에 특별한 계획을 세울 엄두도 못 내지만 크리스마스라는 이유만으로 설레고 기대된다는 그녀의 얼굴에서 소녀의 싱그러움이 묻어났다.

◆새벽이처럼 혹독한 시어머니를 만난다면?

노컷뉴스 김대오 기자(이하 ‘노컷’): ‘너는 내운명’ 잘 보고 있어요.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연기자 입장에서도 행복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윤아: 전에 소녀시대로 활동할 때는 주로 내 또래나 젊은 분들이 많이 알아봐 주셨어요. 하지만 ‘너는 내 운명’에 출연한 뒤부터 할머니나 아주머니들이 더 많이 알아봐 주시는 모습을 보며 드라마의 파급력을 실감했어요다. 또 한편으로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도 불끈 솟아나고요. (웃음)

노컷:주인공 이름이 새벽이인데 처음 이름 들었을 때 어땠나요?

윤아:이름의 뜻이 궁금했어요. 왜 하필 새벽이일까....평소에 그런 이름 가진 친구를 못 봤거든요. 아! 저희 촬영 현장에서는 새벽이 때문에 새벽에 촬영해서 새벽에 끝난다며 이름을 저녁이로 바꾸라는 분도 계세요.


노컷:‘너는 내 운명’에서 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평소에도 잘 우는 편인가요?

윤아:정말 잘 우는 울보에요. 한 번은 연기할 때 눈물이 안나와서 억지로 눈물을 짜낸 뒤 왜 그 때 울지 못했을까 후회하며 운 적도 있어요.

노컷:특별히 힘들거나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나요?

윤아:새벽이가 제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많이 해서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장기 이식 부문도 그렇고...결혼도 그렇고...(웃음) 산속에서 뒹구는 장면이나 속초 바닷가에서 촬영할 때는 육체적으로 힘들었어요.

노컷:드라마를 통해서 많이 배웠을 것 같아요. 혹시 나중에 혹독한 시어머니를 만나게 된다면...?

윤아:하하, 저는 새벽이처럼 시어머니에게 당당하게 말할 자신이 없어요. 새벽이야 워낙 당찬 아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노컷: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윤아: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세요. 한참 촬영할 때는 ‘이게 연기구나’, ‘연기가 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드라마 종영할 때가 되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노컷:연기자와 가수은 어떤 면에서 다른가요?
윤아:음...자질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연기자와 가수 모두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하지만 가수가 짧은 시간 안에 관객과 호응할 수 있다면 연기는 긴 호흡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섬세한 것 같아요.

노컷:혹시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을 기대하나요?

윤아: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상을 받고 싶긴 해도...상이란 시청자 분들이 주시는 것이니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이려고요.

◆대학에 가도 소녀인 것은 변함없죠

노컷:크리스마스 계획은 세웠나요?

윤아:크리스마스 당일에는 드라마 촬영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오늘은 멤버들이랑 수다 떨면서 놀 것 같아요.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노컷:멤버들끼리는 어떤 선물을 주고 받나요?

윤아:모르겠어요. 아마 선물 준비한 멤버들보다 준비 못 한 멤버들이 더 많을 것 같아요. (웃음)

노컷:소녀시대는 어떤 존재인가요?

윤아:제게 있어서는 두 번째 가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7명의 언니와 1명의 동생이 생긴 기분? 연습생 때부터 평균 5년 이상을 함께 지내다 보니 이제는 눈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있어요.

노컷:내년엔 대학생이 되는데... 제일먼저 뭘 하고 싶나요?

윤아:보통 친구들처럼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하고 싶어요. 스케줄 때문에 수업을 빠질 수도 있겠지만 학업에 최선을 다하고 동기, 선후배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요.

노컷:대학가면 더 이상 소녀는 아니겠네요? (웃음)

윤아:소녀라는 의미가 사전상의 의미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을 뜻하기 때문에 저희는 결혼을 하기 전까지는 소녀랍니다. (일동 폭소)

노컷:앞으로 목표가 있다면요?

윤아:가수와 연기자로서 저에게 기회가 오는 한 끝까지 최선을 다 할 생각이고요. 드라마가 끝나면 원래 자리였던 소녀시대로 돌아가서 다음 앨범 활동에 주력하려고요.

노컷:끝으로 노컷뉴스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윤아:여러분 응원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앞으로 많이 응원해주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정리: 조은별 기자


출처: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020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