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요계 화두, 걸그룹 천하 & 스타들 美진출








소녀시대(위)와 카라

2009년 1/4분기도 거의 마무리 돼가고 있다.
지난해 가요계의 최대 화두는 서태지, 비, 김건모, 신승훈 등 톱스타들의 복귀 및 빅뱅, 동방신기, 원더걸스 등 아이돌그룹의 맹활약이었다. 그럼 올 1/4분기 가요계는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가요 전문가가 아니라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답은 바로 '걸그룹 천하'다.

'걸그룹 천하'의 중심에는 소녀시대와 카라가 있다.
소녀시대는 지난 1월 7일 '지'(Gee)를 타이틀곡으로 한 새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소녀시대가 신곡이 담긴 새 음반을 선보인 것은 지난 2007년 11월 정규 1집 발매 이후 약 1년 9개월 만이었다.

태연, 써니, 윤아, 티파니, 수영, 제시카, 효연, 유리, 서현 등 각양각색 매력의 아홉 멤버의 무대 위 모습을 그리워했던 팬들은 소녀시대의 새 음반과 신곡이 발표되자마자, 열정적 응원으로 화답했다.

타이틀곡 '지'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간결한 노랫말로 발표 직후부터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이 곡은 이효리의 히트곡 '유고걸'을 만들었던 이트라이브가 작사 작곡한 노래다.

'지'는 KBS 2TV 가요 순위 프로그램 '뮤직뱅크' K-차트에서 지난 1월 1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9주 연속 1위에도 올랐다. 이는 '뮤직뱅크' 사상 최장 연속 1위 기록이다.

가요팬들의 가요 소비 성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며 히트곡의 수명이 짧아진 요즘임을 감안할 때, '지'가 3개월 넘게 정상급의 사랑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소녀시대는 오프라인 부문에서도 강세를 나타냈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집계에 따르면 '지'가 수록된 미니앨범은 현재까지 11만 장 가까이 판매됐다. 이로써 소녀시대는 올 해 국내에서 새 음반을 발표한 모든 가수들 중 최초로 10만 장 판매를 돌파하게 됐다. 또한 정규 1집에 이어 2장의 음반 연속 10만 장 판매를 넘기는 기쁨도 누렸다.

소녀시대의 인기 상승에는 아홉 멤버들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적극 출연, 시청자들과 팬들에 보다 가까이 다가선 점도 톡톡히 한 몫을 했다. 이는 팬 층을 넓히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5인조 걸그룹 카라도 올 1/4분기 가요계를 '걸그룹 천하'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카라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두 번째 미니앨범 후속곡 '허니'로 최근 SBS 가요 프로그램 '인기가요'에서 1위에 해당하는 뮤티즌송을 차지했다. 또한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Mnet 가요 순위 프로그램 'M! 카운트다운'에서도 '허니'로 정상에 올랐다.

카라가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07년 데뷔 이후 2년여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카라는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프리티 걸'로 수차례 1위 후보에 올랐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기에 이번 1위 등극의 기쁨은 남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특히 데뷔 당시 4인조였던 카라는 지난해 초 멤버 1명이 탈퇴, 그 해 여름 구하라와 강지영을 새롭게 영입하며 5인 체제로 변모하는 모험을 시도했기에 이번 1/4분기의 1위 달성은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할 수 있다.

카라는 박규리, 한승연, 니콜, 구하라, 강지영 등 다섯 멤버는 예능 및 라디오 프로그램 고정 출연 등을 통해 개인적 인지도도 갈수록 높여가고 있다. 친숙함과 귀여움을 매력으로 하고 있는 카라의 인기 지속 상승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보아, 세븐, 원더걸스(왼쪽부터)

올 1/4분기는 스타급 가수들의 미국 진출이 봇물을 이룬 시기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는 보아, 세븐, 원더걸스 등 톱 가수(팀)들이 있다.

보아는 지난해 10월 미국 데뷔곡 '잇 유 업'(Eat You Up)을 디지털 싱글 형태로 발표했다. 이 곡은 지난 2월 7일자 미국 빌보드 장드별 차트인 '핫 댄스 클럽 플레이 차트'에서 8위까지 오르는 호성적을 거뒀다.

보아는 이 여세를 몰아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한국, 일본에서 미국 정규 1집인 셀트타이틀 앨범 '보아'(BOA)를 선보였다.

현지 유명 프로듀서 션 가렛이 만든 '아이 디드 잇 포 러브'(I did it for love)를 타이틀 곡으로 한 이 앨범은 발매 당일 미국 아마존닷컴의 실시간 앨범판매 집계차트인 '핫 뉴 릴리즈 차트'에서 한때 6위에 올랐다. 미국 네티즌들은 보아의 미국 정규 1집에 대해 "이번 앨범은 계속 들을 수 밖에 없다" "차별성이 느껴지며 중독성이 있다" 등의 호평도 남기고 있다.

세븐도 지난 11일 미국, 한국, 일본에서 자신의 미국 데뷔곡 '걸스'(Girls)를 동시 발표했다. 2년 간 미국에서 두문불출하며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결과물을 마침내 세상에 공개한 것이다.

'걸스'는 마이클 잭슨,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세계적 팝가수들과 함께 작업해 온 미국 내 유명 프로듀서 다크차일드가 직접 작사 작사한 곡이다. 미국 최고의 여성 래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릴 킴이 피처링에 참여, 발표 전부터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노래이기도 하다.

세븐의 미국 데뷔곡 '걸스'는 발표 직후부터 미국 네티즌들로부터 호평을 얻어내고 있다. 또한 일본 아이튠스의 R & B/소울 장르 탑 송 차트에서는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한 팀의 인기 걸그룹 원더걸스는 이달 초 박진영과 함께 미국 LA, 오렌지카운티, 뉴욕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며, 자신들의 이름을 현지에 알렸다.

한국 톱 가수들의 미국 진출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미국 현지 음악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성과물을 아직까지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자신들의 미국 내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기에, 이들이 향후 미국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 지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