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서열은 어떻게 될까? 많은 이들의 궁금증이다. 하지만 순위를 매길 믿을 만한 지표가 없다. 음원 차트와 순위 프로그램 등이 존재하지만 각 걸그룹이 시차를 두고 컴백해 ‘돌려 먹듯’ 1위를 차지하기 때문에 객관적 비교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믿을 만한 기준은 ‘팬클럽 규모’다. 가입비까지 내고 공식 팬클럽 회원이 돼 각 걸그룹을 지지하는 팬들이야말로 ‘진성 팬’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팬클럽 회원수는 곧 ‘팬덤의 규모’다. 그들은 좋아하는 걸그룹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시간을 투자한다. 신곡을 기다리다가 음원을 발표하자마자 구매해 음원 순위 1위를 만드는 것도, 콘서트 티켓을 오픈하면 삽시간에 매진을 시키는 것도, 검색어 순위 1위를 만드는데 앞장서는 것도 이들이다.

소위 ‘대박 걸그룹’을 가르는 팬클럽 회원수는 10만 명이다. 이 기준을 넘긴 걸그룹은 국내에 딱 두 팀 뿐이다. 소녀시대와 에이핑크. 그 중에서도 소녀시대의 팬덤의 위력은 압도적이다.

17일 기준 소녀시대 공식 팬클럽 ‘시스터스’의 회원수는 25만1052명. ‘앨범의 무덤’이라 불리는 요즘 가요계에서 지난해 발표한 앨범을 16만 장 넘게 팔아치우며 연간 앨범 차트 톱10 안에 걸그룹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다.

팬클럽 규모로 봤을 때 소녀시대의 대항마로 꼽을 수 있는 유일한 걸그룹은 에이핑크다. 그들의 공식 팬클럽 회원수는 13만4063명. 수많은 걸그룹이 노출과 섹시 경쟁을 벌이는 상황 속에서도 데뷔 후 지금껏 청순한 콘셉트를 고수하며 차별화한 전략이 주효해 남성팬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은 걸그룹으로 꼽힌다. 16일 쇼케이스를 갖고 이날 밤 12시 공개한 신곡 ‘리멤버’는 멜론, 지니, 소리바다, 네이버뮤직 등 주요 음원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에이핑크의 저력을 입증했다.

원더걸스(7만4087명)와 걸스데이(7만3799명), 2NE1(6만5767명), 에프엑스(5만8474명) 등이 회원 수 5만∼10만 명으로 박스권 안에서 3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한때 팬클럽 회원수 8만 명이 넘었던 원더걸스는 잇따른 멤버 이탈과 해체설에 시달리며 7만 명대로 회원수가 줄었다. 최근 신곡 ‘링마벨’을 발표하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걸스데이가 원더걸스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걸스데이는 데뷔 5년 차로 회원수 톱5 중 막내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걸스데이가 연내 원더걸스를 앞지를 공산이 크다.

팬카페 회원수가 5만 이하인 걸그룹 중에서는 카라(4만2841명), 포미닛(3만4162명), 미쓰에이(3만839명) 등의 규모가 크다.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걸그룹은 AOA다. 이들이 보유한 팬클럽 회원수는 3만3375명. 10위권에 포진된 걸그룹 중 2012년에 데뷔한 AOA의 활동 기간이 짧았던 것을 감안하면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걸그룹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걸그룹의 팬클럽 규모는 보이그룹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현재 동방신기는 약 55만 명의 팬카페 회원을 확보하고 있고, 비스트와 인피니트도 각각 25만 명, 19만 명에 이르는 팬의 지지를 받고 있다. 걸그룹에 비해 콘서트를 비롯해 대외 활동이 많은 보이그룹은 콘서트를 열 때 팬카페 회원들에게 우선 예약 기회를 주는 등의 방식으로 팬서비스를 하지만 상대적으로 팬들의 충성도가 낮은 걸그룹의 경우 콘서트를 여는 기회도 적어 팬들을 챙길 기회가 많지 않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적극적인 성향을 지닌 10∼20대 여성팬들이 걸그룹보다는 보이그룹을 선호한다는 것도 걸그룹의 팬덤이 작은 이유 중 하나”라며 “하지만 최근 콘서트 외에도 팬미팅, 팬사인회를 비롯해 걸그룹과 팬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이 기획되면서 팬카페 회원을 늘려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갖고 롱런하려는 걸그룹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http://news.nate.com/view/20150720n16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