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ian's choice

유명 뮤지션들이 다양한 테마로 자신이 사랑한 음반, 오늘의 그들을
있게 한 음반을 소개합니다. 뮤지션들의 근황도 엿보실 수 있습니다.
 

제목태연의 '라디오로 틀고 싶은 노래들'

가수에게 라디오 진행은 음악적 역량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다. 최신 음악을 가장 빨리 들을 수 있고, 숨은 노래 좋은 노래, 평소 듣지 않던 장르의 음악을 듣게 돼 다양한 음악적 감수성을 흡수할 수 있다. '최연소 DJ 발탁'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2008년부터 MBC FM4U [태연의 친한친구]라는 라디오를 진행하는 태연도 "음악을 듣는 폭이 넓어져 가수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가창력이 우수한 가수들을 초대해, 그들의 뛰어난 라이브를 지척에서 생생하게 듣는 것은 엄청난 '덤'이라고도 했다. 자칫 외모에만 쏠릴 수 있는 소녀시대에 대한 대중의 시선을, 음악적으로도 이끌게 하는 힘을 가진 태연은 라디오를 통해 팀 동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가 라디오를 통해 얻게 되는 음악의 트렌드와 감수성은 그대로 동료들에게 전달된다. 소녀시대가 '국민그룹'으로 평가받을 받을 만큼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얻는 까닭에 '스케줄'에 매여 살 수밖에 없지만, 태연의 라디오 진행은 다른 멤버들의 음악적 허기를 채워주는 통로가 되고 있다.

개성 있는 목소리와 가창력을 가진 태연은 초등학교 시절, 자신보다 3살 많은 보아가 'ID; Peace B'란 노래로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보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다. 2004년 SM 엔터테인먼트가 'SM 청소년베스트 선발대회'란 이름으로 실시한 오디션에서 노래부문 1위에 뽑히면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연습생 과정을 거치면서 휘트니 휴스턴과 같은 성숙한 목소리와 풍성한 감성을 보여주는 '디바'를 꿈꿨다.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우타다 히카루의 목소리도 좋아하게 됐어요.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노련한 연기자가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태연은 뮤지션스 초이스 주제를 '라디오로 틀고 싶은 노래들'로 정했다. 그리고 디바들의 앨범을 5장 추천했다. "온종일 지쳐 있다가도 라디오 부스에 들어오면 편안한 휴식을 얻어요. 라디오에서 만나는 분들, 마치 내 방에 친구들을 초대한 기분이에요."

                                                                                                                                                    글 / 김원겸 (스포츠 동아 기자)

제목태연이 선택한 첫 번째 앨범 : Pixie Lott의 [Turn It Up]

2009년 9월 발표된 영국 출신의 픽시 로트의 첫 앨범. 18세라는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는 목소리의 디바로, 풋풋하면서도 성숙한 이중적인 매력을 가졌다. 라디오 진행자인 태연은 라디오 PD들로부터 자주 최신 CD를 선물로 받는데, 이번 'Turn It Up' 역시 선물 받은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선물 받고서도 바쁜 일정으로 잘 듣지 못하다가, 어느 날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Cry Me Out'을 듣고 픽시 로트에 빠져들게 됐다. 이후 무한 반복해 들었다고 한다. "픽시 로트의 나이가 나보다 더 어린 것을 알고 더 놀랐어요. 금발에 외모도 뛰어나죠. 어린 나이에 비해 성숙한 목소리와 풍성하고 풍부한 음색을 가졌어요. 특히 'Cry Me Out'에서 픽시 로트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제목태연이 선택한 두 번째 앨범 : Utada Hikaru의 [This Is The One]

일본에서만 통산 5200만 장의 음반을 판매하며 J-Pop 역사를 다시 쓴 R&B 싱어송라이터 우타다 히카루가 [Exodus] 이후 5년 만인 2009년 3월 발표한 영어앨범. "우타다 히카루의 목소리를 워낙 좋아했어요. 초반기의 그의 노래도 좋지만, [This Is The One] 앨범은 그가 나이가 들어가고 연륜도 쌓이면서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머라이어 캐리의 스태프와 작업해서 그런지 Pop적인 느낌이 많이 살아있어요. J-Pop과 미국의 Pop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의 과거 히트곡 'First Love'는 저의 노래방 애창곡입니다. 제가 우타다 히카루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 한 팬이 과거 우타다 히카루가 발표한 모든 앨범을 선물로 주신 적이 있어, 그의 노래를 다 들을 수 있었어요. 'This One'은 감성적이면서도 전체적인 곡 분위기가 좋아요. 우타다 히카루의 표현력이 가슴에 크게 와 닿는 곡입니다."

   

제목태연이 선택한 세 번째 앨범 : Whitney Houston의 [I Look To You]

마약중독과 재활시설 입원, 남편 바비 브라운과의 이혼 등으로 더 이상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팝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이 7년 만인 2009년 9월 발표한 컴백앨범. "휘트니 휴스턴은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가수입니다. 제가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가수인데, 그는 가수를 꿈꾸는 모든 연습생의 우상일 것입니다. 저도 'Greatest Love Of All', 'Run To You'를 연습하면서 수없이 불렀습니다. 이 음반에서 휴스턴의 목소리는 여전히 친숙하고 익숙하지만, 이번에는 풍부한 성량을 자랑하기보다, 또 절창을 뽐내기보다 그루브 있고 리듬을 타는 노래가 많아 참신하고 새로웠습니다. 첫 싱글 곡인 'Million Dollar Bill'도 좋지만, 'Call You Tonight'는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리듬을 갖고 있고, Ne-Yo와 비슷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미디엄 템포의 비트를 풍부한 목소리로 잘 채워준 것 같아요."

     

제목태연이 선택한 네 번째 앨범 : 이영현의 [1집 Take It]

2009년 11월 발표된 빅마마 출신의 이영현이 데뷔 6년 만에 처음 발표한 첫 솔로 음반으로, 멜로디 위주의 대중적인 곡들로 채워졌다. "노래를 들으면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창법을 가진 이영현 선배님은 가수가 되고 싶은 연습생들이 '노래의 교과서'로 삼는 가수입니다. 저도 연습생 시기에 빅마마의 노래를 많이 따라 불렀습니다. 요즘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등장했는데, [Take It] 음반과 같은 느낌의 스타일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이영현 선배님의 라이브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영화 [드림걸즈]가 생각나게 하는 'Ready For Love'가 특히 귀에 들어왔습니다. 애절한 발라드를 주로 하시지만 이 노래는 유일하게 밝고 신나는 곡입니다. 역시나 시원하게 '질러주는' 부분이 곡의 포인트입니다.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제목태연이 선택한 다섯 번째 앨범 : Leona Lewis의 [Spirit (The Deluxe Edition)]

영국판 [아메리칸 아이돌]로 불리는 [엑스 팩터] 2006년 우승자 출신의 영국인 가수 리오나 루이스가 2008년 2월 발표한 데뷔앨범. 피자헛 점원이었던 그는 [엑스 팩터]를 통해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됐다. 태연이 이 음반도 라디오 PD에게서 선물 받아 알게 됐다고 한다. "리오나 루이스는 고음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능력을 가진 가수라 생각합니다. 특히 'The Best You Never Had'에서 리오나 루이스는 가성과 진성을 오가는 창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목소리의 스킬은 따라해 보고 싶은 충동을 줍니다. 제가 가수다보니 노래를 들을 때 자연스럽게 내가 불렀을 때를 생각하게 됩니다. 리오나 루이스는 곡의 감상 포인트를 딱딱 잘 짚어줍니다. 'The Best You Never Had'에서 리오나 루이스는 멋진 목소리,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따라 부르게 하는 기술을 보여줍니다."

제목음악으로 충전받는 소녀시대, 태연

지난해 'Gee'와 '소원을 말해봐'를 연속 히트시키며 소녀시대로 바쁜 한 해를 보낸 태연은 새해 초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2월부터 다시 가수 활동에 나선다. 지난 연말 첫 콘서트를 가지면서 성숙해졌다는 태연은 4월이면 아시아 여러 나라를 돌며 투어도 벌일 예정이다. 채택은 되지 않았지만, 꾸준히 소녀시대 노래에 가사를 붙여본다는 태연은 "작곡을 하고 싶어 요즘 기타를 만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 들어서는 공연 연습과 새 음반 준비로 기타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지만, 틈이 날 때마다 기타 줄을 튕기고 있다고 한다.

"공연과 앨범 준비하느라 피곤하기도 하지만 요즘 소녀시대 멤버들이 반짝반짝 살아 있는 이유가, 틈틈이 음악을 많이 듣기 때문입니다. 음악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충전도 하는 것이죠. 이번 음반 작업을 하면서 멤버들이 전보다 많이 성숙해지고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어요. 충분한 에너지를 얻어서 새 음반을 내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저 자신도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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