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가 28일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에서 신곡 'Oh!'에 맞춰 학다리춤을 추고 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역시 '국민 걸그룹' 명성 그대로였다. 발랄한 소녀의 모습부터 섹시한 숙녀의 모습까지, 9명의 요정들이 보여준 무대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고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소녀시대가 지난 28일 오후 4시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소녀시대 더 퍼스트 아시아 투어 콘서트-인투 더 뉴 월드(The 1st Asia Tour Concert-Into The New World)' 앙코르 공연을 통해 6500여명의 팬들을 열광시켰다.

 스탠딩석을 비롯해 좌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핑크색 야광봉을 흔들며 각기 다른 9명의 매력 속에 흠뻑 빠져들었다. 특히 객석의 70% 이상을 차지한 오빠와 삼촌부대들은 요정들의 눈빛에 어쩔 줄 몰라했고, 섹시한 몸짓엔 열광했다.

 소녀시대는 오프닝곡 '소원을 말해봐'부터 현재 각종 음악차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마지막곡 'Oh굩'까지 무려 3시간 11분 동안 38곡의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사했다. 정규 2집 앨범 'Oh굩'를 발표한 후 첫번째 콘서트라서 신곡 소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SHOW SHOW SHOW' '너와 영원히 꿈꾸고 싶다' '웃자'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 팬들에게 선보인 곡들. 하지만 이미 앨범을 통해 귀에 익힌 팬들에겐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멤버가 9명이나 되다보니,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장악력이 빛났다. 9명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가 다가오면 더욱 열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멤버는 무대 장치를 통해 객석 3층까지 다가가, 스크린을 통해서만 소녀시대의 모습을 감상할 수 밖에 없었던 팬들까지 배려했다.

 모든 멤버들이 자신들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 개별 무대도 빼놓을 수 없었던 퍼포먼스였다. 각 멤버들은 솔로 무대를 통해 잘 짜여진 군무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개성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티파니는 팝스타 리한나의 '엄브렐라', 태연은 푸시캣 돌스의 '허시허시', 윤아는 베이시스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써니는 보니엠의 '써니', 제시카는 아쿠아의 '바비 걸', 수영은 어사 키트의 '산타 베이비', 서현은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수록곡 '식스틴 고잉 온 세븐틴'을 불렀다. 또한 유리는 섹시한 탱크톱 차림으로 시에라의 '1, 2 스텝'을 불러 남성 팬들의 열띤 지지를 받았고, '댄싱퀸' 효연은 댄스퍼레이드로 객석의 온도를 수직상승시켰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선후배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샤이니의 온유는 제시카와 함께 발라드곡 '1년 후'를 감미롭게 소화했고, 슈퍼주니어의 이특과 신동은 윤아가 부른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에 참여해 귀여운 면모를 과시했다. 또한 후배 에프엑스는 히트곡 'Chu~'를 불러 선배들의 무대를 축하했고, 엠버는 유리의 솔로 무대에서 랩피처링을 담당했다.

 노래와 춤으로 무장한 9명의 요정을 돋보이게 해준 건 색다른 무대 연출과 영상.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을 재현한 무대에선 실제 비처럼 천정에서 물이 내려와 공연장의 열기를 식혔고,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의 한 장면에선 실제 와이어쇼까지 펼쳤다. 또한 '콩쥐팥쥐' '소녀들의 일기' 등 멤버들의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재미난 영상도 공연 중간중간에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막내 서현이 앙코르곡을 부르며 감동의 눈물을 흘려 팬들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던 이 자리엔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KBS2)의 출연진인 이경규 김태원 김국진 이윤석 이정진이 참석해 팬들을 즐겁게 했다.

 한편, 국내에서 4회의 단독 콘서트를 완전 매진시킨 소녀시대는 여세를 몰아 중국 상하이(4월 17일), 태국 방콕(5월 29일) 등을 돌며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 서주영 기자 julese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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