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이나 기타의 사정으로 일단 폐지되었던 왕정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

 

24일 네 번째 미니앨범 '미스터 미스터'를 발표할 소녀시대를 보며 왕정복고의 사전적 의미를 떠올린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이들은 추격자와 경쟁자의 거센 도전을 받으며 1년간 와신상담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야심작이며 기대작이다. 무엇보다 수년간 이어 온 걸그룹 절대 강자의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사뭇 다른 분위기는 이들의 준비 과정에서 발견된다. 이들은 당초 이번 앨범의 1월 말 공개를 확정하고 준비를 마쳤다. 지난 연말 특집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방송사를 찾은 이들은 동료 가수들에게 새 앨범에 대한 기대를 부탁했을 정도로 모든 준비는 완료된 상태였다.

 

하지만 1월 컴백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한 달 가량 컴백은 연기됐고 그 과정도 철저히 보안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소녀시대의 컴백 시기를 예상한 뒤 신보를 공개하려던 다른 가수들과 관계자들이 뜻하지 않게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소녀시대의 컴백이 무기한 연기 됐으며 타이틀곡 교체를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퍼질 정도였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타이틀곡은 바뀌지 않았고 뮤직비디오 추가 촬영 등 후반 작업이 길어졌을 뿐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이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신보 준비 상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나중에 공개됐지만 이들은 세계적인 프로듀싱팀 언더독스가 혼신의 힘을 다한 타이틀곡을 받았다. 무대를 채울 상당 수준의 퍼포먼스를 이미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굳이 컴백 과정에서 문제를 찾자면 멤버들의 성에 차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치 이번 앨범이 마지막인 것처럼 완벽에 완벽을 추구했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여기에는 마치 데뷔를 준비하듯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멤버들이 의지를 불태웠다는 말도 있었다. 결국 멤버들의 요청으로 뮤직비디오 추가 촬영이 결정됐고 후반작업 기간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과정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한 팀이 예정했던 컴백 시기를 놓치면 그 다음 시기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던 다른 팀들의 일정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소녀시대의 컴백 시기 연기는) 내부적으로 상당한 진통과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부분을 다시 챙기고 완벽을 기하려 했다는 점만으로 소녀시대의 컴백준비 과정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애국가’를 불러도 차트 1위에 올릴 것”이라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로 이들만의 높은 화제성에 기대지 않았고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섹시와 큐트로 양분돼 자웅을 겨루는 걸그룹 시장은 날로 혼탁해 지고 있다. 절대 강자의 존재는 갈수록 희미해지는 듯했다. 왕정복고를 외치며 초심을 되찾으려 한 소녀시대의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http://sports.hankooki.com/lpage/music/201402/sp201402130701339551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