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처음이지만 욕심난 무대”
[포커스신문사 | 글 이윤경기자·사진 이효균기자2010-04-15 10:46:17]
 







■ ‘태양의 노래’로 뮤지컬 데뷔 ‘소녀시대’ 태연


일본소설 원작 색소성 건피증 소녀이야기
최정원ㆍ옥주현 바다 감동 공연 보고 자극


“바로 여기 태양의 동네로 오세요~”.


지난 14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서울뮤지컬단 연습실. 노랫소리가 새어 나오는 문을 열고 들어서자 뮤지컬 ‘태양의 노래’팀이 안무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중 유난히 흰 얼굴의 배우가 눈에 띄었다. 앞머리를 질끈 묶고 흰 티에 검정색 트레이닝복을 입었지만 소녀 본능은 숨겨지지 않았다. ‘블랙 소시’로 가요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소녀시대’ 리더 태연(21)이 ‘태양의 노래’로 뮤지컬 걸음마를 뗀다. 이날 첫 안무 연습을 마친 태연은 “의지는 충만하고, 체력은 정말 건강한데, 정신적으로 힘이 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처음이다보니 모든 게 생소해요. 뮤지컬댄스는 일반 안무와 춤 연습법이 전혀 달라요. 배우들이 많으니 빨리빨리 따라가지 않으면 동작을 놓치죠. 특히 노래를 부르면서 대사를 하는 게 어려운데, 대사전달이 잘 안돼서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동명의 일본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색소성 건피증이라는 특이한 질병으로 낮에는 밖에 나갈 수 없는 소녀(카오루)와 서핑을 좋아해 늘 태양 아래 사는 소년(코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다. 태연은 뮤지컬배우 홍은주와 함께 여주인공 카오루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소설과 달리 뮤지컬의 카오루는 마냥 슬픈 캐릭터는 아니에요. 병을 앓고 있지만 어떨 땐 과장된 액션으로 웃음을 주기도 하고 노래를 좋아하는 밝은 얼굴로 그려지기도 하죠. 실제 제 모습과도 비슷한 것 같아요.”


극중 카오루가 싱어송라이터인 까닭에 태연은 요즘 기타연습도 한창이다. 그는 “기타줄을 틈틈이 튕겨보고 있는데, 노래만큼이나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백지상태인 나를 은주 언니가 많이 도와준다”고 말했다.



라디오 DJ(친한친구), MC(승승장구), 가수(소녀시대)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이미 재주꾼으로 인정받은 태연이건만, 이번 뮤지컬 도전에서는 제법 진지한 얼굴이었다. 연기가 첫 도전이기도 하지만 뮤지컬은  데뷔 초부터 관심있는 분야였기 때문. 하지만 바쁜 스케줄과 맞물려 뮤지컬 출연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태연은 “이번 ‘태양의 노래’만은 꼭 도전하고 싶다”고 기획사에 강력하게 요청했다. 


“2~3년 전인가 최정원 선배의 뮤지컬 ‘시카고’를 봤는데 포스가 장난이 아닌 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됐죠. 가수 출신 배우 옥주현, 바다 선배도 마찬가지예요. 그분들 공연을 보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와요. 제 우상이기도 하죠.”


그는 별도로 연기연습을 받은 적은 없지만 그동안 틈틈이 뮤지컬을 봤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단다. 주도면밀한 신세대답게 그는 배우의 길을 결심한 후 뮤지컬을 나름대로 공부해가며 관람했다.


“얼마 전엔 ‘형제는 용감했다’를 봤어요. 저도 한창 연습 중일 때라 홍록기, 이지훈 선배의 동선, 시선처리 등을 유심히 봤죠. 그리고 나선 보이스레코더에  상대역 대사를 녹음해 놓고, 그걸 틈틈이 들으며 내 부분을 연습해요.”








뮤지컬 ‘태양의 노래’팀이 안무 연습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세종문화회관
당분간은 ‘소녀시대’의 태연보다는 뮤지컬 배우 ‘카오루’로 살고 싶다는 그는 훗날 뮤지컬 배우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는 꿈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같이 공연하는 배우들을 보면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다리를 쫙쫙 찢으세요. 그만큼 유연하죠. 성량이 좋은 분들도 무척 많아요. 그런 부분들이 자극이 많이 돼요.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그건 나중 이야기고…, 일단은 ‘태양의 노래’가 잘됐으면 좋겠어요.” 5월7일부터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02-399-1772


글 이윤경기자·사진 이효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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