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의 독무대인 것은 맞다, 뮤지컬 '태양의노래'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공연계가 불황이다. 이목을 끌만한 대형 뮤지컬의 흥행성적도 기대에 못 미친다. 와중에 공연계가 와일드카드처럼 써먹는 수법이 있다. 바로 아이돌 마케팅이다. 아이돌이 대세인, 상업적으로 남용되는 흐름은 공연계도 적용된다. 아이돌 캐스팅이 필요충분조건처럼 자리잡고 있다.


그룹 ‘소녀시대’ 태연(21)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은 ‘태양의 노래’는 아이돌 마케팅의 득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태연과 일정수준의 흥행, 이것이 전부인 듯하다. 이 외의 부분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태양의 노래’는 색소성 건피증으로 햇빛을 볼 수 없어 밤에만 외출하는 소녀와 서핑을 좋아해 늘 태양 아래에 사는 소년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일본소설이 원작이다. 동명의 영화, 일본 TBS 드라마로 재탄생되기도 했다.


태연은 여주인공 ‘카오루’를 연기한다. 고칠 수 없는 희소병을 앓고 있지만 삶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캐릭터다. 자신이 작곡한 희망가를 부르며 사랑과 기쁨을 찾는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카오루는 일본 가수 유이(23), 영화배우 사와지리 에리카(24)가 맡았다.


태연은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평소의 밝고 귀여운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온 것은 물론이다. 인정받는 가창력은 여전하고 연기도 곧잘 한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이었지만, 어쨌든 뮤지컬 무대로 무난히 입성했다.


문제는 오로지 태연만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노래가 소재인 작품이 음향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또 카오루는 기타를 칠 줄 안다. 태연이 한 곡이라도 연주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장면에서 반주 테이프를 사용한 것도 뮤지컬답지 못하다. 중극장이기는 하나 실제 밴드음악을 썼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무리해서 음향을 동원하느라 시스템에 불균형이 빚어졌다. 태연이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앙상블 장면이 드물다는 점도 지적사항이다.


단, 아기자기한 무대장치와 소품 활용은 눈여겨 봄직하다.


‘태양의 노래’는 소녀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이다. 소녀 같은 감수성을 짙게 풍긴다. 폄하해서는 안 될 감성이다. 남녀노소 모두 산뜻함과 싱그러움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유불급이다. 소녀 취향이 지나쳐 유아 단계로 퇴행할까봐 조마조마하다.


결국, 뮤지컬이라기보다는 음악드라마가 더 적확한 장르 구분일는 지도 모르겠다.


태연이 출연하는 날의 티켓은 이미 매진됐다고 한다. 소녀시대의 팬들은 열광하고, 만족할 것이다. 태연이 나오지 않은 공연, 소녀시대에 별무관심인 관객은 어쩌란 말인가. ‘태양의 노래’는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29일까지 볼 수 있다.


우리가 원하던 태연만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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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pID=10600&cID=10604&ar_id=NISX20100507_0005128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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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가수가 뮤지컬로 진출해서 정작 뮤지컬계에 폐가 되니 마느니 하는 기사들은 많이 봤지만,
아이돌 가수는 훌륭히 제 몫 이상을 하는데, 정작 뮤지컬 자체가 허접해서 안쓰럽다...는 기사는 처음 보는 듯...

태연이 출연하지 않는 날의 이 뮤지컬을 보는 사람들은 어쩌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