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신인성적표] 유망주 15인 누구누가 잘했나

기사입력 2008-12-01 13:02
[JES 김범석] 일간스포츠 연예팀은 매년 1월, 그해의 유망주 '니프티 피프틴'(Nifty Fifteen, 저평가 우량주를 뜻하는 촉망받는 15개의 주식)을 선정해 발표했다.

올해 1월에는 미모파와 개성파, 재발견파로 나눠 모두 15명의 신인들을 가렸다. 무자년을 한 달 앞둔 요즘, 그들은 올해 어떤 활약을 했을까.

기대대로 잘 뛰어준 사람이 있는 반면, 경기 불황과 차기작 불발 등 악재를 뛰어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다행스럽게 베이징 올림픽 원정응원이나 흉측한 사건·사고에 연루된 사람은 없었다. 연예팀이 그들의 2008년 활동상을 트레킹해봤다.


▶미모파

이지아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김명민의 소름 돋는 연기에 기죽지 않고 신인다운 패기를 보여줬다. 오합지졸 악단을 조직하는 씩씩한 모습과 청력을 잃어가는 애잔함, 그리고 강마에(김명민)와 건우(장근석) 사이에서 갈등하는 섬세한 연기를 무난히 소화해냈다. 이재규 PD의 연출 덕분이겠지만 '가능성 있는 신인'에서 주연급 배우로 도약하게 됐다.

다만, 대사 전달과 단조로운 표정 연기는 여전히 아쉽다는 지적이다. 현장 융화력도 신경써야 할 덕목.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동료나 스태프를 배려하는 일에 소홀하면 자칫 "배용준의 힘으로 컸다"는 억울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윤아

소녀시대 윤아 보다 '새벽이'로 불리며 어리고 귀여운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활동한 가수 겸 연기자 중 단연 두각을 보인 성공 케이스였다.

'9회말 투아웃' 이후 미니시리즈나 영화 대신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남녀노소 고른 세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일일드라마로 차기작 무대를 만들어준 기획사의 전략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남자들이 선호하는 청순가련형 외모에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연습생으로 발탁돼 쌓은 근성도 합격점이다.

유승호

'리틀 소지섭'으로 불리며 기대를 받았지만 올해 활동은 미미했다. 5월 개봉한 '서울이 보이냐?'에서 순박한 분교 학생으로 출연했지만 신통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미지의 단순 재반복. 아무래도 연기 활동 보다 학교(일산 백석중) 생활에 가중치를 둔 본인의 의지 때문에 당분간 활동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유승호를 주연으로 기획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멈추지 않는 등 하이틴 시장에서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연희

이연희 만큼 냉탕과 온탕을 오간 연기자가 또 있을까. 영화 'M' '내 사랑'으로 호평받은 뒤 '에덴의 동쪽'으로 굳히기에 들어가는 듯 싶었지만 "국어책 읽는다"는 혹평을 감수해야 했다. 급하게 진행되는 드라마 제작 방식에 대한 적응력이 문제였다. 그러나 아직 절망하기엔 이른 스무살. 근거있는 질책을 겸허히 수용해 채찍질로 삼는다면 지금의 논란은 훌륭한 성장통이 될 수 있다. 다만 '내사랑' '순정만화' 등 비슷비슷한 캐릭터를 잇따라 맡는 건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디스카운트 요소가 될 수 있다.

이필립

'태왕사신기'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올해 개점휴업으로 귀한 시간을 까먹었다. 유일한 활동이 피자 광고 출연이었다. 패션 모델 뺨치는 완벽한 신체 조건과 선굵은 얼굴로 쉽게 어필했지만 차기작 불발로 이렇다할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무래도 최대 감점 요인은 부족한 한국어 실력. 아무리 좋은 하드웨어를 가졌다 해도 소프트웨어가 시원찮으면 대중에게 외면받는 건 시간문제다. 실력을 갖춰 재정비하는 게 급선무다.

김범석 기자 [kb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