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경쟁극 ‘너는 내운명’과 닮은꼴 줄거리, ‘너는…’, 시청률 30%대 고공행진 대조

평일 밤 방송되는 두 편의 일일극이 신기할 정도로 닮은 꼴이다. KBS 1TV ‘너는 내 운명(극본 문은아·연출 김명욱)’과 MBC ‘춘자네 경사났네(극본 구현숙·연출 장근수)’. 단순히 기획의도의 공통 분모를 뛰어넘어 극의 흐름과 인물들의 갈등 구도까지 비슷한 모습과 속도로 진행돼 연기자만 다를 뿐 같은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흥미로운 사실은 비슷한 이야기인데도 두 편의 드라마 시청률은 극과 극이라는 점. ‘너는 내 운명’이 시청률 30%를 넘나드는 반면, ‘춘자네 경사났네’는 한 자릿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비슷한 갈등 구도로 ‘쌍둥이 드라마’ 오해

가족애 속에서 피어나는 청춘남녀의 건강한 사랑이 일일드라마의 기본적인 흥행 공식이라고 해도 두 드라마의 행보는 우연치곤 너무 닮았다.

주변 환경은 어려워도 마음이 착한 여주인공이 재벌가의 남자를 만나고, 남자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다가 어렵게 그 마음을 받아들이는 구도는 가장 큰 공통점. 이어 집안의 반대에 부딪힌 남자가 재산과 명예를 버리고 혼자 가출하는 것이나 남자 측 어머니들이 유난히 드센 성격으로 주변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도 같은 설정이다.

‘너는 내 운명’과 ‘춘자네 경사났네’는 이야기의 진행 흐름도 비슷하다. 9월 29일 방송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남자의 어머니가 가출한 아들을 찾다가 그의 연인을 발견하고 경악하는 장면이 방송돼 ‘쌍둥이 드라마’란 오해까지 샀다.

○ 유사한 이야기에도 시청률은 격차 극심

하지만 비슷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가 최근 방송 분인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주간 평균 시청률을 분석한 결과 ‘너는 내 운명’은 31.3%(전국 기준)를 나타내 전체 드라마순위 3위에 올랐다. 일일드라마 순위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춘자네 경사났네’는 7.9%의 시청률에 그쳐 일일드라마 상위 5위 진입 실패는 물론 전체 프로그램순위 5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너는 내 운명’의 시청률 고공행진은 작품이 바뀌어도 KBS 1TV 일일드라마 시간대(오후 8시 25분)에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시청자들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청률 조사 전문가는 “KBS 1TV와 MBC의 일일드라마는 늘 비교대상이 돼 왔다”며 “이번처럼 이야기가 비슷한 경우는 드물지만 ‘너는 내 운명’이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는 데는 안정적인 방영 시간이 한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해리 기자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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