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그룹 소녀시대의 KBS 2TV ‘뮤직뱅크’ 출연이 또 한번 무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KBS가 당분간 소녀시대를 KBS 프로그램에 출연시키지 않기로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

타이틀곡 ‘Gee(지)’로 컴백한 소녀시대는 당초 지난 9일 KBS ‘뮤직뱅크’를 통해 컴백무대를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뮤직뱅크’ 출연이 무산되면서, MBC ‘쇼음악중심’으로 첫 컴백무대를 가졌다.

일각에서는 KBS가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2008 KBS 가요대축제’와 관련, 소녀시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갈등을 겪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당시 ‘가요대축제’에는 동방신기가 일본 ‘홍백가합전’ 출연을 이유로 무대에 서지 않은 바 있다.

그러나 8일 SM엔터테인먼트 측은 “ ‘뮤직뱅크’ 제작진과 트러블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음 주로 방송이 미뤄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뮤직뱅크’ 측도 입장은 마찬가지였다. 또 실제로 9일 ‘뮤직뱅크’에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그룹 샤이니가 출연, 양측의 갈등설은 무마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16일로 예정된 소녀시대의 출연이 또 다시 불발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커졌다. KBS와 SM의 갈등설 역시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사실 올해 초 일부 소녀시대의 팬들 사이에서는 “태연이 ‘뮤직뱅크’ MC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나 결국 태연의 MC 발탁은 없었다. 공교롭게도 소녀시대 컴백 무대가 연이어 무산되자,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태연의 MBC ‘우리결혼했어요’ 합류와 MC 탈락 과정, 연말 ‘가요대축제’ 동방신기 불참과 맞물려 KBS와 관계가 틀어진 것 아니냐”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뮤직뱅크’ 측은 기존 MC 서인영을 대신해 박은영 아나운서를 새 MC로 낙점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SM과 KBS 양측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팬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가 특정 방송사로부터 차별을 받는다는 사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한 팬은 “이게 무슨 공정한 음악프로그램이냐”라며 “소녀시대가 출연할 때까지 ‘뮤직뱅크’를 보지 않겠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심지어 “시청거부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또 다른 팬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사가 기껏 소속사 길들이기나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시청자를 우롱하는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뮤직뱅크’ 게시판은 소녀시대 팬들의 항의글로 도배가 되고 있는 상황.

한 네티즌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방송사와 소속사 싸움에 애꿎은 소녀시대와 팬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