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인기업' 소시의 경제학..日 진출 한달만에 20억 매출

 

[머니투데이 길혜성기자][소속사 SM 주가도 고공행진]


9인 걸그룹 소녀시대의 일본 내 선전이 연일 지속되는 가운데 이젠 그 파급력이 한·일 양국 경제에까지 미칠 태세다.

한국에서는 최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인지도를 한껏 높이며 음반 및 음원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CF 러브콜까지 쇄도하고 있다. 가히 '9인기업'이라 할 만하다.
SM은 지난 20일 종가기준 신고가인 2만1400원을 기록했다. 이날은 마침 소녀시대가 일본에서 2번째 싱글 '지'를 발표한 날이다. 소녀시대는 이날 일본 최고 권위의 음반판매 조사차트인 오리콘의 싱글 일일차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걸그룹이 싱글 발매 당일 거둔 최고 성적이다.

SM의 주가 상승과 소녀시대의 일본에서의 선전이 함께 한 것은 비단 이번 뿐 아니다. 소녀시대가 일본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 지난 8월 이후 SM 주가는 큰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7월 마지막 거래일 종가(1만2100원)와 비교할 때 SM은 이달 20일까지 불과 80일 만에 주가가 76% 상승했다.

이 사이 소녀시대는 8월말 일본에서 첫 쇼케이스를 열었고 9, 10월 현지에서 1, 2번째 싱글을 냈다. 첫 싱글 '지니'로는 오리콘 싱글 주간차트 4위를 기록했다. 이는 해외가수가 일본에서 데뷔싱글로 오리콘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대우증권의 김창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소녀시대의 일본 내 활약에 주목하며 SM의 목표주가를 2만원에서 3만원으로 올렸다.

소녀시대의 성공가도는 일본 유력 경제주간지의 주목도 받았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지난 9월 말 발행 호의 표지를 이례적으로 소녀시대로 장식하고 "일본 진출에 성공한 소녀시대와 NHN 이마트 CJ엔터테인먼트 등 한국의 성장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며 "철저한 준비와 노력을 바탕으로 한 프로다운 높은 완성도와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을 지향한 전략이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발표한 '아이돌그룹이 이끄는 신(新)한류시대'라는 보고서에서 소녀시대, 카라 등의 일본 진출 성공을 예로 들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기업들도 도전정신을 발휘하되 치밀한 계획 및 위험관리를 하면서 성공의 경험을 축적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 소녀시대가 일본에서 거둔 매출은 어느 정도나 될까. 소녀시대는 일본 첫 싱글 '지니'를 10만여장 팔았다. '지니'가 1장당 약 1500엔인 점을 감안할 때 소녀시대는 순수하게 데뷔 싱글음반 판매로만 일본에서 1억5000만엔, 한화로 약 20억원의 매출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일본에서 정식 데뷔한 지 한달도 안된 소녀시대는 음원판매 등에서도 이미 초강세를 보이는 데다 벌써 많은 일본 기업으로부터 CF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는 21일 일본 아이튠스 싱글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SM 측은 "일본에서 소녀시대의 인기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며 "이보다 더 긍정적 요인은 인기 상승속도가 갈수록 빨라진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소녀시대가 한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는 데는 소녀시대가 오랜 준비 끝에 실력을 겸비한 매력으로 일본 팬들에게 다가간 점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멤버 모두가 어린 시절부터 SM에서 연습생 생활을 해 수준급의 노래와 춤실력을 보유한 소녀시대는 빼어난 외모까지 더해 때론 귀엽게, 때론 섹시하게, 때론 힘있는 모습을 일본 팬들에게 선보였다. 소녀시대는 일본에서 지금껏 볼 수 없던 스타일의 걸그룹이기 때문에 일본팬들은 소녀시대에 일찌감치 열광했다.

일본 TV아사히 요시다 고 기자는 "소녀시대는 현재 일본방송 내 노출빈도가 상당히 많고 잡지와 인터넷 등을 통해 널리 퍼지고 있어 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며 소녀시대의 일본 인지도를 전했다.

그는 소녀시대의 일본 열풍에 대해 "일본의 기존 걸그룹과 차별성 때문"이라며 "일본 걸그룹들이 춤이나 복장에서 귀여움을 강조했다면 소녀시대는 춤이 파워풀하고 복장에서도 각선미를 부각해 세련미가 느껴지는데, 이런 차별적인 모습들이 패션에 관심이 많은 일본 젊은세대에게 어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SM의 수준급 마케팅전략도 크게 한몫했다. SM은 소녀시대 이름 앞에 '아시아 넘버원 걸그룹'이란 타이틀을 붙이고 유튜브 등을 통해 소녀시대를 일본팬들에게도 널리 알렸다.

이에 일본에서는 소녀시대의 첫 싱글이 발매되기 전부터 팬덤이 형성됐고 일본 첫 쇼케이스에 무려 2만여명의 일본팬이 운집한 것으로 확인받았다.

또한 SM은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 심도있는 논의 끝에 현재 일본 걸그룹시장에는 AKB48 외에 강력한 강자가 드물다고 판단, 소녀시대의 본격적인 일본 진출시기를 올 여름으로 정했다.
길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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