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불어닥친 ‘지’(Gee) 신드롬이 채 가시기도 전에 소녀시대가 여름 사냥에 나섰다. 상큼한 스키니진에 흰 티셔츠를 걸쳤던 ‘마론 인형’들이 이번엔 시크한 ‘마린 걸’로 변신했다. 두 번째 미니앨범 ‘소원을 말해봐-지니’로 돌아온 소녀시대는 “한 두달만 쉬어도 무대가 그립다”며 “우린 강철 체력의 소유자”라며 까르르 웃었다.

뮤직비디오 영상에서 소녀시대는 스모키 메이크업에 도도한 표정으로 한층 성숙한 매력을 보여줬다. ‘섹시 컨셉트를 기대하는 팬들의 바람에 부응한 것이냐’는 질문에 윤아는 “섹시라는 단어는 아직 어울리지 않는다. 밝은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가되, 수수한 스타일에서 조금 꾸민 모습을 보여줬다. 그게 확 달라진 것처럼 보여서 섹시란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또박또박 설명했다.

‘소원을 말해봐’는 후크송이 아닌 미디엄 템포의 댄스곡이다. 침체된 사회 분위기 속에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싶어서 대표곡으로 정했다.

태연은 “우리는 이미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니 더 빌 소원이 없다. 대신 일상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우리가 램프의 요정 지니가 되어,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이 되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앨범 재킷에는 윤아와 유리가 큼지막하게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특정 멤버를 향한 경쟁심이나 질투는 없냐’라는 질문에 효연은 “팀워크가 좋아야 오래갈 수 있다는 걸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서로를 위해 쓴소리나 직언은 해도 질투는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티파니 역시 “내가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편이다. 발음이나 제스쳐가 어색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연습실에 내려가 하루종일 연습한다. 서로가 약이 되면 되지, 어색한 사이 같은 건 없다”라고 강조했다.

아홉 소녀들은 톱스타가 된 지금도 북적대는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 방3개짜리 아파트에서 눈뜰 때부터 잘 때까지 붙어있다. 고3인 막내 서현은 “쉴 때에는 서재에서 어울려 책을 읽는 걸 좋아한다. 언니들이 음악뿐 아니라 좋은 책들을 많이 추천해줘서 이야기가 잘 통한다”라고 말했다.

유리는 “갑자기 많은 사랑을 받아 얼떨떨했는데, MBC TV ‘쇼!음악중심’의 MC 활동을 하며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다. 채연, 이정현 선배 등이 우리를 라이벌로 꼽아주셔서 너무 황송했다. 모든 출연진의 대기실을 들러 항상 인사하면서 우리를 되돌아본다. 신인 같은 겸손함을 잃지 않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인경 기자[best@joongang.co.kr]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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