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크송도, 레깅스도 필요없다"…소시의 특별한 컴백전략?

[스포츠서울닷컴 | 나지연기자] '소녀시대'가 돌아왔다. 가요계 관계자 대부분은 역시나 '후크송'을 점쳤다. '안전'을 생명처럼 여기는 아이돌 그룹이 사서 '고생'할 리 있겠냐며 그들의 컴백을 섣부르게 단정지었다.

하지만 '소녀시대'는 이런 가요계의 예상을 보기좋게 뒤짚었다. 반복된 후렴구를 버린 것. 대신 미디엄 템포의 팝 댄스곡을 들고 돌아왔다. 가사 또한 사랑 타령에서 벗어났다. 바꾼 것은 이 뿐이 아니다. 스타일은 '깜찍'에서 벗어나 '쉬크'를 추구했다.

트렌드를 역행한 게 아닐까. 우려(?) 섞인 기자의 질문에 '소녀시대'는 "그래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이라고 역발상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유행'을 거슬러 '유행'을 만드는 9명의 마린걸. 그들의 새로운 항해를 살펴봤다.

◆ 의도적인 후크 피하기

'소녀시대'의 미니앨범 타이틀곡 '소원을 말해봐'는 최근 아이돌이 선호하는 후크송과는 거리가 있다. 몽환적인 사운드로 시작되는 도입부와 경쾌한 후렴구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물론 '소원을 말해봐'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기존 후크송에 비하면 그야말로 후렴구에 불과하다.

'소녀시대'가 후크를 버린 것은 의도적인 선택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 김은아 홍보팀장은 "'지(Gee)' 활동이 끝난 뒤 완전히 새로운 것을 준비했다. '지'에 머물기보다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면서 "소속 작곡가 유영진, 유한진와 유럽 출신의 작곡가팀 '디자인 뮤직'(Dsign Music)이 뭉쳐 후크송이 아닌 다른 장르 음악을 만들기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 흐름 탈피? 트렌드 선도!

소녀시대는 이전 곡 '지(Gee)'를 통해 후크송의 유행을 이끌었다. 그러나 '소원을 말해봐'에는 그 흔한 '후크' 조차 없다. 새로운 시도이기는 하나 분명 지금의 트렌드에는 역행하는 곡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소녀시대'의 생각은 달랐다. '역행'아닌 '선도'라는 것. 김은아 팀장은 "유행에 따르기보다 유행을 거슬러 새로운 유행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또 한번 트렌드를 바꾸고 싶은 욕심은 있다. 물론 유행을 바꾸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소녀시대'로 인해 또 다른 새로움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감히 트렌드를 '만든다' 혹은 '바꾼다'는 말은 못하겠다. 트렌드냐 아니냐는 대중들의 판단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이번 앨범에서도 보다 많은 팬들과 교감하며 호흡을 같이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가사·스타일도 '리프레쉬'

스타일에 있어서도 기존 그룹과의 차별성을 중요시했다. 최근 걸그룹이 추구하는 패션은 찢어진 레깅스와 복고풍 프린트 셔츠, 그리고 하이탑 슈즈 등을 약속한듯 입었다. 반면 '소녀시대'는 해군복장을 코스프레한 '마린룩'으로 오히려 깔끔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소시'의 의상 담당자는 "최근 컴백하거나 새로 선보이는 걸그룹이 화려하거나 거친 이미지로 섹시어필한다면 '소시'는 정돈되고 깔끔한 이미지로 다가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사도 일반적인 사랑 노래와는 다르다. 자신들이 '행운의 여신'이 되어 소원을 들어주겠다며 용기를 북돋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틴팝에서 자주 들어봤을 화법이다. 이에 대해 '소시' 측은 "소녀시대가 말할 수 있는 용기라던지 열정, 에너지를 북돋는 그런 내용을 담았다"며 "팝스타일의 새로운 가사가 리프레쉬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소녀시대의 컴백곡 '소원을 말해봐'는 각종 음원 사이트 순위에서 1위를 거머쥐며 안정적인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 성공을 점치기는 이른 상황이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첫 무대에서 보여질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가 얼마나 대중과 교감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들의 색다른 시도가 또다른 유행을 만들 수 있을까.

< 사진제공 = SM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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