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소녀시대 ‘Gee’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2NE1의 데뷔는 ‘큰 물에서 노는 법’의 정석이었다. SM은 흰 티에 스키니진을 입은 소녀시대의 티저 포스터로 남자들의 눈을 반짝 반짝 빛나게 했고, 뮤직비디오와 무대 공개를 차근차근 진행시키며 기대감을 극대화시켰다. YG는 빅뱅이라는 대세에 수석 프로듀서 테디의 결합에 휴대폰 CF라는 포르쉐 엔진까지 장착해 2NE1을 데뷔 전에 차트 1위로 올렸다. 물론 ‘엄친딸’의 여왕은 김연아다. 그는 은반 위에서는 여제였고, CF에서는 귀엽게 노래를 부르는 소녀가 됐다. 이 완벽한 셀러브리티와 누가 정면으로 맞붙고 싶겠는가.




거리에 포스터가 나붙기 시작하면서부터 소년들은 밤잠을 설치기 시작했다. 청바지에 흰 티셔츠, 막대 사탕과 롤러스케이트로 단순하게 꾸민 소녀들의 모습에 사람들은 허를 찔린 듯 했고, 그것이야말로 가장 치명적인 스타일링임을 알게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어 공개된 뮤직 비디오에서 소녀들은 몸의 어느 부분도 숨길 수 없는 선명한 차림새와 맨얼굴보다 자극적인 맨발을 보여주었고, 무대를 통해 드러난 군무의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두 달이 넘도록 차트의 정상을 지킨 이들은 활동을 마무리하기에 앞서 가능한 모든 예능 프로그램을 소화했으며, 이를 통해 가능성을 검증받은 멤버들은 현재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개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듯 정확한 기승전결에 의한 매니지먼트는 결국 올 상반기를 말 그대로 ‘소녀시대’로 만들었고, 소년들의 팬덤은 어느 때보다도 거대하게 성장했다. 이제 음악 방송을 보다가 “반짝반짝 눈이 부셔”라는 달콤한 가사를 따라 부르는 굵직한 목소리들을 듣는 일은 더 이상 낯선 경험만은 아니게 됐다. 물론, 완전히 적응했다는 말은 아니다.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는 어느 순간 ‘붐의 친구를 소개합니다’가 된 프로그램이었다. “붐 친구, 누규? 붐 친구, 누규?”라는 노래로 웃겨야 할 만큼 ‘친구 수급’이 쉽지 않은 프로그램의 특성은 결국 연예인 지망생이나 연예인은 아니지만 유명인들을 출연시켜야 하는 상황에 이렀고, 개그맨 이혁재의 대학 후배라는 이유로 출연한 프로게이머 이윤열 또한 이러한 경우에 속했다. 그러나 연예인보다는 운동선수에 가까운 직업적 특성상 버라이어티에 익숙하지 않은 이윤열이 <스친소>에서 과감히 선보인 ‘로봇춤’은 붐으로부터 “70년대에 유행한 춤”이라는 비웃음을 샀으며 “연봉 3,4억을 피시방 비로 투자한다”는 붐의 발언은 스타크래프트계의 톱스타인 ‘천재’ 이윤열의 팬들과 스타크래프트 유저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는 방송에 출연하는 셀러브리티의 영역이 점점 확장되고 있는 현 상황, 그리고 서로의 콘셉트가 맞지 않을 때 벌어지는 참사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케이스였다. 그러나 어쨌든, 이 날 이윤열에게 호감을 표했던 소녀시대의 유리는 단숨에 스타크래프트 팬들 사이에서 ‘여신’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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