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봄기운이 퍼진다.

상큼발랄하면서도 깜찍한 소녀시대(윤아, 수영, 효연, 유리, 태연, 제시카, 티파니, 써니, 서현)의 컴백은 긴 한파에 `보약처방`을 기다렸던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이들의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계절이 벌써 봄으로 건너뛴 듯 유쾌하고 즐겁다.

9개월만의 활동재개, 신곡이 담긴 새 음반을 발표한 것은 꼬박 14개월 만이다. 새 앨범의 반응은 예상대로 뜨겁다. 타이틀 곡 `지(Gee`)는 첫사랑에 빠진 소녀가 어쩔 줄 몰라하는 귀여운 상황을 담은 빠른 댄스곡.

`지지지지 베베베베(Gee Gee Gee Gee Be Be Be Be)` 반복되는 후렴구에 첫사랑의 풋풋함과 아련함까지… 중독되기에 그만이다. 컴백과 동시에 각종 온오프라인 음악차트를 휩쓸고 있는 소녀시대는 지난 10일 첫방송에서 컬러풀한 스키니진을 입고 선보인 `게다리춤`으로 인형 같은 매력을 뽐냈다. 영어 스펠링 `G`를 손가락으로 그리는 안무도 친근했다.

오랜만에 무대여서 데뷔시절로 돌아간 듯 했다는 아홉 멤버들은 "우리 노래를 듣고 모두 화이팅했음 좋겠다"며 유쾌발랄한 미소를 날렸다.

● 컴백, 그리고 음악

▶ 한 멤버가 안 보이네요.

(제시카) "태연이가 감기에 걸려서 오늘 인터뷰에 함께 하지 못했어요. 많이 아픈 건 아니고요, 휴식이 좀 필요하대요. 다른 멤버들은 보시다시피 아주 건강해요. 뭐든 잘 먹고 씩씩한 성격들이어서 걱정 안하셔도 돼요."(웃음)

▶ 타이틀 곡 `지(Gee)’의 반응이 뜨거워요.

(수영) "중독성이 있는 노래에요. 멜로디도 경쾌하고 듣고만 있어도 저절로 리듬을 타게 되니까요. `Gee`는 미국인들이 자주 쓰는 감탄사래요. `어머나` `깜짝이야`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한국인들은 ‘오 마이 갓’을 많이 쓰는 줄 알고 있지만 미국 사람들은 오히려 ‘Gee’를 더 많이 사용한대요. 이 곡은 이효리 언니의 ‘유고걸’을 만든 이-트라이브씨가 작곡했어요."

▶ 타이틀 곡도 그렇고 `힘내`, `힘들어 하는 연인들을 위해` 등 이번 앨범에는 유난히 화이팅을 외치는 노래들이 많아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티파니) "요즘 경기도 안 좋고 힘든 분이 많잖아요. 직장 다니는 분들도 스트레스가 많을 거고, 언니 오빠들이 저희 노래를 듣고 힘냈으면 해요."

▶ 경기가 안 좋은 걸 소녀시대도 실감하나봐요. 이를테면, 어떤 일에서요?

(티파니) "부모님을 뵈러 미국에 다녀왔는데 환전을 하면서 깜짝 놀랐어요. 정말 경제가 우울한 것 같아요. 성탄절이나 신년에도 예전 같은 분위기가 안 느껴지구요."

▶ 소녀시대의 음악으로 위로를 받는 분들이 많을텐데, 정작 `소녀시대`는 힘들 때 누구에게 위로받나요?

(유리) 신기하게도 멤버들과 얘기하면 금방 풀리고 해결책도 찾아져요. 같이 수다도 떨고 고민도 털어놓으면서 많은 힘을 얻어요.

(수영) "저 같은 경우는 그냥 울어요. 저희 숙소가 한강 바로 옆인데 산책로에 나가서 슬픈 음악을 들어요."

(효연) "저는 울지 않고 한강에 나가서 운동해요. 그러면 다 풀려요."

(제시카) "음악을 계속 들어요. 그날 그날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을 들으면서 조용히 있는 편이에요."

(윤아) "버스 타는 것을 좋아해요. 혼자 버스를 타고 다니기도 하고, 압구정 거리를 혼자 나거 걷기도 해요."

▶ 한층 여성스러워진 것 같아요. 보통 여성그룹들은 앨범을 발표할 때 `이미지` 변신을 고려하는데, 혹시 섹시 혹은 보이시 컨셉으로 나오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요?

(효연·서현·수영)"한살 더 먹으니까 이제 여성스러움이 느껴진다는 얘길 많이 들어요. 어쩌면 팬 여러분들이 저희가 소녀에서 숙녀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거잖아요. 나이다운 게 가장 예쁜 것 같아요. 섹시 컨셉은 저희랑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섹시하다는 말도 어색하고 낯설구요. 예전에는 후드 티셔츠에 스쿨룩 패션을 많이 입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딱 달라붙는 스키니진을 주로 입어요. 나름 그 속에서 여성적인 매력과 섹시함을 조금 느낄 수 있을 거예요.(웃음)"

● 일상, 팬… 소·녀·시·대

▶ 스키니진 입으려면 다이어트에 늘 신경을 써야겠네요.

(수영·윤아) "아무래도 늘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어요. 나 하나 때문에 그룹 이미지가 흐트러지면 안되니까요.(웃음) 요즘엔 학교 다니는 일반 친구들이 더 미모관리에 열심이더라구요. 하하!"

▶ 남성 팬도 남성 팬이지만, 40~50대 아저씨 팬들이 특히 많아요. 좀 부담되지 않나요?(웃음)

"소녀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여자로 보기 보다는 귀여워해주세요."

▶ 여성 팬들도 많이 있죠? 어떤 점이 좋다고 하던가요?

(수영) "생각보다 여성 팬이 많아요. 친근해하고 막내 여동생처럼 느끼는 것 같아요."

▶ 앨범이 나온 후 누가 가장 많이 응원해줬나요?

"당연히 소속사 식구들과 가족들이지만, 이승철 선배님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어요. 얼마 전에 방송국에서 만났는데 `노래 좋더라. 열심히 하라`고 따뜻한 말씀 많이 해주시고 예뻐해주세요. 개그우먼 김신영 언니도 늘 든든한 응원을 보내주시고, 이연희 언니도 모니터를 꼼꼼하게 해주세요. 저와 어릴 적부터 친했던 탤런트 (박)민영 언니도 소녀시대 팬이에요. 맨날 소녀시대의 노래를 듣고 다닌대요."

▶ `피겨스타` 김연아씨도 빼놓을 수 없는 소녀시대의 응원자라고 할 수 있죠?

(소녀시대) "저희 멤버들도 김연아씨 열렬한 팬이고, 경기도 꼭 챙겨봐요. 만나면 처음 본 사람 같지 않고 친근할 것 같아요. 꼭 함께 만나보고 싶어요."



▶ 숙소생활이 지겹지는 않나요?

"지금도 여행 갈 것 다 가고, 교회도 가고, 숙소에 있어도 부모님도 만나고 나가서 밥도 먹고 자유로운 편이에요. 불편할 것은 없어요."

▶ 유명해지고 난 후 변장하고 혼자 거리를 활보해 본 적이 있나요?

(소녀시대) "멤버들 모두 한번씩 있을 걸요. 나갈 때 준비물이 있어요. 그걸 쓰고 나가면 사람들이 잘 몰라봐요. 밖에서 변장한 사람과 마주쳐서 누군가 유심히 보면 저희 멤버일 때도 있었어요."(웃음)

▶ 윤아와 수영은 대학생이 되는데… 계획은 없나요?

(윤아) "1시간을 받더라도 그 수업에 충실히 임하고 싶다. 같은 동기생들, 선배들과 평범하게 잘 어울리고 싶다. 워낙 연예인들이 많은 학교여서 특별한 시선으로 보지는 않을 것 같은데 MT 같은 데도 가보고 싶다."

(수영)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다닐 수 있다면 바랄 게 없지만,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동아리 활동이다. 그 친구들이 학생이 아니라 연예인으로 볼까봐 걱정이 되는데. `겪어 보지도 않고 미리 걱정이구나` 할 수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성실한 대학생활을 해보고 싶어요."

▶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나요? 최근에 본 영화는?

(소녀시대) "영화 본 지가 오래됐어요. 그나마 수영이가 나온 `순정만화`는 멤버들이 다 봤어요. 참, `과속스캔들` 본 멤버들도 있구요. 극장은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가요. 다운받아서 이동시간에 볼 때도 있구요. 멤버들 모두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드라마를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시청률은 잘 안 나왔지만 푹 빠질만한 드라마였어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같은 경우엔 재방송으로 봤던 거 또 보고 그래요. 뭐니뭐니 해도 가장 집중해서 보는 것이 음악방송이에요."

(제시카)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을 많이 봐요. 재미있는 리얼리티나 패션 프로그램이 많아서."

● 설레임, 이상형, 20대 그리고 꿈

▶ 오늘 태연씨가 자리에 없는데 `우결` 커플 중에 어떤 커플에게 가장 호감이 갔나요?

"개미 커플이죠. 너무 재미있었어요. 각각의 커플들의 매력이 있어서 즐겨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정형돈이 아니라 태연과 더 잘 맞겠다 싶은 출연자는 없나요?

"없어요. 처음에는 `축하...해~?` 이랬지만, 워낙 재미있는 분이셔서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방송국에서도 보면 친근하게 해주세요."

▶ 만약 열애설이 나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

(소녀시대) "어떠한 열애설이라도 크게 반응을 안해요. 저희들끼리 웃고 넘겨요. 이 질문은 처음 받아본 질문이네요. 신선해요. 생각도 못해봤어요. 사실이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할 수도 있고. 나이가 되고 그 상황이 된다면. 루머들이 많잖아요. 다른 연예인이랑 누구랑 그런 말이 나오면... 저희가 스캔들이 날 것이라는 생각은 아직은 안해봤어요."

▶ 멤버들의 이상형이 궁금한데요.

(윤아) "자상하고 정 많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요."/ (써니) "착한 사람이 좋아요."/ (효연) "키가 크고 유머 감각이 많은 사람이 좋아요." / (서현) "똑똑하고 매너 좋고 예의 바른 사람요." / (유리) "자상하고 예의 바른 남자요." / (수영) "자기 일에 열정적인 사람이 좋아요." / (제시카) "다니엘 헤니 같은 스타일이 좋아요."(웃음)

▶ 존경하는 선배는 누구인가요?

(멤버들) "보아 선배님요!!!"

(유리·수영) "또 연말에 이효리 언니 콘서트에 가서 많은 것을 느꼈어요. 10년 전에 부른 `루비` `영원한 사랑` 같은 노래를 함께 부르며 눈물도 흘리고, 서로 부둥켜 안으면서 `너무 보고 싶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어요. 특히 효리 언니가 `젊었고 즐거웠던 20대를 너희들과 함께 했다는 것이 행복했다`고 얘기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 우리의 미래는 어떨까 생각도 해보게 된 순간이었고, 저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 원더걸스와 `라이벌`에 관한 질문을 지겹도록 받았을텐데요.

(수영) "멤버들 중에 원더걸스와 친한 사람도 많아요. 원더걸스의 노래를 즐겨들었고, 잘 되어서 진심으로 응원했어요. 우리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제도 됐구요."

▶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멤버가 생기면, 살짝 질투심은 들지 않나요?

"멤버들 모두 똑같은 인기를 누릴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더 사랑받는 멤버도 있겠고,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친구도 생길 거예요. 윤아와 태연이를 통해 폭넓은 연령층이 소녀시대를 알게 돼 오히려 멤버들에게 고마워요.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마치 내가 잘 된 것처럼 기뻐요. 멤버가 빛나면 소녀시대도 덩달아 빛나는 일이니까요. 합숙생활을 몇 년씩 하다보니 이제는 식성과 말투까지 비슷해졌어요. 친자매나 다름 없어요."

▶ 올해 20세가 된 멤버도 있는데, 20대를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

(윤아) "내면적으로 성숙해지는 시기가 됐으면 해요."/ (수영) "10대를 돌아보면 후회남는 일이 많아요. `그때 연습 빠지고 수학여행 갈 걸` 그런 후회가 드는데 20대는 사랑도 해보고 싶고, 차여서 눈물도 흘려보고 싶고 상도 받아보고 싶어요. 여행도 많이 다녀보고 싶고 물 흘러가는대로 살아서 29세 때는 `이만하면 해 볼 걸 다 해보고 살았네` 그런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 (효연) "꿈꿔왔던 것을 이루고 싶어요. 해외에 가서 춤을 배워보고 싶고 전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게 꿈이에요." / (유리) "10년 뒤 `소녀시대 언니들처럼 되고 싶다`는 얘기를 들을만큼 모범적인 20대를 보내고 싶어요."/ (써니) "미래를 위해 좀 더 준비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이 부딪혀서 실패도 해보고 싶어요."/ (티파니) "커피같은 20대를 보내고 싶어요. 달콤하지만 쓴 맛도 있고… 20대를 음악에 여전히 중독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 (소녀시대) "저희 멤버들 모두 20대는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멤버들 모두 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