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물고기가 따로 없다.

tvN 월화드라마 '연애조작단; 시라노'(이하 '시라노')에서의 소녀시대 수영이 그러하다. 지난 해 tvN '제3병원'을 통해 야심차게 연기에 도전한 수영은 걸출한 연기자들 사이에서 미비한 존재감을 보였으며, 그마저도 코마 상태의 환자를 연기하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의 연기력을 제대로 평가할 만한 기회가 없던 터였다. 그러나 수영은 '시라노'를 통해 이종혁과 함께 타이틀롤로 자리매김했고, 연기력을 제대로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다.

 

주인공 자리를 꿰찼지만, 상대가 연기파 배우로 정평이 난 이종혁이기에 이에 따른 부담감도 상당했을 터다. 또한 영화로 한 차례 구현된 바 있는 공민영 캐릭터와 전혀 다른 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과 배우 박신혜와의 비교 또한 수영을 억눌렀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수영은 영화 속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발랄하고 활발한 매력으로 무장했으며 극 속에 무리 없이 녹아들었다.

연기 초짜에게서 흔히 드러나는 과잉 감정과 과한 표정도 없었으며 발성 또한 안정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1화에서 선보인 넘어지고 뒤로 나자빠지는 액션에 이어 2화에서는 술이 얼큰하게 취해 주정을 부리는 등 연기 또한 어색하지 않았다. '제3병원'을 통해 유보적인 연기력 평가를 받았던 수영은 '시라노'를 통해 한껏 기지개를 폈으며 향후 연기자로서의 가능성 또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드라마 속 공민영은, 영화에서보다 좀 더 많은 역할을 부여받았다. 영화에서는 부각되지 않았던 서병훈(이종혁 분)과의 로맨스가 드라마 속에서는 큰 줄기를 이루고 있으며, 초반 갈등 조장 역시 공민영의 몫이다. 이 갈등은 지난 28일 방송분에서 드러났다. 이날 방송 말미에서는 조작을 통해 이루어진 사랑에 대한 진설성과 회의를 느낀 공민영이 시라노 에이전시의 공식 작전과 달리 별개의 행동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에 서병훈은 공민영에게 "넌 시라노 에이전시에서 아웃이다"라고 선언했으며 공민영은 위기를 맞았다. 드라마 '시라노'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시라노 에이전시를 찾아오는 의뢰인이 사랑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조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외에도 진실한 사랑을 꿈꾸는 로맨티스트 공민영이, 상황을 조작해서 연애를 이루어주는 시라노 에이전시와의 간극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로써 수영의 임무는 더욱 막중해지게 된다.

수영은 소녀시대로서 쌓아왔던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시라노' 속 공민영의 사랑스러움을 잘 표현해내고 있으며 20대 아가씨다운 통통 튀는 느낌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살리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가 중요하다. 실제 16살 나이 차이를 극복한 이종혁과의 로맨스, 그리고 그로 인한 세밀한 감정 변화 등 앞으로 수영이 헤쳐 나갈 연기적 과제는 산더미다. 긍정적인 시작을 알린 수영이 과연 마지막까지 드라마를 이끌 한 축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시라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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