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그룹 ‘소녀시대’ 인기 발판

ㆍ데뷔 1년만에 화려한 변신…발랄 상큼한 진행 돋보여

“가수의 꿈도 이루고 보아 언니도 못해본 DJ도 맡고… 요즘 기분, 정말 날아갈 것 같아요.”

그룹 ‘소녀시대’의 리드보컬 태연(본명 김태연·19)이 역대 가수 중 지상파 라디오 ‘최연소 DJ’가 되었다. ‘소녀시대’ 인기를 바탕으로 데뷔 1년 만에 MBC FM4U(91.9MHz) ‘강인 태연의 친한 친구’(오후 8~10시) DJ로 발탁됐다. 태연은 MBC가 봄 개편에 들어간 지난 7일부터 방송을 맡았다. 그룹에서는 맡언니지만 여리고 아담한 몸집을 보면 도무지 상상이 안될 정도로 뛰어난 가창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이미 ‘노래 잘 부르는 가수’로 통하고 있다. 최근에는 KBS 드라마 ‘쾌도 홍길동’의 러브 테마송 ‘만약에’를 불러 인기를 모았다.

“방송 게스트 출연 경험을 살려 선임자인 조정린 언니만큼 잘하겠습니다. 인간미 가득한 작업이 바로 라디오 DJ 같아요.”

의젓한 데뷔 소감. 태연은 같은 소속사 선배인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함께 진행을 맡아 든든하단다. 그러나 방송에선 상황이 다르다. 터프한 강인이 먼저 멘트를 날리거나 다소 ‘오버’하면 그뒤 ‘사고’를 수습하는 누나 같은 역할이다.

태연이 라디오 DJ로 첫 생방송을 하던 지난 9일 오후 8시. MBC 라디오 스튜디오 분위기가 발랄상큼, 그 자체다. 잔뜩 긴장해 실수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정각을 알리는 시보가 끝나자 리드미컬한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남녀 DJ의 외침. “강인! 태연의 친한 친구 !”

태연은 빙긋 웃으며 오손도손 얘기를 이어갔다. 스튜디오 밖에서는 스태프들로부터 소유스 우주선이 우주정거장에 안착이라도 한듯 안도와 칭찬이 뒤섞인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담당 부장인 김애나 프로듀서는 “많은 DJ들과 작업했지만 이렇게 잘하는 친구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옆 스튜디오에 있던 ‘골든마우스’ 배철수(55)는 딸 같은 후배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방송 후 태연은 야무지게 말했다. “저녁시간이라 식사 후 휴식시간에 맞게 편안하게 진행하려고요. 청소년들에게 ‘노력하면 결과는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도 종종 전하고 싶습니다.”

DJ 발탁이 ‘소녀시대’의 본격적인 분화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함께 노래를 부르지만 앞으로 각자 개성에 따라 DJ, 영화, 드라마, 시트콤으로 활동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괴로운 일도 생겼다. 바로 같은 시간대 맞붙은 KBS ‘메이비의 볼륨을 높여요’와 ‘MC몽의 동고동락’의 진행자와 절친해서다. 태연은 “운명의 장난일까요. DJ로 발탁되기 전날 메이비 언니가 방송에서 저에 대한 특집을 마련해 주었어요. MC몽 오빠한테는 KBS ‘1박2일’ 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요. 그러나 반드시 이길거예요. 강인 오빠랑 둘이서 하니까 우리가 유리해요. 아자!”

태연은 시력이 좋지 않아 평소 안경을 쓴다. 소녀의 나이는 벗어났지만 “시집갈 때까지는 맑고 청초한 ‘소녀 모드’를 끝까지 유지하고 싶다”는 고백. 솔직하고도 질리지 않는 이미지 덕일까. 요즘 중·고생들의 휴대폰과 블로그 화면에는 수많은 태연의 얼굴이 담겨 있다.

태연은 전북 전주에서 밴드 보컬 출신인 아버지와 소녀시절 동요대회를 휩쓸 만큼 ‘꾀꼬리’였다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음악을 그만두고 가수가 되려는 딸을 위해 정성을 쏟았다. 피를 속일 순 없었다. 어릴 적부터 가창력이 뛰어났다. 중학생 때 가수가 되려고 노래 부르고 녹음해 듣기를 반복했다. 전주 양지중 졸업 후 서울 청담고에 다녔는데 인문고에서는 연예활동이 어려워 전주예고(방송연예과)로 전학했다. 2004년 ‘제8회 SM 청소년베스트 선발대회’에서 ‘노래짱 1위(대상)’에 입상한 후 가수 준비를 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소녀시대’의 리드싱어가 되기전 SM아카데미에서 보컬 트레이너인 가수 더원을 만나 음악수업을 받았다. 15세였던 그때 덜컹 제안이 와서 더원과 함께 불러 ‘가창력이 으뜸’이란 평을 들은 노래가 ‘유 브링 미 조이(You Bring Me Joy)’다. 2004년 ‘더원 2집’과 김현철의 키즈팝 ‘Love Is…’에 각각 실렸다.

〈 글 김정섭·사진 박재찬기자 〉


처음 본 그 느낌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