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조우영 기자] 올 한해 방송가에는 술주정 연기로 망가진 여자 연예인들이 유독 많았다. 때로는 귀엽기도, 때로는 애절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그들의 포복절도할 사연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소녀시대 윤아부터 '원조 요정' 성유리까지 항상 예쁘게만 보이던 여자 연예인들의 파격 변신이 이어졌다. 물론 극중이지만 실감나는 술주정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것. 올 한해 인기드라마 속 여자연예인들의 최고 술주정 연기는 누굴까.


♦ '일밤-황당극장' 소녀시대 윤아


2009년 첫 술주정 연기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주인공은 소녀시대 윤아다. 윤아는 지난 2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파일럿 코너 '황당극장 어머나'에서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엽기녀'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KBS 일일드라마 '너는 내운명'에 출연,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이기도 했던 윤아는 '청순한그녀의 비밀'이란 한 시청자의 사연을 재연하는 과정에서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폭소를 자아냈다.


당시 찰랑이는 긴 생머리를 자랑하는 '청순한 미녀' 윤아는 소개팅에 나와 술을 마시고 주책방정 술주정 퍼레이드를 벌였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인줄 착각하고 "먼저 가시라"고 '친절'(?)을 베푸는가 하면 술에 취해 집인 줄 알고 공사장에 들어가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기도 했다. 콘크리트가 덜 말라 온기가 남아 있었던 것.


결국 그녀는 머리카락과 옷이 콘크리트와 엉겨 붙어 꼼짝할 수 없게 됐고 결국 '가위'로 머리와 옷을 잘라내고서야 탈출할 수 있었다.


♦ '지붕뚫고 하이킥' 신세경-황정음


소녀시대 윤아만큼이나 최고의 화제를 불러모은 술주정 연기로  MBC 일일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신세경과 황정음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극중 매사 심각한 '청순 미인' 신세경과 '천하 태평' 황정음은 상반된 성격의 캐릭터다. 이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지훈(최다니엘 분)과 함께 고깃집에서 술잔을 기울였다. 태어나 술을 처음 마셔본다는 신세경은 황정음과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어느새 소주 3병을 비었고 결국 만취 상태가 됐다.


웬만해선 소리 내어 웃지 않는 신세경은 된장찌개 속 조개를 보고도 깔깔거리며 웃다가 술기운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의자에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럼에도 아파하기는커녕 마스카라가 번져 팬더가 된 황정음을 보고는 숨이 넘어갈 듯 웃어댔다.


반대로 잘 웃던 황정음은 술기운이 오르자 눈물을 쏟아냈다. 넘어진 세경을 향해 "내 인생 같은 세경씨 엉덩이 불쌍해서 어떡하냐"며 울먹거려 안방극장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 '수상한 삼형제' 오지은


KBS 2TV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에서 주어영 역을 맡고 있는 오지은의 술주정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오지은이 ‘수상한 삼형제’의 첫 방송 이후 단박에 떠오르는 스타로 부상한 것도 술주정 연기 때문.


극중 오지은은 검사가 된 남자친구 '왕재수'(고세원 분)에게 이별을 통보 받고 울분을 토하는, 자존심은 세지만 다소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버림받은 것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상태로 경찰서에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가 하면 한 켠으론 가슴이 터질듯한 답답한 심경을 묘한 눈빛 연기로 표현해 남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후 이준혁을 만날 때마다 술에 취해 속옷의 '뽕'을 빠트리는 엉뚱함을, 때로는 섹시한 ‘물 쇼’를 추는 팔색조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 '살맛납니다' 홍은희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 홍은희의 귀여운 술주정도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극중 남편인 창수(권오중 분)의 뒤를 쫓다가 중국어 학원 대신 대리운전 기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홍은희는 마스카라가 번져 검게 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부모님께 이혼을 선언했다.


이후 그녀는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양혜승의 '화려한 싱글'을 부르며 막춤을 선보였다. 폭탄주까지 거침없이 들이킨 홍은희는 결국 자동차 보닛을 침대 삼아 누웠고 남편이 깨우자 자동차 앞 유리창을 두드리며 "우람아 자람아, 엄마 왔어. 문 열어봐"라고 소리쳤다.


아이들을 찾던 홍은희는 이내 자동차 유리창에 기대 잠이 들고 말았다. 홍은희의 요절복통 코믹 술주정에 시청자들은 즐거워 했다.


♦ SBS '태양을 삼켜라' 성유리


'원조 요정' 배우 성유리도 혀가 꼬인 채 몸을 가누지 못하는 자연스러운 음주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SBS 수목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에서 극중 수현으로 분한 성유리는 박현진과 함께 술을 마시며 각각 지성과 유오성에게 전화를 걸어 "왜 자신들을 모른 체하냐"며 투정 어린 욕설을 퍼부었다. 유오성에게 좋아한다는 마음을 쉽게 고백하지 못하는 박현진을 답답해한 성유리가 직접 시범을 보이겠다며 술에 취한 채 지성에게 전화를 걸어 심한

말을 던진 것.


단순한 욕설이 아닌 좋아하는 남자로부터 배신을 당한 서운함이 담긴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조우영 기자 gilmong@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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