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첫 콘서트 2회 1만3천팬 열광…걸 파워 과시 3시간 37곡 열창

아홉 소녀들은 흥겨운 노래와 깜찍한 춤으로 그리고 애교 넘치는 표정으로, 또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자신들이 가진 매력을 뽐냈다. 그리고 6500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동작 하나, 표정 하나마다 열광했다.

특히 남성 관객들은 아홉 소녀들이 돌출무대 위를 다니고, 등장할 때마다 우르르 몰리거나 시선을 바쁘게 돌려가며 환호를 보냈다. 2009년 걸그룹 열풍의 시발점이 됐던 소녀시대의 인기를 새삼 실감하는 자리였다.

19, 20일 이틀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여성 9인조 소녀시대의 첫 콘서트이자 아시아 투어의 서막인 ‘인투 더 뉴 월드’는 걸그룹 열풍이 거품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공연계의 새로운 시장이 열렸음을 증명해 보인 공연이었다.

소녀시대의 첫 공연은 입장권 판매 시작 3분 만에 전석 매진되면서 열기를 예감케 했다. 수천 명의 관객들은 체감온도 영하 12도의 맹추위 속에서도 질서정연하게 줄을 섰고, 공연장 안은 그 관객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뜨거웠다.

무엇보다 이번 소녀시대 공연은 3월 열렸던 원더걸스의 공연과 더불어 ‘공연시장에서 걸그룹도 통한다’는 것을 다시 증명한 공연이었다. 소녀시대 공연장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 삼삼오오 짝을 이뤄온 30, 40대 ‘삼촌부대’ 등 다양한 연령층으로 채워졌다. 특히 남성 관객들이 더 많았다는 점이 공연계에서는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녀시대의 첫 콘서트는 ‘소녀시대가 초대하는 환상의 세계’라는 콘셉트로 동심을 자극하는 동화 같은 순수함, 공연장을 들썩거리게 하는 건강함과 활력, 여자친구 또는 여동생 같은 귀여움, 여인으로 성장해가는 소녀들의 도시적이고 여성스러운 매력 등 소녀시대의 다양한 모습이 펼쳐졌다.

‘소원을 말해봐’로 시작한 소녀시대의 공연은 마지막 곡 ‘베이비 베이비’까지 약 3시간 동안 37곡이 울려퍼졌다. 멤버별 무대에서는 태연이 푸시캣돌스의 ‘허시허시’를 부르며 무대를 통해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강렬한 모습을 선보였다. 서울에서 1만3000명을 동원한 소녀시대는 내년 상반기까지 일본 도쿄, 태국 방콕, 중국 상하이 등에서도 공연을 벌일 예정이다.

윤아는 20일 이틀째 공연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2007년 데뷔하면서 ‘한국에서 소녀시대를 이뤄보자’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제는 아시아에 나아가서도 소녀시대를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티파니는 “너무 행복하다. 데뷔할 때부터 기도했던, ‘콘서트’라는 소원을 빨리 이뤄서 너무 좋다. 아직도 꿈만 꾸는 듯하다”고 벅찬 소감을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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