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짧게, 보다 강하게'

차트를 수놓고 있는 노래 제목의 숨겨진 사연이 흥미롭다.

공개와 함께 전 차트를 석권하고 있는 소녀시대의 <오!(Oh!)>. 이 노래의 원 제목은 노래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오빠'였다. '소녀'의 '오빠' 사랑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단어였다. 앨범 출시 전까지 소속사 내부에서는 <오빠 송>으로 통했을 정도. 하지만 격론을 거쳐 <오!>로 수정됐다. 자극을 줄이고 기대감을 키운 셈.

한 관계자는 "직접적이고 강렬한 장점이 있는 반면, 남성 팬들만을 고려했다는 지적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감탄사로 불리기도 한 '오'로 줄이면서 노래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하기 위해 수정했다"고 말했다.

'신예' 씨엔블루(CNBLUE)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이들의 데뷔 곡 <외톨이야>는 후렴구의 '외톨이야'를 제목으로 연결시켰다. '다리디리다라 두(daridiridara du)'하는 감칠 맛나는 후크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제작단계에서 이 부분에 '히키코모리'라는 가사를 넣고 제목으로 사용할지 여부를 논의했다.

'히키코모리'는 밀폐된 공간에서 지내며 외부로 나가지 않는 증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외톨이'라는 단어와 어울려 잠시 고려됐지만 일본어이며 병적 증상을 가리키는 말이라 제외됐다. 원안인 <외톨이야>가 선정되며 '도토리야' '재털이야' 등으로 패러디 돼 화제를 끌었다.

한 중견 작사가는 "노래 제목은 한눈에 전체 분위기를 드러내야 한다. 치열한 순위다툼이 벌어지면서 기발하고 압축적인 제목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