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의 ‘힘과 매력’을 한껏 보여주는 뮤지컬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3월28일부터 6월10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은 최정상의 아이돌 가수들이 번갈아 출연하는, 쉽게 접하기 힘든 공연이다. 더욱이 이 같은 아이돌 가수들의 뮤지컬 무대가 결코 흥행만의 차원이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캐스팅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아마도 ‘캐치 미 …’에 나오는 뮤지컬 곡들이 단순히 내지르는 샤우팅(Shouting) 창법보다는 기교 넘치는 가창력을 요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아이돌 가수들의 현란한 노래 실력이 돋보이는 공연이다.

사실, 지난 3월28일의 첫 공연은 실망스러웠다. 무엇보다 워낙 기대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미국 브로드웨이 최고의 흥행작에다가 ‘토니 어워즈(Tony Awards) 2011’ 남우주연상과 3개 부문 노미네이트라는 명성이 잔뜩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첫 공연이다 보니 출연진들이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연기, 춤, 노래할 것 없이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해 어수선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커튼콜에도 자리에서 일어나는 관객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3일 두 번째로 공연장을 찾았을 때 뮤지컬 ‘캐치 미…’는 전혀 다른 작품이 돼 있었다. 불과 6일 만에 세팅이 거의 완벽하게 이뤄져 주·조연이나 앙상블에 이르기까지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지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주었다.

이날 주인공 프랭크 역으로 출연한 규현(슈퍼주니어)은 스윙재즈가 가미된 뮤지컬 삽입곡들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춤은 물론이고 연기 또한 어색한 감이 전혀 없었다. 프랭크의 상대역인 브렌다 역의 써니(소녀시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유의 깜찍한 캐릭터를 십분 살린 연기에다 쉽지 않은 노래들을 자유자재로 ‘갖고 놀았다’.

프랭크 부모 역의 이정열과 전수경은 관록의 뮤지컬 배우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앙상블 또한 뮤지컬 쇼의 화려함을 섹시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표현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당연히 커튼콜에 거의 모든 관객이 기립 박수를 보내는 장면을 연출했다.

프랭크 역에 규현을 비롯 엄기준, 박광현, 김정훈, Key(샤이니) 등이 출연한다. 브렌다 역엔 써니, 최우리, 다나(천상지희) 등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프랭크를 쫓는 FBI요원 칼 헤너티 역에는 김법래와 이건명, 프랭크 아버지 역에 이희정과 이정열, 프랭크 어머니 역엔 전수경과 서지영이 각각 더블 캐스팅으로 출연한다. 02-764-7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