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눈치보기 지쳤다!”

 

일부 대형 가요기획사를 중심으로 한 가요제작자들이 내년부터 방송사가 주도하는 한류콘서트에 참여하지 않기로 뜻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가요관계자들은 최근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 ‘내년부터 방송사 주최의 한류콘서트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들을 중심으로 다수의 가요제작자들이 이같은 의견에 동조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제작자들간의 협의를 거쳐 방송사에 이같은 뜻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방송사가 주도하는 한류콘서트가 해외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들에게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 3사 한류콘서트. “해도 너무하네…”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남미에 이르기까지 K팝이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올해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들은 서로 뒤질세라 잇따라 해외에서 한류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MBC는 지난 3월 태국 방콕에서. 5월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또 오는 20일 일본 니가타를 시작으로 9월 중국 상하이. 11월 호주 시드니에서 잇따라 한류공연을 연다.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돔에서 ‘뮤직뱅크 인 도쿄 K팝 페스티벌’을 연 KBS는 내년 2월께 파리나 런던에서 한류콘서트 개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뮤직페스티벌로 한류콘서트의 포문을 연 SBS는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서울 오사카 뮤직 오브 하트’라는 타이틀의 공연을 열었다.

방송사들은 한류콘서트를 개최하면서 ‘K팝 붐을 더욱 활발히 조성하기 위해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지만 다수의 가요팬들과 제작자들로부터 “가수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지위를 이용해 이속 챙기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너무 잦은 한류콘서트. K팝 붐에 찬물 끼얹을까 우려

 

가요제작자들은 무엇보다 방송사들의 지나치게 잦은 한류공연이 어렵게 일궈놓은 한류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한류확산 공로로 감사패를 받은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프로듀서의 지적에도 이같은 우려가 담겨있다. 그는 감사패를 받는 자리에서 “정부나 기관들이 한류콘서트를 많이 만들고 ‘한국의 이름으로’를 강조해 자칫 설익은 것이 나가 ‘가보니 별 것 아니네’라는 반응이 나올까봐 우려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고가의 티켓 판매는 물론 콘서트 출연가수들과 관련한 상품 끼워팔기 등이 현지팬들로부터 ‘한국가수들은 돈만 챙기려 한다’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작자들의 ‘한류콘서트 보이콧’ 움직임은 이같은 부작용을 인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제작자는 “더 이상 방송사들의 한류콘서트에 ‘울며 겨자먹기’로 소속가수들을 보내줄 수 없다는 데 제작자들이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제작자들이 다 개척해 놓은 시장에 방송사들이 ‘숟가락’만 얹고. 또 그게 가수들에게 피해로 돌아오는 상황을 두고 볼 수 만은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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