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이에요, 여러분 보고 싶었어요!"

덥기도 하고 쌀쌀하기도 한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 여름을 보내기 싫은 이들과 가을을 두팔 벌려 환영하는 이들을 위한 앨범이 나왔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유닛 태티서(태연 티파니 서현)가 2년 만에 2집 미니 앨범 '할라'를 들고 야심 차게 음악 팬들 앞에 섰다.

16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태티서 '할라'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타이틀은 쇼케이스였지만 웬만한 콘서트 못지않은 풍성한 음악 잔치가 마련됐다. 태티서의 팬들은 1000석을 가득 메우고 공연 시작 전부터 핑크색 야광봉을 흔들며 열기를 뿜어냈다.

약속한 시각, 태티서가 무대 위에 올랐다. 타탄체크 무늬 의상을 개성 있게 맞춰 입은 세 멤버는 유닛의 데뷔곡이자 히트곡 '트윙클'로 쇼케이스의 포문을 열었다. 오프닝부터 상큼하게 노래하는 셋을 보며 현장 팬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응원 구호를 따라 하는 남성 팬들의 굵직한 목소리가 공연장을 에워쌌다.

신 나게 공연 시작을 알린 태연 티파니 서현은 분위기를 180도로 바꿔 감미로운 무대를 준비했다. 1집 미니 앨범에 담긴 '베이비 스텝'으로 감성 폭발 무대의 신호탄을 쐈다. 소녀시대 '완전체'로나 태티서로 쇼케이스를 한 적이 없던 이들은 1집 수록곡을 연달아 부르며 잔치를 만끽했다.

두 곡을 마친 태티서는 현장 팬들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서현은 "여러분 보고 싶었다. 이렇게 미니 2집으로 찾아 뵙게 돼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티파니도 "영화 시사회 같은 자리가 많은데 저희도 이번 새 앨범 무대를 여러분에게 먼저 공개하게 됐다. 같이 즐겨 달라"고 외쳤다.

티파니 태연 서현(왼쪽부터)이 신곡 '아드레날린' 무대를 꾸미며 쇼파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김슬기 기자

1집 수록곡 '처음이었죠'까지 부른 뒤 본격적으로 신곡 무대가 펼쳐졌다. 첫 번째로 마련된 '아드레날린'은 흥겨운 비트감이 일품인 곡. 세 멤버는 통통 튀는 팝곡을 신명나게 소화하며 듣는 이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쇼파를 춤 도구로 사용해 남성 댄서들과 쉬지 않고 몸을 흔드는 멤버들을 보며 관객들은 금세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본격적인 앨범 소개와 퍼포먼스에 앞서 샤이니 민호가 진행자로 자리했다. 그는 "태티서의 첫 번째 쇼케이스 진행을 맡게 돼 영광이다. 태티서의 두 번째 앨범 발매를 앞두고 여러분도 그 무대를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얻었다. 우리 모두 눈이 호강하게 됐다"며 재치 있게 소감을 말했다.

태티서의 쇼케이스에 샤이니 민호(왼쪽)가 진행을 맡아 태연에게 꽃을 선물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그런 민호를 보며 태티서는 한결 더 밝고 여유 있게 앨범 얘기를 시작했다. 티파니는 "지난 3월 '미스터 미스터' 활동을 마치고 일본에서 아레나 투어를 돌았다. 이때 이미 태티서 새 앨범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콘셉트를 구상하면서 베스트 6곡을 추려 이렇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수록곡 '내가 네게'는 달콤한 멜로디에 어쿠스틱 요소가 더해진 미디엄 팝곡이다. 태티서 멤버들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고백하는 마음을 속삭이듯이 노래했다. 멤버들은 "그동안 태티서는 무드 있고 섹시한 노래를 안 했는데 이번에 새롭게 도전했다.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 빨리 들려드리고 싶어서 13일 먼저 공개했었다"고 입을 모았다.

'스테이'는 드럼과 신스의 청량한 느낌이 세 멤버의 목소리와 조화를 이루는 노래다. 티파니는 "이 노래를 한여름에 녹음했다. 그래서 비트와 디스코 장르가 굉장히 신 난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가을에 들고 나오게 됐다. '떠나는 여름의 추억들이여 가지 말고 머물러 달라'는 의미로 들어 주시면 더 색다를 거다"고 센스 있게 말했다.

감미로운 느낌을 한가득 머금은 '온리 유'는 막내 서현이 작사했다. 서현은 "진실한 사랑을 찾아 영원히 지키고 싶다는 내용을 적었다. 올해 초 부모님과 함께 스위스 알프스 산맥으로 여행을 갔는데 펼쳐진 설경을 보니 뭔가 떠올랐다. 하루 만에 가사를 다 썼다"고 자랑했다.

여름 느낌의 '아드레날린' '스테이', 가을 감성의 '스테이' '내가 네게'가 앨범의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타이틀곡 '할라'를 공개할 순서가 왔다. 태연은 "'할라'는 무게감이 있는 노래다. 앨범 안에 좋은 곡이 정말 많지만 중심을 잡아 주는 곡이다"고 표현했다.

빅밴드 브라스의 무게감에 멤버들의 개성 만점 보이스 컬러가 버무러져 '할라'가 완성됐다. 무대 위에서 태연 티파니 서현은 물 만난 고기처럼 노래하고 춤추며 열정적으로 퍼포먼스를 꾸몄다. 무대 아래 관객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응원을 보냈고 덕분에 공연장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쇼케이스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태티서 멤버들은 당찬 각오를 밝혔다. "소녀시대와 태티서가 그동안 비주얼 퍼포먼스 위주였다면 이번 무기는 보컬 퍼포먼스다. 발전하고 성장하는 아이콘이 되고 싶다" "모든 마음을 담아 노래하겠다" "저희의 여러 매력을 편하게 보여드리고 싶디" 등의 포부로 충만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완전체'를 뛰어넘을 유닛의 반격, 태티서가 그 출발선에 서 있다.

http://news.tf.co.kr/read/entertain/1412104.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