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서열’…………. 맞나?

최근 한 일간지(스포츠조선)가 발표한 ‘2014년 걸그룹 서열’에 대해, 네티즌 사이에 갑론을박이 있는 듯 하다. 어떤 이는 이번 결과에 대해 대체로 맞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반면, 너무 주관적인 판단으로 작성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 또한 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4 걸그룹 서열’에 대해 리뷰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워낙 많은 걸그룹에 대한 서열이 정리되어 있는 관계로, 오늘은 최상위의 ‘넘사벽’과 ‘전국구’ 레벨에 속한 걸그룹의 데이터만 우선 살펴보기로 하자. 또한, 작년에 쓴 칼럼 ‘씨스타는 정말 국민 걸그룹 반열에 올랐는가’를 통해 한차례 네티즌들과 홍역을 치른바 있어, 오늘 칼럼은 주관적인 판단을 최소화 하고 팩트(fact)위주로 간략히 작성해 보기로 한다.


누가 롱런 음원을 발표 했나?  넘사벽(소녀시대, 씨스타, 2NE1), 전국구(걸스데이, f(x))
요즘 웬만한 음원은 출시와 동시에 실시간 차트 1위에 오르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1위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있어, 이제는 얼마나 오랫동안 차트에 머무는지가 음원의 인기를 결정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롱런’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비교해 보자.

 

위 그림은 ‘넘사벽’과 ‘전국구’ 레벨에 속한 걸그룹의 지난해 50위권 히트음원 수명을 나타낸 것인데, 걸스데이(15주), 씨스타(11), 소녀시대(10), 2NE1(9주), f(x)(8주) 순으로, ‘전국구’ 레벨의 걸스데이가 ‘넘사벽’ 레벨의 걸그룹들보다 음원의 수명에 대한 경쟁력은 오히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소녀시대와 씨스타는 굉장히 비슷한 수명 패턴을 보였고, 에프엑스는 ‘전국구’ 레벨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3분기 1위곡의 50위권 평균 수명(8.6주)에 다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누가 더 음반을 많이 팔았나?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소녀시대의 압도적인 음반 판매량은 그 어떤 걸그룹도 따라 오기 힘든, 말 그대로 ‘넘사벽’ 수준이다. 또한, ‘전국구’ 레벨의 f(x)가 ‘넘사벽’ 레벨의 다른 두 걸그룹 보다 월등히 많은 음반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애니원의 경우는 작년에 ‘Falling in love’ 와 ‘그리워해요’ 두 개의 히트 음원이 있었으나, 정식음반이 출시 되지 않았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2013년 연간 각 걸그룹의 앨범판매량 기준)


누가 더 많은 팬덤을 보유 하는가?

 

 

팬카페(다음 팬카페) 회원수 비교에 있어서도 소녀시대의 팬덤이 다른 걸그룹들보다 월등히 많은것으로 나타났다. 팬덤의 숫자를 자세히 보면 음반판매량과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음악업계에서 음반 출시를 앞두고 음반 판매량을 예측할 때 열성적인 팬덤의 숫자를 활용하기도 한다.

씨스타는 ‘넘사벽’ 레벨인데 반해, 팬카페 회원의 숫자가 상당히 적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씨스타가 팬덤을 기반으로 성장한 걸그룹이 아니라는 것을 나타낸다. 보이그룹이나 걸그룹의 성공요소에 없어서는 안 되는, ‘팬덤’이 취약한 상태에서 씨스타가 ‘넘사벽’의 레벨에 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마치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 ‘국어’나‘수학’같은 주요과목을 포기하고 서울대에 입학한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겠다.    


누가 더 많이 언론에 오르내렸나?

 

 

 

 

위 그래프는 2013년 한해, 언론(신문, 잡지등)에 오르내린 각 걸그룹에 대한 기사의 양을 비교한 것인데, 역시 ‘넘사벽’ 레벨의 소녀시대와 씨스타가 자주 언론에 등장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어서 ‘2013년 걸그룹 서열’ 보다 두 계단 상승한 걸스데이도 거의 ‘넘사벽’ 수준에 육박하는 많은 양의 기사가 언론을 통해 흘러 나왔던 것으로 조사 되었다.

지금까지 가용한 주요 4가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포츠조선이 최근 발표한 ‘2014년 걸그룹 서열’ 중 ‘넘사벽’과 ‘전국구’ 레벨의 걸그룹에 대한 데이터를 리뷰해 보았는데, 내년도 발표에는 정성적인 평가와 정량적인 평가를 잘 섞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발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년에 왕성한 활동으로 씨스타가 ‘전국구’ 타이틀을 때고 ‘넘사벽’ 레벨로 올라 간 것처럼, 현재 전국구 레벨의 f(x)나 걸스데이도 올해의 성과에 따라 내년도 걸그룹 서열에서 ‘넘사벽’ 레벨로 넘어 갈수도 있을 텐데, 굳이 예상을 해보자면, 연초에 컴백해 ‘썸씽’으로 2루타를 친 ‘걸스데이’가 잘하면 올해 안에 홈플레이트까지 들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by.김진우 교수
2014.02.14

출처 - http://gaonchart.co.kr/thema/view.php?id=106&gbn=opin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