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의 히스토리는 유구하다?

소녀시대가 밥을 향한 깜찍한 집착을 고백해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다소 아이러니하게 들릴 법도 한 소녀시대 밥 고백은 그녀들이 어엿한 ‘중견돌’의 반열에 들어서있음을 방증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제는 ‘밥심’으로 버텨야 한다는 그녀들의 귀여운 투정은 밥 고백을 바라보는 팬들마저 폭소케 할만하다.

 

현재 가요계에서 소녀시대를 빼고는 그 흐름을 논할 수 없다. 그만큼 소녀시대는 데뷔 이래 독보적인 위치를 점령하며 탄탄한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중견돌’이라는 얘기다. 방송을 통해 종종 고백되는 아이돌 그룹간의 ‘인사’ 문제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한때 “후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우리를 보고 인사를 안 해요”라는 말로 울상을 짓는 소녀시대의 하소연만 봐도 그렇다. 이는 아이돌 그룹 천하시대라 불리는 현가요계에서 그녀들이 꽤 선배 격임을 짐작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녀시대의 연륜(?)을 또 한 번 확인하게 하는 에피소드가 흘러나왔다. 바로 소녀시대 밥 고백이 그것이다. 밥을 먹지 않으면 힘을 쓰지 못하는 나이가 됐다는 그녀들의 웃지 못 할 고백, 진정 ‘중견돌’의 입지를 확고히 나타내주는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다.

소녀시대 멤버들의 밥에 관한 집착이 고백된 것은 지난 4일 방송된 Mnet ‘비틀즈코드2’를 통해서다. 이날 소녀시대는 “무지하게 뭘 먹는다면서요”라는 MC 탁재훈의 짓궂은 질문에 “무대에 오르기 전에 밥을 꼭 먹는다”고 답하며 자신들의 밥 욕심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실제로 그녀들은 밥을 먹고 무대에 오르는 것과 공복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이 꽤 큰 차이가 난다는 말로 입을 모았다. 이에 매니저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는 무조건 밥을 챙겨 먹는 것이 습관이 돼 있다는 게 그녀들의 고백인 것.

더욱 흥미로운 것은 “멤버들 중에서 누가 제일 많이 먹냐?”는 탁재훈의 질문에 모두가 티파니를 지목했다는 사실이다. “티파니가 밥에 제일 예민하다”는 태연의 폭로에 발맞춰 티파니 역시 “내가 조금 많이 먹는다. 나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꼭 먹어야 한다”고 맞장구치며 자신의 식탐을 솔직히 고백해 왔던 것. 특히 “어느덧 데뷔 6년차다. 이제는 밥심으로 무대에 설 나이가 됐다”는 그녀들의 고백은 밥 욕심을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오게 하는 것이기도 했다.

‘중견돌’의 연륜을 보여주는 고백은 비단 밥 집착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이날 한 결 같이 자신이 솔로임을 강조해 온 그녀들은 방송활동에 전념하느라 연애할 시간이 없다며 하소연을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파니는 “목, 금, 토, 일은 음악방송을 한다. 그래서 월, 화, 수요일은 음악방송을 위한 재충전 시간이 됐다. 무조건 쉬고 관리를 해야 한다. 요즘에는 무대에서 티가 나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예전같지 않은 체력’을 고백해 오기도 했다. 스케줄이 잡혀 있지 않은 날도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무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다는 게 그녀 발언의 요지인 것. 결국 “쉬지 못하면 무대에서 티가 난다”는 그녀의 고백은 소녀시대 밥 사랑 못지않은 ‘중견돌’의 결정적인 일면이 되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 8월, 처음 가요계에 얼굴을 내민 소녀시대는 어느덧 데뷔 6년차에 접어든 ‘중견 걸 그룹’이다. 9명의 멤버들 중 가장 막내인 서현이 올해로 23살이 됐으니, 그녀들의 평균 연령이야 재삼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 수많은 걸·보이 그룹이 판치는 가요계에서 10대의 멤버들이 결코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밥심’ 운운하는 소녀시대의 고백이 그리 낯설게 들리지만은 않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데뷔 이래 꽤 많은 히트곡들을 유행시키며 그녀들만의 유구한 히스토리를 만들어온 소녀시대의 노고가 이번 밥 고백을 통해서 새삼 확인된 셈이다.

 

고미정 기자 http://www.vitami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