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의 시작과 동시에 지난 연말에 예고됐던 대로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걸그룹 '소녀시대'가 컴백했다. 멤버들의 개인활동과 '태티서'로서의 활동이 있었던 탓에 그녀들의 공백이 마냥 길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소녀시대로서 1년 2개월만의 활동재개다. 많이들 예상했던 대로 소녀시대의 컴백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는 출시와 동시에 전 음원사이트 1위를 차지하며 명불허전을 입증했다.

 

 

소녀시대의 정규 4집 앨범 타이틀곡 '아이 갓 어 보이'는 그동안 사랑스러운 소녀의 이미지로 기억되던 소녀시대가 '걸스 힙합'이라는 틀에서 색다른 음악과 패션을 선보여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소녀시대의 걸스 힙합 패션, 그 핵심을 짚어봤다.

 

 

● 하이힐을 벗은 소녀시대

 

소녀시대의 이번 패션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점은 바로 '소녀시대가 하이힐을 벗었다'라는 점이다. 연습할 때조차도 하이힐을 신는다고 알려져 있으며, 화제가 됐던 '제기차기 춤', '각선미 춤' 때도 하이힐을 신었던 만큼 신선한 충격이다.

 

높은 굽 슈즈가 사라진 자리는 스니커즈(운동화)가 꿰차고 들어갔다. 그 중에는 바닥이 안정적이어서 춤을 추기에도 좋은 보드화, 발목을 감싸줘서 편안한 하이톱 스니커즈도 포함돼 있다. 한층 강해진 소녀시대의 이번 안무와도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소녀시대는 하이힐을 벗고서 "안무가 걸스힙합이라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하지만 그녀들이 스니커즈를 선택했다고 해서 '높이'와 '각선미'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자벨 마랑을 필두로 트렌드가 된, 하이힐이 운동화 속에 숨겨져 있는 웨지힐 스니커즈 역시 소녀시대의 선택을 받았다.

 

신발에서부터 달라진 소녀시대의 이번 패션은 스니커즈 특유의 캐주얼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가 전체의 분위기를 펑키하게 이끌고 있으며, 여기에 웨지힐 스니커즈의 세련미와 트렌디함을 더했다.

 

● 콘셉트 아래 자유분방한 패션

 

소녀시대 9명의 패션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점 역시 '아이 갓 어 보이'에서 주목할 점이다. '지(Gee)'나 '지니(Genie)' 등 소녀시대의 이전 의상이 '한 팀'이라는 점을 분명히 느낄 수 있는 '단체복'의 개념이었다면 '아이 갓 어 보이'는 한층 더 웨어러블하면서 한명 한명의 패션이 모두 다르다.

 

때때로 한 멤버는 복고적이고, 다른 누군가는 큐트하다. 그 사이에서 다른 멤버는 섹시하고, 또 다른 한 사람은 화려하고, 또 개구쟁이같기도 하다. 각자의 옷차림만을 떼놓고 본다면 느낌도, 스타일의 이름도 각기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한 무대에서만은 하나의 콘셉트를 가지고 9개의 패션을 통일하고 있다.

 

때로는 데님, 가죽, 니트 등 소재로 통일성을 느낄 수 있고, 카무플라주(군복무늬) 등 동일한 무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일명 '추리닝(트레이닝웨어)'을 적절히 코디해 스포티 룩을 재구성하는가 하면, 각기 다른 9개의 밀리터리 룩이 튀어나온다. 선물세트처럼 다채로운 스타일을 한꺼번에 접한다는 풍성함은 노래 한 곡이라 하더라도 듣는 재미에

보는 재미까지 느껴지게 한다.

 

더욱이 9개의 패션이라 하더라도 쌩뚱맞은 고릿적 패션이 섞여있는 게 아니라 그 하나 하나 속에는 최신 패션 트렌드까지 녹아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달랑한 크롭드 재

킷, 밑위가 긴 스키니 배기 팬츠, 위아래가 이어진 점프수트, 박시한 보이프렌드 재킷, 수영복을 연상시키는 하이웨이스트 쇼츠 등 복고 패션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최근 몇

년간 직간접적으로 꾸준히 강조되던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 소녀시대의 키치한 힙합을 장식하라

 

'아이 갓 어 보이'는 역대 패션 중 가장 장식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심플하게는 티셔츠의 그림, 모자의 무늬, 레터링 등이 큼직큼직하게 들어가 가장 먼저 시선을 채운다. 만화체 캐릭터 혹은 익살맞은 표정, 다리 위에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그래픽 레깅스는 섹시함과 힙합의 배기함이 균형을 이루는 걸스힙합패션을 한층 키치하게 변모시켰다.

 

엠블럼(와펜) 혹은 브로치를 많이 사용하는 점 역시 이번 패션의 특징이다. 셔츠나 재킷에 브로치를 다는 간단한 리폼으로 평범한 레디투웨어(기성복)를 디자이너 의상 못지 않게 개성 강한 옷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메탈 장식과 스터드의 요소요소 배치는 강인한 인상을 남기며 펑키하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도 '힙합스러운' 장식이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벨트단을 뒤집어 속옷밴드라인이 보이도록 입는 점이나 반다나가 보이도록 캡 모자를 겹쳐 쓰는 스타일링은 힙합 패션에서 볼 수 있던 그것이다. 또한 체인 벨트를 허리춤에 달고, 스카프 끝을 주머니에 꽂아 늘어트리는 등 디테일이 살아 있다.

 

반면에 걸스힙합패션을 '소녀시대답게' 만든 것도 액세서리였다. '힙합'에서 연상할 수 있는 밋밋한 체인목걸이가 아닌 화려한 비즈목걸이, 볼드한 칼라목걸이, 큼직한 헤어밴드, 컬러풀한 팔찌의 선택은 여성미를 어필했고, 낯선 캐주얼함과 역동성 속에서 표출되는 여성미는 소녀시대에게 시선을 빼앗기도록 만들면서 9명을 '여전한 워너비'로 만들었다.

 

진은아 기자(jjinjjin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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