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1년 2개월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소녀시대. 이들은 연기 활동이나 해외 활동 등으로 국내 팬들에게 활동 모습을 오랫동안 보이지 못했다. 소녀시대는 "그만큼 이번 활동에 대한 기대와 각오가 컸다"고 밝히고 있다. 팬들이 소녀시대를 기다린 만큼 소녀시대 또한 무대에 대한 갈망이 컸던 것이다.

지난 1일 새 앨범 'I Got a Boy'를 발표하고 국내에 컴백한 소녀시대는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에브리싱' 노래방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소녀시대 멤버들은 그동안 컴백을 준비했던 과정부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것까지 여러 가지 사연들을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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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틀 곡 'I GOT A BOY'는 모험수?

새 앨범 타이틀곡 'I GOT A BOY'가 발표됐을 때 난해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소녀시대는 그동안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특징인 '후크송'을 주로 들고 나왔다. 그러나 'I GOT A BOY'는 빠른 랩 가사로 곡이 진행되는 가운데 여러 템포의 다른 사운드 들이 정신없이 바뀌어가는 구성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곡이 지나친 모험수였다는 반응도 터져 나왔다. 곡이 지나치게 난해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멤버들은 'I GOT A BOY'에 대해 "들으면 들을수록 좋은 곡"이라고 입을 모았다. 멤버들도 처음에 'I GOT A BOY'라는 곡을 받아 들었을 때는 어렵고 생소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들을수록 이해가 되고 즐거운 곡인 것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 들었을 때 무슨 노래인가 싶었죠.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듣다 보니 오히려 '사람들이 왜 이 노래를 이해 못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윤아)

"뮤비를 4일 동안 찍었는데, 4일 내내 그 노래를 들었더니 '좋은 노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팬 분들도 다음 주 쯤 되면 좋다는 생각이 드시지 않을까요?"(티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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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 뭐냐'는 댓글을 보고, 한 바퀴 컴백쇼를 열심히 했어요. 그랬더니 '처음에는 안 좋아했지만 듣다보니 중독성이 좋더라'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거봐, 듣다보면 익숙해진다니까'라고 생각했죠"(윤아)

다소 어려운 곡을 듣기 쉽게 만들어 주는데는 소녀시대의 퍼포먼스도 한 몫 하고 있다. 'I GOT A BOY'는 멤버들이 각각 재기발랄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 호흡을 맞추는 가운데 안무가 이어진다. 곡의 템포가 바뀔 때 마다 멤버들이 서 있는 대형은 계속해서 바뀐다.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독창을 하는 1명의 멤버를 부각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퍼포먼스 구성은 노래의 흐름을 쉽게 받아들이도록 하면서 빠른 랩 가사의 내용을 이해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다.

"이전까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 자기 파트에만 충실했다면, 'I GOT A BOY'에서는 멤버들간에 서로 호흡하고 소통하기 위해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유리)

유리는 "'I GOT A BOY'를 처음 들었을 때 낯설고 어렵다 생각했다. 하지만 곡의 구성이 순식간에 바뀌니까 안무를 할 때 뮤지컬과 같은 느낌이 들어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

서현은 "소녀시대가 이런 음악도 시도 하는구나 그런걸 보여주고 싶었다. 다음에 더 새로운 음악을 한다는 기대감을 주고 싶고, 앞으로도 더 도전하고 싶다"며 이번 타이틀곡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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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시대가 달라졌다?

노래 뿐 아니라 소녀시대 자체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소녀시대는 음악 방송 때부터 그동안 보여줬던 소녀스러운 의상 대신 헐렁한 상의를 입고 모자를 눌러쓰고 나타났다. 또한 허리를 흔들거나 팔과 다리 동작을 크게 사용하는 댄스 동작을 선보였다.

"평소처럼 힐 신고 스키니 팬츠를 입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닐까요?"(태연)

태연은 "컴백을 앞두고 매번 하는 고민 중 하나는 '이번엔 어떤 걸 보여드려야 할까'하는 것이다"라며 "콘셉트가 다소 생소할 뿐이지 소녀시대만의 느낌은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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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는 "소녀시대의 콘셉트를 유지한 부분은 통일감이라 할 수 있다. 무대 의상이 전체적으로는 달라 보이지만 하나의 포인트를 정해 놓고 각자의 매력을 살린 걸 알 수 있다. 이 포인트는 데님일 때도 있고, 빨간색 트랙 재킷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의상 콘셉트는 스포티 룩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현은 "걸스팝이라는 장르를 소녀시대의 느낌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재밌게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I GOT A BOY'의 안무는 기존 소녀시대가 해왔던 안무에 비해 동작이 크고 난이도가 높다. 생방송 무대에서 멤버들이 안무 끝내고 잠시 멈춰 있는 포즈를 취할 때 숨을 헐떡이는 모습이 화면에 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태연은 "오히려 데뷔 초로 돌아간 느낌이다. 연습생 때 항상 해왔던 안무가 이런 것이었기 때문이다. 힐을 벗고 하니 자유분방해졌다"고 말했다.

유리는 "군무를 늘 췄던 우리로서는 난이도가 있는 건 사실이다. 안무 자체가 많은 체력을 요구한다. 춤을 추는 시간도 길고 강도도 높고 기술을 요하는 동작도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욕심이 생겨서 전 앨범들 때보다 연습량을 자발적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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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GOT A BOY'를 통해 드러난 소녀시대의 개성

티파니는 "소녀시대가 음악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양성이 있는 그룹으로 비쳐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I GOT A BOY'의 음악, 뮤직비디오, 노래, 춤, 패션까지 모든 요소들이 각 멤버의 개성과 장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동안의 소녀시대는 짧은 바지에 하이힐을 신고 군무를 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획일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멤버 개개인이 다양한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멤버들은 실제 'I GOT A BOY'의 스타일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을 개성을 마음껏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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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는 "드레스를 입고 차려져 있는 모습보다 평상시 꾸밈없는 모습이 좋았다. 개인 스타일의 표현 기회가 더욱 재밌었다"고 밝혔다.

수영은 "'Girl's Generation'이라 써 있는 트렁크를 제안했다. 바지 위에 로고가 보이는 트렁크 밴드가 보이는 형식인데 태연이가 입어줬다"고 말했다. 태연이 지난 4일 뮤직뱅크 무대 때 입었던 의상에 대한 설명이었다.

제시카는 "'지(GEE)' 때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유행시켰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페미닌했다면 이번에는 보이시하면서도 여성스럽고 섹시한 콘셉트다. 배기팬츠에 흰 셔츠와 재킷, 그리고 모자만 매치시켜도 예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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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의 자리에 대한 부담은 버리겠다

소녀시대는 어느덧 데뷔 7년차가 됐다. 이렇게 데뷔한 지 오래된 걸그룹이 정상에 서있는 경우가 흔치 않다. 소녀시대 보다 늦게 데뷔했음에도 이미 활동을 그만 둔 걸그룹이 부지기수다.

소녀시대에게도 정상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은 클 것이다. 더구나 새로운 스타일의 곡으로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컴백을 한 상황이어서 부담감은 배가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서현은 "부담감과 행복함이 공존하는 것 같다. 항상 지금 이 상황을 즐기면서도 앞으로 우리를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것인가 하는 책임가을 가지려 한다. 설사 이 상황을 못 즐기더라도 항상 즐겁게 하자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수영도 "지금까지 특정한 목표를 두고 달려오지 않았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을 때 그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무대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새로운 스타일의 곡과 안무로 활동한다는 것이 소녀시대에게는 새로운 도전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건 멤버들의 마음가짐이었다. 개인 활동 등으로 인해 오랜만에 뭉친 소녀시대 멤버들이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런 열정이 소녀시대라는 팀이 아직까지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인 듯하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소녀시대 ⓒ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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