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영진 기자= 통신사 KT와 엔터테인먼트사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사가 손을 잡고 국내외 'K팝' 음원유통 시장의 석권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회장 이석채)는 9일 이사회를 열고 음원유통회사 KMP홀딩스 인수안을 결의할 예정이다.

 KMP홀딩스는 SM, YG, JYP 등 국내 메이저 K팝 제작사 7곳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이들 회사가 보유한 음원의 독점 유통권을 갖고 있다.

 국내 음원 유통시장에서 KMP홀딩스의 시장점유율은 6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에서 KMP홀딩스의 인수안이 의결되면 KMP는 KT의 자회사로 흡수된다. 업계에 따르면 KMP의 시장 가치는 약 200억원이다.

 KMP홀딩스의 최대주주인 SM은 KT에 주식 전량을 매각해 얻은 자금으로 다시 KT뮤직의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선다. 사실상 주식 맞교환인 셈이다.

 이 경우 KT는 KMP홀딩스의 지배회사가 되고, KT뮤직의 지분구조는 KT가 1대주주, SM이 2대주주 순으로 이어진다. 즉, KMP홀딩스의 주인은 KT며 KT뮤직은

별개의 회사인 셈이다.  KMP홀딩스와 KT뮤직이 추후 합병을 하면 KT와 SM의 공동경영체제가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KT와 SM이 KT뮤직을 함께 경영하기로 합의했다"며 "KT뮤직과 KMP홀딩스도 장기적으로 합병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자회사 KT뮤직은 음원 판매사이트 '올레뮤직'을 운영 중이다. KMP홀딩스는 음원시장에서 킬러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K팝 메이저 제작사들의 음원 유통권을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음원 판매는 이동통신사나 '멜론'(로엔엔터테인먼트), '엠넷'(CJ E&M), '벅스' 등 주요 음원사이트에 의존하고 있다.

KT뮤직은 시장점유율 4위에 머물러 적자상태다.

 

음원시장은 벨소리, 컬러링 등 통신사에 의존하는 부분이 커서 SK텔레콤이 모기업인 '멜론'은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KT뮤직은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태다.

따라서 업계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이번 '빅딜'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쟁사들 역시 긴장하는 눈치다.

음원 판매업체 한 관계자는 "소녀시대, 빅뱅의 신곡이 '올레뮤직'에서만 하루 앞서 공개하는 등의 방식으로 다른 업체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면서

"최근 KT가 스마트폰 전용 음악서비스 '지니'를 내놓으면서 예고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KT와 에스엠의 '빅딜'에는 두 회장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했다.

 이석채 회장과 이수만 회장은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동문이다. 이들은 평소 사석에서 자주 만나며 K팝 콘텐츠의 해외시장 개척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K팝으로 콘텐츠 해외 수출에 기여한 이수만 회장을 높이 평가한 이석채 회장은 KT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찬 강연회에 깜짝 강사로 초청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특혜성 거래라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대형 통신사가 자본과 역량을 밀어주면서 가뜩이나 소수 메이저 업체들이 과점하고 있는

음원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국내 K팝 시장이 SM에 의해 좌지우지하는데 이동통신사까지 등에 업고 음원 판매시장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으니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news1.kr/articles/768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