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걸그룹 소녀시대가 데뷔 5주년을 맞이했다. 음악의 선호도가 빠른 시간에 바뀌고, 아이돌 그룹의 생명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추세에서 소녀시대가 5년을 이어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소녀시대는 2007년 8월 5일 싱글앨범 <다시 만난 세계>로 사람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태연, 써니, 효연, 티파니, 제시카, 유리, 수영, 윤아, 서현 등 9명의 소녀로 구성된 소녀시대는 뛰어난 비쥬얼과 가창력 그리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걸그룹의 원조 SES와 아시아의 별 보아 등을 탄생시킨 SM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소녀시대의 시작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2007년 'Tell me'를 통해 가요계를 강타한 원더걸스 때문이었다.

 

원더걸스는 소녀시대보다 앞선 2007년 2월 13일 싱글 앨범 <The wonder begins>로 데뷔했다. 그러나 원년멤버였던 현아가 개인사정으로 탈퇴했고, 이후 랩퍼인 유빈을 영입해 2007년 9월 12일 발매한 정규1집 'Tell me'로 그해 가요계를 흔들었다.

 

소녀시대의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도 소녀시대의 화려한 군무와 시원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곡이었지만 그해 가요계를 강타한 'Tell me'의 위력 앞에서 빛을 발하지는 못했다. 이어 'Kissing you', 'Baby Baby' 등의 곡들을 꾸준히 발표했지만, 'So Hot', "Nobody' 등을 연이은 히트곡들을 내놓은 원더걸스에 밀려 2인자의 자리에 머물러야했다.

 

하지만 소녀시대가 대한민국 최고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하까지 약 2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2009년 1월 5일 'Gee'를 발표한 소녀시대는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미국진출을 위해 한국을 비운 원더걸스의 자리를 대신했다. 이어 발표한 '소원을 말해봐'를 통해 화려한 군무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후 'Oh!', 'Hoot', 'Run Devil Run', 'The Boys' 등 노래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소녀시대의 인기는 한국에 머물지 않고, 아시아와 유럽 등 전 세계로 뻗어나가 한류열풍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9명이 함께하는 활동 뿐만 아니라 개인활동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다. 소녀시대의 리더이자 리드보컬인 태연은 그룹이 아닌 솔로활동을 통해서도 뛰어난 노래실력을 뽐냈다. 태연의 솔로활동은 아이돌 가수들의 가창력에 대한 편견을 씻어내는 계기가 됐다. 제시카 또한 방송인 박명수와 듀엣으로 부른 '냉면'의 히트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소녀시대는 가수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으로 그 재능을 뽐내고 있다. 윤아는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을 비롯해 <신데렐라맨>에 이어 <사랑비> 등 드라마에 출연하며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받는 편견을 깨고 대표 연기돌로 자리잡았다.

 

또다른 멤버 유리는 시트콤 <못말리는 결혼>을 비롯해 드라마 <패션왕>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돌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외에도 써니와 수영은 탁월한 예능감을 바탕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끼를 발산했으며, 효연은 MBC 댄스경연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놀라운 댄스실력을 과시했다.

 

소녀시대는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걸그룹들에 비해 큰 잡음없이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원더걸스가 2차례나 멤버가 바뀌는 진통을 겪었고, 현재 소녀시대와 한류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카라가 1번의 멤버 교체와 지난해 카라 해체 파문을 겪은 것에 비하면 소녀시대의 5년은 조용한 편이다.

 

게다가 최근 티아라가 멤버 화영의 탈퇴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소녀시대는 큰 말썽이 없는 팀으로 보인다. 소녀시대는 5년을 활동하면서 멤버가 교체되거나, 탈퇴, 새로운 멤버가 합류하는 등의 구성원의 변화가 없었다.

 

걸그룹 멤버들의 갈등원인 중 가장 큰 것은 멤버들의 인기격차. 소녀시대 멤버들 중에서도 주목을 받는 멤버와 그렇지 못한 멤버들이 있다. 그러나 멤버들은 주목받는 멤버들이 팀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그렇지 못한 멤버들은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때를 기다렸다.

 

데뷔 초반 인기를 모았던 티파니와 연기활동으로 이름을 알린 윤아와는 달리 주목을 받지 못한 멤버들은 소외감을 느낄만도 했지만 그들은 때를 기다렸고, 자신들에게 찾아올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했다. 결국 다른 멤버들도 자신만의 특기를 살려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소녀시대가 대한민국 최고의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데는 여러가지 원인들이 있다. 그들의 성공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치밀한 기획과 철저한 관리 그리고 소녀시대 멤버들의 치열한 노력이 하나가 된 결과물일 것이다.

 

소녀시대 멤버들은 데뷔 5주년을 맞아 SM타운 공식홈페이지에 "벌써 데뷔한지 5년이 흘렀다. 행복하고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가족과 친구, 소속사 스탭들과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멤버 수영은 "쉰 살 될 때까지 소녀시대는 영원히 꿈꾸고 싶다"고 말했고, 태연은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소원(소녀시대 팬클럽)이 있기에 그 다음엔 어떤 걸 함께 이뤄낼 지 아주 기대된다"고 팬들에 대한 사랑을 나타냈다.

 

소녀시대 팬클럽 또한 소녀시대 데뷔 5주년을 맞아 캄보디아에 '9개의 사랑의 우물'을 기증했다. 회원들은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제 3세계 지원 단체 '월드쉐어'의 식수개선사업 우물파기 프로젝트에 동참했다고 알려졌다.

 

소녀시대 멤버들이 언제까지 소녀시대라는 이름으로 함께 활동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들도 나이를 먹게되고, 소녀로 불리기 어려워지는 때가 올 것이다. 원조요정으로 불리는 SES나 핑클의 멤버들도 여전히 우정을 지속하고 있지만 각자의 활동으로 떨어졌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열정과 성실함, 멤버들의 배려와 희생하는 자세가 있다면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은 언제나 소녀시대라는 이름이 거론될 것이다. 준비된 사람만이 갖출 수 있는 실력과 자신감 그리고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고 달려가는 것. 그들은 소녀시대다.

 

취재_여창용 기자(hblood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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