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집 미니앨범 <미스터 미스터(Mr. Mr.)>로 컴백한 그룹 소녀시대의 예능나들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에 출연한데 이어, 12일 MBC <라디오스타>, 17일 SBS <힐링캠프>에 잇따라 모습을 비출 예정인 것.

그녀들의 출연이 예정된 MBC <라디오스타>와 SBS <힐링캠프>는 지난 주 방송에서 예고편을 통해 소녀시대의 출연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홍보 포인트가 모두 윤아와 수영의 열애설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짓궂기로 소문난 <라디오스타>는 '지금은 연애시대'란 특집명을 통해 이날 방송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들어줬고, <힐링캠프> 역시 윤아에게 "이승기와 함께 나오라"고 돌직구를 날리는 MC 이경규의 모습을 통해 그녀들의 연애를 토크의 주요 소재로 삼을 것임을 보여줬다.

예능 속 소녀시대, '열애설' 그 이상 보여줘야

생각해보면, 두 프로그램뿐만이 아닐 것이다.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인정한 멤버의 열애설인 만큼, <라디오스타>와 <힐링캠프> 이후 그녀들이 출연하게 될 다른 예능 프로그램 역시 윤아와 수영의 열애설을 웃음과 재미의 소재로 활용할 것이란 예측은 너무도 뻔하고, 또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9명의 멤버로 구성된 데뷔 7년차의 최고 걸그룹에게 있어 '열애설'이 과연 그녀들에게 '득'이 될 것인지 혹은 '실'이 될 것 인가의 여부일 것이다.

우선은 눈길을 끌고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7년간 방송을 통해 수많은 이야기를 꺼내놓은 그녀들의 예능 출연은 사실 그리 신선한 소식은 아니다. 멤버들 사이에 질투와 다툼은 없는지, 수입 서열은 어떻게 되는지, 컴백 무대를 준비하는데 있어 힘든 점은 없는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하더라도 식상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오랜 기간 사랑받은 만큼 소녀시대의 이미지는 소모됐고, 그것은 어떻게 보면 예능 프로그램 게스트로선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녀들이 출연한 <라디오스타>와 <힐링캠프>가 방영전부터 주목받는 건 역시나 멤버들과 당사자가 밝히게 될 '열애설 비하인드' 스토리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소녀시대는 부정할 수 없는 우리나라 최고의 걸그룹이 아니던가. 그녀들이 어떻게 연애를 하고, 또 사랑을 키워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도, 일반 시청자에게도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은 곧 열애 당사자인 윤아와 수영에게만 관심이 집중될 것이란 뜻이기도 하다. 열애설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면 다른 멤버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고, 자칫 그들의 이야기에 한 마디 거드는 주변인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소녀시대 자체가 주인공임에도 말이다.

중요한 것은 열애설 자체가 예능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것은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미끼'에 불과하다. 열애설이라는 당장의 자극적인 소재에 갇혀 버린다면, 그녀들의 예능 출연은 그저 인기 스타의 순회방송으로 밖에 기억되지 못할 것이다.

소녀시대의 멤버들은 더 이상 소녀가 아니다. 자신의 나이에 맞게 고민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며, 연애뿐만이 아니라 개인 활동과 앞으로의 미래까지, 멤버 각자가 떠안고 있는 숙제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열애를 당당히 인정할 만큼 나이도 들고 또 책임감이 쌓인 만큼, 보다 솔직한 그녀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 아마도 그녀들을 섭외한 그리고 섭외하게 될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의 당면과제가 아닐까 싶다.

http://news.nate.com/view/20140312n2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