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신문사 = 박인숙 기자]  무려 1년 만에 소녀시대가 한국팬 곁으로 돌아왔다. 2007년 '소녀시대'를 선언하며 등장, 2010년 정규 2집 'Oh!'로 2년 연속 가요계 석권, 일본시장에서의 성공, 이제 정규 3집으로 정점을 찍을 시점에 또 다른 모험을 감행했다. 국내 히트곡의 정석이 된 후크송을 접었고, 어필하기 쉬운 소녀적 매력도 잠시 접어뒀다. 익숙함을 벗는데 두려움이 없다기보다는 그에 익숙해졌다. '당당하고 멋진 여자'로 무대에 서기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시간을 보냈기 때문. 이제 숙녀티가 완연한 아홉명의 소녀들은 "부담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기대도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박인숙 기자 noelleon@citydaily.co.kr  

 

 

 

 

 
소녀시대는 19일 공개한 정규 3집 앨범 '더 보이즈(The Boys)'로 지난해 10월 발매한 미니앨범 '훗(Hoot)' 이후 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다. 일본 진출 정규 1집으로 68만장의 판매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아레나 투어로 14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후 마련된 무척이나 화려한 복귀다. 

소녀시대에게 이번 앨범은 정규3집이라는 것 외에도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우선 세계적 명성의 프로듀서로 국내 음악팬들에게도 친숙한 테디 라일리가 타이틀곡을 만들었고 아이튠즈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를 계획, '스케일이 다른 행보'로 일찌감치 가요계를 술렁이게 했다. '더 보이즈' 싱글은 미국 유니버설 뮤직 산하 레이블인 인터스코프 레코즈를 통해 다음 달 미국에서도 정식 발매된다. 이번 정규 앨범 또한 유니버설 뮤직을 통해 미국과 유럽, 남미를 비롯해 전 세계에 출시된다. 두터운 고정팬을 지닌 톱스타만의 특권이자 인증이 셈이다.

 

 

 

 

 

 

그러나 정작 소녀시대 멤버들은 조금도 들떠있지 않았다. 심지어 제시카는 향후 히트에 대한 기대치를 묻는 질문에 슬며시 웃으며 고개를 저을 정도. "이 곡으로 '대박'내는 걸 목표로 하진 않았어요. 일단 전 세계를 타깃으로 출발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제시카, 태연)

"2007년 8월 데뷔했으니까 4년 2개월 됐어요. 사실 짧은 기간인데, 4년만에 이렇게 큰 도전을 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좋죠."(티파니)

"테디 라일리와 작업은 즐거웠어요, 먼저 멤버들의 색깔을 보여주기를 원했고, 그 이후에는 많은 부분 우리에게 맞춰줬다고 생각해요. 여자노래인데도 직접 불러 가이드를 해줘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작업했고요."(써니)  

 

 

 

 

 

 

 타이틀 곡 '더 보이즈'는 사운드가 강렬할뿐더러 가사 역시 '자신감을 갖고 꿈을 향해 용기를 내라'는 진취적이고 다소 선동적 메시지를 담아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다. 때문에 티저가 공개된 직후 소녀시대가 너무 강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데뷔 후 처음으로 랩을 시도하는가 하면 한국 가요계의 '공식'이 돼버린 반복 후렴구(Hook)도 벗어났다. 세계인이 두루 좋아할 수 있는 곡을 세운 작전이자 변화를 위한 결단이었다.

 

 

 

 

 

 

"사실 타이틀곡에서는 누구나 고민을 할 거에요. 후크가 있어야 뜬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팬들은 변화를 원하신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그렇고요."(수영)

 "기존 소녀시대가 귀엽고 여성적이었다면 이번에는 약간 중성적이에요. 크고 시원시원한 동작이 많죠. 9명이 단체로 스트레칭을 하듯 앉는 동작도 있어요."(유리, 윤아)

"숨이 차서 라이브가 힘들 만큼 고난이도 안무라 안무팀은 원래 네 명만 하는 걸로 가자고 했는데, 우리가 아홉 명 모두 하는 걸로 밀어붙였어요. 될 때까지 해보자고. 이번 무대, 기대하셔도 좋아요."(써니, 효연)    

 

 

 

 

 

 

 

 '귀여운 소녀들'에서 '멋있는 그녀들'이 됐지만 물론 '소녀시대'의 콘셉트 자체를 바꾸지는 않았다. 타이틀곡 외 수록곡은 소녀시대 앨범다운 분위기를 고루 담았고, 의상과 안무에서는 각자의 개성과 매력을 살릴 수 있도록 단체복이 아닌 각각 다른 스타일의 옷을 입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써니의 과감한 커트헤어 스타일이 폭발적인 반응을 모아 실제 무대에서도 선보이기로 결정했다고.  

소녀시대는 다음 달 컴백하는 원더걸스를 비롯, 그간 입지를 다져온 만만치 않은 걸그룹들과 경쟁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소녀들은 눈동자를 빛내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원더걸스와는 원래 친해요. 보고 싶네요. 같이 활동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옛날 생각도 많이 날 것 같고."(태연)
 
"(원더걸스가) 미국에 가서 얼마나 많이 경험하고 배웠는지 알기 때문에 어떤 곡을 들고 나올지 기대가 돼요."(수영)
 
강렬한 드럼 사운드와 리듬, 독특한 구성의 화음에 미래적인 사운드가 더해진 타이틀곡 '더 보이즈'는 익히 알려진 바대로 테디 라일리의 작품으로, 소녀시대가 처음으로 시도한 파워풀한 랩이 인상적이다. 특유의 발랄함을 이어가는 '텔레파시'와 '세이 예스', 수영이 가사를 쓴 R&B 발라드 '봄날', 일본 정규 1집 앨범 수록곡 '미스터 택시'의 한국어 버전 등 각기 다른 스타일의 곡들을 담았으며 90년대 발라드에서 일렉트로닉, 디스코까지 음악적 색깔도 지루할 틈이 없도록 보다 다양하게 구성하는데 주력했다.

   

 

 

 

 

 

 "지난 앨범 유리에 이어 이번엔 수영이가 작사를 했어요. 다른 멤버들도 참여하려고 노력했는데 현실은 엄격하고 냉정해요(웃음). 저희는 더 많이 참여하고 싶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어요. 살아남은 게 수영이었죠. 그리고 이번 타이틀곡 영어 버전의 랩은 티파니가 썼답니다. 저와 수영이는 작곡 공부도 하고 있으니 다음 앨범, 기대해주세요."(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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